마오타이 가격 떨어지는데 정가는 두 번 올랐다, 쟁여 둔 사람 어쩌나
마오타이 대표 제품 페이톈 53도 500ml의 도매가는 2021년 병당 4000위안에서 올해 절반 아래로 내려왔다. 그런데 회사가 자체 앱으로 직접 파는 정가는 올해 두 번 올라 1,639위안이 됐다. 두 숫자가 가리키는 것은 하나다. 술을 마시려는 사람이 아니라 되팔려고 쟁여 두던 사람들이 떠나면서, 정가와 시장가 사이에 끼어 있던 거품이 빠졌다.
뉴스 핵심
- 페이톈 도매가는 2021년 병당 4000위안에서 올해 1930위안 수준으로 떨어졌다.
- 회사 앱 i마오타이의 페이톈 가격은 1월 1499위안에서 7월 18일 1,639위안으로 두 번 올랐다.
- 올해 상반기 직판 비중이 57.32%로 도매를 처음 넘었고 i마오타이 매출은 274.18% 늘었다.
- 주가는 9월 21일 1,252.57위안으로 가격 인상 발표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4000위안 하던 페이톈, 지금은 얼마에 팔리나
올해 1월 1일 오전 9시, 마오타이는 간판 술 페이톈을 처음으로 자사 앱 i마오타이에서 병당 1499위안에 팔기 시작했다. 회사가 정한 출고 지도가격 1500위안과 거의 같은 값이다. 결과는 19일간 이어진 품절이었다. 시장에서 사면 더 비싸니, 정가에 살 수 있는 창구에 사람이 몰린 것이다.
회사는 그 뒤 두 번 값을 올렸다. 상반기에 1,539위안으로 한 번, 7월 18일부터 1,639위안으로 또 한 번이다. 도매상에 넘기는 출고가도 1,269위안에서 1,369위안으로 7.9% 올랐다. 1월 정가와 비교하면 소비자 가격은 140위안, 9.3% 올랐다.
시장 도매가는 거꾸로 계속 내려왔다. 2021년 호황기에 병당 4000위안(약 76만원)이던 페이톈 도매가는 6월 기준 1930위안(약 37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때 정가의 2.7배에 거래되던 술이 정가 근처까지 내려온 것이다. 2022년에 나온 마오타이 1935도 병당 1000위안(약 19만원)을 넘던 도매가가 6월 16일 580위안(약 11만원)으로 42% 떨어졌다.
6월에 불거진 1935 원산지 표기 논란에 회사는 제조사가 본사 분점이라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른 지역에서 원액을 블렌딩한 뒤 최종 생산한 곳을 적은 표기라는 설명이다. 라벨 변경은 2027년 3월 시행되는 식품표시 규정에 맞춘 것이라고 했다. 그 뒤 당국이 따로 제재했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았다. 1935는 한때 마오타이 시리즈 매출 증가의 약 30%를 이끈 제품이라, 값이 흔들린 충격이 작지 않다.
바이주는 왜 술이 아니라 자산처럼 거래됐나
비밀은 두 개의 가격에 있었다. 회사는 페이톈 정가를 1,499위안에 묶어 두고 물량을 빠듯하게 풀었다. 시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비싼 값에 거래됐다. 정가에 사서 시장에 넘기기만 해도 차익이 생기는 구조였다. 2019년 미국 코스트코가 상하이에 첫 매장을 열었을 때 준비한 1만 병이 이틀 만에 동났다.
그래서 마오타이는 마시는 술이 아니라 모아 두는 물건이 됐다. 2019년 초 1,699위안에 산 쥐띠 한정판이 이듬해 3,000위안 가까이 올랐다는 사례가 흔했다. 구이저우 출신의 한 직장인은 부모가 마오타이 12병을 팔아 250,000위안을 마련해 베이징 집 계약금에 보탰다고 말했다. 중국은 해외 송금이 막혀 있고 부동산과 주식은 규제가 많아, 오래 둘수록 값이 오르는 술이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다.
값이 오를수록 쟁여 두는 사람이 늘었고, 그만큼 시장 물량이 줄어 값이 또 올랐다. 중국 거리의 주류 판매점에는 지금도 연식별 되팔기 시세를 적은 포스터가 붙어 있다. 한 직장인은 마오타이를 「현금과 같은 것」이라고 불렀다. 뇌물로 자주 쓰인 이유도 여기 있다. 마오타이 전직 임원 가오웨이둥은 이 술을 구하게 해 주는 대가 등으로 1억1000만 위안이 넘는 뇌물을 받은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 구조에는 약점이 하나 있다. 값이 계속 오른다는 믿음이 꺾이면 쟁여 둔 물량이 한꺼번에 시장으로 나온다. 주가도 마찬가지였다. 2021년 초 마오타이 시가총액은 5000억달러까지 올라 비트코인과 비교됐다. 우리는 술값과 주가가 같은 믿음 위에 서 있었고, 지금 함께 꺾이고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마오타이를 사면, 그리고 주식에 투자하려면
한국도 이 구조의 한 고리였다. 2022년까지 면세점에서 마오타이는 구하기 어려울 만큼 인기였다. 되팔면 병당 20만원 이상 남길 수 있어 중국인 관광객이 앞다퉈 샀다. 지금은 시중 가격이 최고가보다 40% 넘게 떨어졌고 면세점에도 재고가 쌓이는 분위기다.
주식은 상하이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구이저우 마오타이(600519)다. 한국 투자자는 2014년 11월 시작된 후강퉁 제도로 상하이 종목을 직접 살 수 있다. 이 거래 체계를 갖춘 국내 증권사에서 해외 증권 계좌를 열고, 위안화로 환전해 사는 방식이다. 매매 차익에는 해외주식과 같은 22% 양도소득세가 붙는다.
중국 대형주 300개를 담는 CSI300 지수 ETF도 국내에 상장돼 있다. 다만 이 지수에서 마오타이가 차지하는 몫은 올해 6월 3%에 그쳤다. 광모듈 업체 중지쉬촹이 5.3%, 배터리 업체 CATL이 4%로 마오타이를 앞질렀다. 지수 ETF로는 마오타이에 투자한다고 말하기 어렵다.
외국 자금의 움직임도 참고할 만하다. 후강퉁·선강퉁으로 들어온 외국 자금은 2분기 말 마오타이 보유액을 전 분기보다 25% 이상 줄였다. 같은 기간 반도체 장비 같은 기술주 보유는 크게 늘었다.
누가 사 주던 술이었나, 그 손님들이 떠난 세 갈래
첫째 손님은 관가였다. 지난해 공무 식사에서 고급 요리와 술, 담배를 사실상 금지하는 규정이 개정되면서 가장 큰 수요처가 막혔다. 많은 공무원은 마오타이를 선물로 받을 수 없게 됐고, 지방정부는 공식 연회 목록에서 이 술을 뺐다. 국유기업도 접대 연회를 줄였다.
둘째 손님은 부동산 경기였다. 부동산이 잘나갈 때는 고급 바이주를 마실 일이 많았다고 중국 펀드매니저 예위화는 말한다. 올해 상반기 중국 도시 고정자산투자는 1년 전보다 5.7% 줄었다. 새로 돈을 버는 첨단기술 업계 사람들은 바이주를 덜 마신다는 것이 그의 진단이다. 그는 이를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 부르며 바이주가 포화 시장이 됐다고 했다.
셋째는 세대 교체다. 중국 젊은 층은 밀크티, 과일주스, 무알코올 음료를 더 찾는다. 중국 국가통계국 집계로 2025년 바이주 생산량은 354만9000㎘로 전년보다 12.1% 줄었다. 2016년 최고치 1358만4000㎘와 비교하면 74%가 사라졌다. 올해 1~4월 생산량도 2.8% 줄었다.
업계 전체로 보면 충격은 더 크다. 중국 A주에 상장된 19개 바이주 업체의 올해 상반기 합산 매출은 약 1963억 위안으로 6.7% 줄었고 순이익은 8.4% 줄었다. 매출이 늘어난 곳은 4곳뿐이다. 마오타이는 그 안에서 버틴 쪽에 속한다. 그래도 마오타이 매출 증가율은 2023년 18.0%, 2024년 15.4%에서 올해 1분기 10.54%로 내려왔다.
술값이 무너지는데 회사는 왜 정가를 두 번 올렸나
정가를 올린 것은 시장가와 정가 사이의 차익을 회사가 가져오겠다는 뜻이다. 예전에는 정가에 받은 도매상과 되팔이가 그 차익을 챙겼다. 이제 회사가 앱으로 직접 팔고, 시장가가 정가 근처까지 내려오면서 중간에 남던 몫이 줄었다. 회사는 출고가와 앱 가격을 함께 올려 그 몫을 장부 안으로 끌어들였다.
숫자가 이를 보여 준다. 올해 상반기 직판 매출은 519억6200만 위안으로 29.87% 늘어 주력사업 매출의 57.32%를 차지했다. 도매·대리점 매출을 처음 넘어선 것이다. i마오타이의 상반기 주류 세전 매출은 402억6400만 위안으로 274.18% 늘었다. 페이톈을 앱에 올리기 전인 지난해에는 i마오타이 매출이 34.92% 줄었었다.
중국 증권가는 7월 인상만으로 올해 매출이 약 27억 위안, 순이익이 약 16억 위안 늘어날 것으로 봤다. 시티은행은 상반기 실적 부진을 수요 약화보다 도매에서 직판으로 옮겨 가는 과정의 결과로 봤다. 회사가 인상 효과를 온전히 누리려고 물량 일부를 중추절이 낀 3분기로 미뤘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놨다. 모닝스타는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순이익이 연평균 8% 늘 것으로 본다.
한정판에는 아직 웃돈이 붙는다. 1월 5일 나온 병오년 기념주는 출고가 1899위안인데 도매가가 약 2600위안이다. 고급 버전은 출고가 2499위안에 도매가가 5400위안에 이른다. 매일 마시는 페이톈에서는 거품이 빠졌지만, 수집용 한정판에는 투자 수요가 남아 있는 셈이다.
중추절·국경절 대목 앞둔 바이주 시장, 바닥은 어디쯤인가
골드만삭스는 바이주 시장이 경기 순환의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본다. 업체들이 공급을 빠르게 줄이고 있고, 중고가 제품 도매가가 안정되며, 업계 현금흐름도 회복 조짐을 보인다는 이유다. 쌓인 재고를 소진하는 데 시간이 걸려 업계 전체가 반등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단서도 달았다.
업계는 올해 상반기 부진을 공급 조절과 부실 자산 털어내기가 겹친 결과로 설명한다. 과잉 해소와 구조조정이 이어지는 만큼 하반기에는 업황이 나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중국 증권가에서 나온다. 반면 바이주 비중이 큰 식음료 ETF에서는 올해 대부분 기간 자금이 빠져나갔다. 돈을 넣는 쪽은 아직 회복을 확인한 뒤에 움직이겠다는 태도다.
업체들은 새 손님 찾기에도 나섰다. 저도주, 소용량, 젊은 감각의 제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주업협회는 저도주 시장이 지난해 약 742억 위안에서 2030년 1720억 위안까지 커질 것으로 본다. 53도 페이톈이 떠받치던 시장이 이제 가볍게 마시는 술로 손님을 넓히려 한다.
주가는 인상 전으로 돌아갔다, 실적과 배당이 말하는 것
가격 인상 발표 뒤 첫 거래일인 7월 20일 마오타이 주가는 1,327.50위안으로 뛰었다. 그러나 9월 21일 종가는 1,252.57위안이다. 인상 발표 전 마지막 거래일인 7월 17일 종가 1,253.00위안과 사실상 같다. 올해 들어 9% 내렸고, 2021년 3월 2,026위안과 비교하면 38% 낮다.
실적은 버티고 있지만 성장은 멈췄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907억3000만 위안으로 1.47% 늘었고 순이익은 445억1700만 위안으로 1.95% 줄었다. 상반기 순이익이 줄어든 것은 2014년 이후 처음이다. 2025년에는 상장 뒤 처음으로 매출이 1.20%, 순이익이 4.53% 함께 줄었다. 회사는 올해 영업 목표 수치를 내놓지 않았다.
대신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는 데 힘을 싣는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6월 두 차례 주당 23.957위안, 28.02423위안을 배당해, 최근 1년 배당은 주당 51.98위안이다. 지금 주가로 약 4.1% 수익률이다. 5월 27일에는 약 30억 위안 규모 자사주 매입을 끝냈고, 사들인 주식은 소각한다. 천화 회장은 지난해 12월 대리상 회의에서 소비자 중심의 시장화 전환을 올해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중국 국가 펀드인 중앙후이진과 중국증권금융은 2분기에 10대 주주 명단에서 빠졌다. 지난달 상장한 메모리 반도체 업체 CXMT의 시가총액은 마오타이의 약 2.5배다. 우리는 이 흐름을 이렇게 읽는다. 마오타이 술값 하락은 술이 덜 팔려서라기보다, 술과 주식에 붙어 있던 「오르기만 한다」는 믿음이 빠진 결과다. 회사는 그 빈틈을 직판과 정가 인상으로 메워 이익은 지키고 있지만, 시장은 이제 이 회사를 성장주가 아니라 배당주로 값을 매기고 있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글은 구이저우 마오타이 주식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바이주 도매가와 회사 정가는 중국 경기·소비 정책·유통 재고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고, 중국 본토 주식은 위안화 환율과 거래 제도의 영향을 받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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