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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간 모스크바를 아직 못 밟았다

동학개미기자 0 11 0
김정은은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 2023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등 극동에서만 푸틴을 만났다

러시아가 김정은 방러 초청을 다시 공개했지만, 새 초청이 아니라 2024년 6월 평양 회담 뒤부터 되풀이된 초청이다. 김정은은 2019년·2023년 두 번 모두 극동에서만 푸틴을 만났고, 할아버지·아버지와 달리 모스크바를 밟은 적이 없다. 이번 발언은 러북 첫 자동차 다리 개통 17일 뒤, 북한군 포로 한국 이송이 알려진 같은 주에 나왔다.

뉴스 핵심

  • 김정은 방러 초청은 2024년 6월 이후 반복된 초청으로, 아직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지도자로서 모스크바에 간 적이 없다.
  • 초청 발언은 러북 첫 자동차 다리 개통 17일 뒤에 나왔다.

김정은 방러 초청,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푸틴 대통령은 2024년 6월 평양 회담 직후 김정은을 러시아로 불렀다. 지난해 9월 베이징 전승절 열병식에서 다시 만났을 때도 같은 말을 했다.

올해 3월에는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이 "러시아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지도자를 언제나 환영할 것"이라며 초청이 살아 있다고 했다.

그리고 24일 루덴코 외무차관이 같은 말을 한 번 더 했다. 초청은 27개월째 공개적으로 반복되고 있고, 그동안 한 번도 성사되지 않았다.

뉴스의 핵심은 초청 자체가 아니다. 성사되지 않은 초청을 왜 지금 또 꺼냈느냐다.

김일성은 1984년 5월 체르넨코, 1986년 10월 고르바초프를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김일성은 1984년 5월 체르넨코, 1986년 10월 고르바초프를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김일성·김정일은 갔는데 김정은은 왜 모스크바에 없나

김일성은 1984년 5월 체르넨코를, 1986년 10월 고르바초프를 모스크바에서 만났다.

김정일은 2001년 21량짜리 밀폐 열차로 약 9,000km를 달려 모스크바에 닿았다. 푸틴과 '모스크바 선언'에 서명했고, 러시아는 북한 철도 재건과 공장 보수를 돕기로 했다.

김정은은 두 번 러시아에 갔다.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2023년 9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둘 다 극동이었다.

3대 가운데 지도자로서 모스크바를 밟지 않은 사람은 김정은 하나다. 그래서 '방러'라는 말보다 '모스크바'라는 지명이 이번 초청의 무게를 가른다.

이달 7일 두만강에 러북 첫 자동차 다리가 개통됐다. 약 1km, 2차로, 국경시설 하루 300대 처리
이달 7일 두만강에 러북 첫 자동차 다리가 개통됐다. 약 1km, 2차로, 국경시설 하루 300대 처리

장갑열차 3박 4일, 극동까지가 선택이었던 이유

2023년 김정은은 장갑열차로 평양에서 보스토치니까지 약 2,300km를 갔다. 시속 약 50km, 3박 4일이 걸렸다.

모스크바는 그보다 훨씬 멀다. 김정일의 9,000km 여정이 기준이라면, 열차를 고집하는 한 모스크바행은 일정 자체가 큰 결정이 된다.

극동 회담은 짧고 통제하기 쉬운 선택지였다. 모스크바는 수도에서 받는 예우만큼 비용과 노출도 크다.

다음 러북 정부간 위원회 회의는 올해 11월 평양에서 열린다
다음 러북 정부간 위원회 회의는 올해 11월 평양에서 열린다

17일 전 열린 노비첸코 다리가 말해 주는 것

이달 7일 두만강에 러북 첫 자동차 다리가 개통됐다. 약 1km, 2차로, 국경시설은 하루 300대를 처리한다.

1959년 문을 연 철도 '우정의 다리'가 수십 년간 두 나라를 잇는 유일한 육로였다. 이번 다리는 2025년 4월 착공했고 여객까지 포함한 완전 가동은 올해 말이 목표다.

이름은 1946년 김일성을 수류탄에서 지켰다고 북한이 주장하는 소련군 장교 야코프 노비첸코에게서 따왔다. 다리 이름에 할아버지 시대를 새긴 셈이다.

조약이 말이라면 다리는 길이다. 초청 발언이 다리 개통 17일 뒤에 나왔다는 순서는 기억해 둘 만하다.

조약 4조와 북한군 포로, 같은 주에 겹친 신호

2024년 6월 18일 서명된 러북 조약 4조는 한쪽이 무력 공격으로 전쟁 상태가 되면 다른 쪽이 지체 없이 모든 수단으로 군사 원조를 한다고 적었다. 북한군 쿠르스크 파병의 틀이다.

루덴코는 이 조약이 관계를 "질적으로 새로운 차원의 동맹 수준으로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같은 주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포로로 잡힌 북한군 2명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한국 외교부는 확인하지 않았다.

두 달 전인 7월에는 최선희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푸틴을 만나고 라브로프와 전략대화를 했다.

트럼프 대화 제스처 속, 러시아가 먼저 말한 까닭은 무엇인가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김정은과 찍은 사진을 올렸다. 백악관 당국자는 이달 1일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과 대화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가 굳이 이 시점에 초청을 되풀이한 이유를 러시아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순서만 놓고 보면 워싱턴이 손을 내민 자리에 모스크바가 먼저 문을 열어 두는 모양이다.

우리는 이 초청을 '곧 간다'는 예고가 아니라 김정은의 선택지를 넓혀 두는 외교 카드로 본다. 가든 안 가든 러시아는 손해가 없다.

11월 평양 정부간 위원회, 초청이 실물이 되는 자리

루덴코는 무역·경제·과학기술 정부간 위원회를 통한 실무 협력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다음 회의는 올해 11월 평양에서 열린다.

러시아 관광객의 북한 방문은 지난해 약 7,000명이었다. 다리와 관광, 위원회까지 경제 쪽 연결선이 하나씩 늘고 있다.

김정은의 모스크바행은 그 연결선이 정상 의전으로 굳는 순간이 된다. 3대 중 유일한 공백이 메워질지는 발언이 아니라 11월 평양 회의에서 오가는 약속의 크기가 먼저 보여 줄 것이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북러 정상외교 흐름에 대한 해설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지정학 사건이 환율·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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