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램프사업 6천억 매각, 1조 사업부를 판 진짜 이유
현대모비스(012330)가 흑자를 내는 램프사업을 물적분할해 지분 100%를 프랑스 OP모빌리티에 6천억원에 넘긴다. 이 거래는 2018년 주주 반대로 무산된 통째 개편 대신, 사업부를 하나씩 떼어 파는 쪽으로 방식이 바뀌었다는 신호로 읽힌다. 주주에게는 현금 6천억원이 들어오는 대신 매출 1조원대 사업이 빠지는 거래다.
뉴스 핵심
-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 지분 100%를 OP모빌리티에 6천억원에 판다. 분할기일은 2027년 4월 1일이다.
- 같은 사업의 매출이 공시로는 1조220억원, 인수자 설명으로는 2조5천억원이다.
- 2018년 통째 개편 좌절 이후, 사업부 단위로 쪼개 파는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읽힌다.
현대모비스는 램프사업을 누구에게, 얼마에 파나
사는 쪽은 프랑스 자동차 부품기업 OP모빌리티다. 현대모비스(012330)는 램프사업을 떼어 새 회사로 만든 뒤, 그 회사 지분 100%를 6천억원에 넘긴다.
9월 30일 임시이사회가 물적분할을 승인했고, 같은 날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다. 두 회사는 지난 1월 업무협약으로 협상을 시작했다.
분할기일은 2027년 4월 1일이다. 이후 주주총회, 기업결합 심사를 거쳐 2027년 하반기 거래 완료가 목표다.
대상은 승용차용 헤드램프·리어램프·외장 바디램프다. A/S부품 사업은 빠진다. 공장은 한국·중국·멕시코·체코에 모두 5개가 있다.
같은 램프사업, 매출이 1조원과 2조5천억원으로 갈린다
현대모비스 공시로 램프사업의 2025년 매출은 1조220억원이다. OP모빌리티는 해외 공장까지 넣으면 2조5천억원 규모라고 설명했다.
같은 물건을 두고 파는 쪽과 사는 쪽의 계산이 2배 넘게 벌어진다. 국내 공시 숫자만 보면 이 사업을 실제의 절반 이하로 보게 된다.
그래서 가격도 두 겹으로 읽힌다. 공시 매출로 치면 6천억원은 매출의 약 0.6배, 인수자 기준으로 치면 약 0.24배다.
흑자 사업인데도 매출보다 낮은 값에 넘긴다. 램프는 공장과 인력이 많이 드는 사업이라, 현대모비스는 규모보다 자본을 다른 곳에 쓰는 쪽을 골랐다고 볼 수 있다.
왜 통째가 아니라 한 조각인가, 2018년의 기억
현대모비스는 이미 한 번 크게 쪼개려다 멈춘 회사다. 2018년 모듈·A/S부품 사업을 떼어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안을 냈다.
엘리엇매니지먼트가 반대했고, 의결권 자문사 ISS·글래스루이스도 반대표를 권했다. 양사 이사회는 2018년 5월 21일 계약 해제를 결정했고 5월 29일 임시주총은 취소됐다.
그 뒤 8년 동안 지배구조 개편은 다시 올라오지 못했다.
이번 램프사업은 그때 대상보다 훨씬 작다. 큰 판을 한 번에 바꾸다 주주 표결에서 막혔던 회사가, 이제는 표결 부담이 작은 단위로 사업부를 하나씩 정리하는 쪽으로 방법을 바꾼 것으로 읽힌다.
2022년 현물출자 논란은 무엇을 남겼나
2022년에는 매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모듈·핵심부품을 현물출자로 자회사화하려 한다는 우려가 나왔다.
쟁점은 절차였다. 현물출자는 물적분할과 달리 이사회 결의만으로 가능해, 주주총회를 건너뛴다는 비판이 따랐다.
이번 램프사업은 물적분할이라 주주총회를 거친다. 주주 동의를 피해 간다는 의심을 살 여지를 줄이고, 대신 작은 사업부로 범위를 좁혔다.
OP모빌리티는 왜 현대모비스 램프를 샀나
OP모빌리티는 옛 플라스틱옴니엄으로, 28개국에 생산거점 150곳을 두고 있다. 2024년 매출은 116억5천만유로(약 20조원)다.
펠리시 뷔렐 CEO는 "두 사업의 높은 상호 보완성을 바탕으로 아시아, 북미 및 유럽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자가 매출을 2조5천억원으로 부른 이유가 여기 있다. OP모빌리티에게 이 거래는 공장과 고객이 붙은 조명 사업을 한 번에 사는 일이고, 기업결합 심사 위험도 주로 그쪽이 진다.
현대모비스 주주에게 이 거래는 무엇을 바꾸나
들어오는 것은 현금 6천억원이다. 빠지는 것은 공시 기준 매출 1조220억원짜리 흑자 사업이다.
회사는 이 거래를 "사업 체질 강화의 중요한 전환점"이라 부르며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웠다. 다만 6천억원을 어디에 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승계 대상 직원 약 400명의 고용과 권리·의무는 새 회사로 넘어간다. 거래 완료까지는 주총과 기업결합 심사가 남아 있다.
6천억원보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다
이번 매각을 금액으로만 보면 현대모비스 규모에서 큰 거래는 아니다. 눈여겨볼 것은 방법이다.
2018년의 현대모비스는 한 번에 판을 바꾸려다 주주 앞에서 멈췄다. 2026년의 현대모비스는 사업부 하나를 주총에 올리고, 값을 받고, 넘긴다.
램프가 첫 조각이라면, 다음 매각 공시가 나올 때마다 이 회사가 무엇을 남기려는지가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글은 현대모비스 램프사업 매각의 구조를 설명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주총·기업결합 심사 결과에 따라 일정과 조건이 바뀔 수 있고, 매각대금 활용처에 따라 실적 영향도 달라집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