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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사모대출 헤이핀, 서울사무소보다 먼저 온 한국 돈 10억유로

시황개미 0 14 0
한국 기관은 사무소 개설 전 이미 약 10억유로를 헤이핀에 출자했다

헤이핀 서울사무소 개설은 시작이 아니라 이미 굴러가던 돈의 공식화다. 한국 기관은 약 10억유로를 출자했고, 삼성생명은 미국 아크토스파트너스가 쥐고 있던 헤이핀 지분 3.96%를 넘겨받았다. 간판은 유럽 사모대출 분산투자지만 한국에서 당장 직접 집행하는 투자는 선박금융 한 갈래다.

뉴스 핵심

  • 한국 기관은 사무소 개설 전에 이미 약 10억유로를 헤이핀에 출자했다.
  • 삼성생명 지분 3.96%는 아크토스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다.
  • 한국 내 당장의 직접 집행은 선박금융에 한정된다.

헤이핀 서울사무소는 왜 '진출'이 아니라 '확인 도장'인가

사무소 간판이 걸리기 전에 한국 돈은 이미 헤이핀 캐피탈 매니지먼트(Hayfin Capital Management) 펀드 안에 약 10억유로가 들어가 있었다. 연기금과 보험사가 직·간접으로 넣은 돈이다.

헤이핀이 굴린 쪽도 마찬가지다. 한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에 이미 10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고객도, 투자처도 한국에 먼저 있었던 셈이다.

그래서 10월 1일 서울 콘래드호텔 간담회는 문을 여는 자리라기보다 몇 년째 오가던 거래에 주소를 붙이는 자리에 가깝다. 사무소는 서울국제금융센터(Three IFC)에 있고, 한국 대표는 UBS자산운용 아시아태평양 사모펀드 부문을 이끌던 최시진 대표가 맡았다.

순서가 바뀌어 있다.

서울사무소는 2026년 10월1일 서울국제금융센터(Three IFC)에서 공식 개소했다
서울사무소는 2026년 10월1일 서울국제금융센터(Three IFC)에서 공식 개소했다

헤이핀은 어떤 회사인가, 대출로 먹고사는 운용사

헤이핀은 2009년 런던에서 출발했다. 운용자산은 2026년 6월 말 약 400억유로, 원화로 약 62조원이다.

이 돈의 95% 이상이 크레딧, 쉽게 말해 남에게 빌려주는 일에 배분된다. 은행 대신 기업에 직접 대출을 해 주고 이자를 받는 사모대출과, 시장에서 사고파는 유동성 크레딧이 중심이다. 헬스케어·부동산·해운에는 전담팀을 따로 뒀다.

돈의 흐름은 단순하다. 유럽 기업이나 선주가 변동금리로 이자를 내고, 헤이핀은 그 사이에서 운용보수와 성과보수를 가져간다. 빌린 쪽이 못 갚으면 손실은 최종적으로 돈을 댄 한국 기관이 진다.

삼성생명 지분 3.96%는 헤이핀이 새로 찍은 주식이 아니라 아크토스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다
삼성생명 지분 3.96%는 헤이핀이 새로 찍은 주식이 아니라 아크토스파트너스가 보유하던 지분을 넘겨받은 것이다

삼성생명 지분 3.96%는 어디서 왔나

삼성생명(032830)이 2025년 12월 쥔 헤이핀 지분 3.96%는 헤이핀이 새로 찍은 주식이 아니다. 미국 투자회사 아크토스파트너스(Arctos Partners)가 들고 있던 지분 일부를 넘겨받은 것이다. 매입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 대목이 이번 이야기의 핵심이다. 사모대출 펀드에 돈을 넣는 것과 그 펀드를 굴리는 운용사의 주인이 되는 것은 전혀 다른 거래다. 펀드 출자자는 이자를 받고, 운용사 주주는 운용보수에서 나오는 이익을 나눠 갖는다.

그리고 운용사 지분 자체가 사고팔리는 시장이 있다. 아크토스 같은 투자자가 운용사 지분을 사 두었다가 다음 주인에게 넘기며 빠져나간다. 간담회에서 '장기 파트너십'으로 소개된 관계의 출발점은 다른 투자자의 출구였다.

삼성생명은 무바달라 인베스트먼트 컴퍼니, 악사(AXA) IM 프라임과 함께 헤이핀 이사회에 들어가 있다. 헤이핀 쪽은 이 관계가 아직 초기지만 다른 출자자와 대화할 때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준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당장 직접 집행하는 투자는 선박금융 한 갈래로 한정된다
한국에서 당장 직접 집행하는 투자는 선박금융 한 갈래로 한정된다

유럽 사모대출이 미국과 다르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

미국에서는 은행이 대출 시장에서 먼저, 빨리 물러났다. 그 빈자리로 세계 기관 자금이 몰리자 일부 시장에서는 대출 금리 가산분(스프레드)이 줄고 대출 조건이 느슨해졌다. 돈을 빌려주려는 쪽이 줄을 서면 빌리는 쪽이 갑이 된다.

유럽은 나라마다 법이 다르고 은행과 기업의 관계도 제각각이다. 시장이 조각나 있다는 얘기다. 플라 총괄은 "이러한 구조가 유럽 전역에서 관계망과 딜 소싱(거래 발굴) 역량을 갖춘 운용사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쪼개진 시장은 경쟁이 덜하다는 장점이자, 아무나 못 들어간다는 진입장벽이다. 헤이핀은 그 장벽을 자기 상품으로 팔고 있다. 미국 사모대출 비중이 높은 한국 기관에게 차입기업·금리 사이클·경쟁 환경이 다른 유럽이 분산 수단이 된다는 논리다.

개인은 헤이핀 펀드에 직접 투자할 길이 없고 연기금·보험료를 거쳐야 닿는다
개인은 헤이핀 펀드에 직접 투자할 길이 없고 연기금·보험료를 거쳐야 닿는다

고금리 장기화, 사모대출의 칼날은 어느 쪽인가

사모대출은 대개 변동금리다. 금리가 오르면 받는 이자도 오른다. 2022년 이후 금리가 급하게 올라 이 상품이 매력적인 절대수익률을 냈던 이유다.

같은 구조가 빌린 기업에는 부담이다. 카를로스 플라 포트폴리오 운용 총괄은 고금리가 길어질 가능성이 차입기업 자본구조의 회복력을 시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자가 오를수록 못 갚는 기업이 늘어날 수 있다.

그래서 헤이핀이 이날 가장 힘준 말이 '선별'이었다. "지금은 개별 투자 건에 대한 철저한 신용 분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시기다". 무역정책 변동과 지정학 위험도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았다. 수익률이 높은 시기일수록 상품보다 운용사의 눈이 결과를 가른다.

간판은 유럽 사모대출, 실제 첫 집행은 선박금융 1갈래

헤이핀은 한국에서 당장 직접 집행하는 투자를 당분간 선박금융으로 한정한다고 밝혔다. 유럽 사모대출 전반이 아니다.

선박금융은 헤이핀이 이미 해 오던 일이다. 한국 조선소가 지은 배에 10억달러 이상을 대 왔고, 조선·해운 산업이 큰 한국과의 접점으로 해운 전문성을 앞세웠다. 새로 여는 사업이라기보다 잘하던 갈래를 더 키우겠다는 말로 들린다.

한국 보험사에 권한 상품은 유럽 직접대출이다. 선순위 담보대출이라 오래 안정적으로 이자를 받으려는 보험사 목표와 맞고, 장기 부채를 진 기관이 위험을 과하게 키우지 않고도 돈이 묶이는 대가(비유동성 프리미엄)를 챙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개인 투자자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삼성생명 주주의 몫

개인이 헤이핀 펀드에 직접 돈을 넣을 길은 없다. 연기금과 보험사의 거래다. 개인에게 닿는 경로는 두 가지다. 연금과 보험료가 그 기관을 거쳐 유럽 대출로 흘러간다는 것, 그리고 삼성생명 주주라면 회사가 운용사 지분을 하나 더 쥐었다는 것.

삼성생명 주주 입장에서 이 지분은 유럽 크레딧 경기에 걸린 노출이 하나 늘어난 것으로 읽힌다. 헤이핀이 보수를 잘 벌면 지분 가치가 오르고, 유럽 차입기업이 흔들리면 운용사 실적도 같이 흔들린다.

헤이핀의 서울 간판이 말해 주는 진짜 이유는 이것이다. 한국은 이미 돈을 대고 배를 만드는 고객이었고, 헤이핀은 그 고객 곁에 사무실을 냈다. 유럽 분산투자는 다음 단계의 약속이고, 지금 손에 쥔 것은 선박과 삼성생명이다.

시황개미 기자 · 글로벌 통합 시황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헤이핀과 삼성생명 지분 관계를 설명한 것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사모대출은 변동금리·차입기업 부도 위험이 크고 유로·달러 환율 변동도 영향을 줍니다.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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