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컴 AI 에이전트 '노마디안', 출시 전에 미국 펀드 10여 곳이 먼저 설명회 요청
미국 테크 액티브펀드들이 출시 전 AI 에이전트 플랫폼 노마디안을 보고 한컴에 먼저 투자설명회를 요청했다. 설명회는 투자 확정이 아니라 듣는 자리이고, 지금까지 돈이 된 AI 매출은 한수원·국회·BGF 같은 국내 사업에서 나왔다. 재평가 여부는 노마디안 구독 매출이 실제로 찍히는 2027년 초부터 가려진다.
뉴스 핵심
- 미국 액티브펀드 10여 곳이 먼저 설명회를 요청했지만, 투자 확정은 아니다.
- 2025년 AI 매출 89억원은 주로 국내 공공·대기업 용역에서 나왔고 노마디안은 매출 전이다.
- 실적 성장에도 주가는 고점 대비 92.3% 아래에서 박스권에 머물렀다.
미국 펀드는 왜 출시도 안 된 한컴 노마디안을 먼저 찾았나
뉴욕과 시카고의 회의실 열 곳 남짓에 한국 문서 소프트웨어 회사 대표가 차례로 들어간다. 한컴(030520) 김연수 대표와 정지환 CTO는 12일부터 약 일주일간 현지 AI·테크 액티브펀드 10여 곳과 1대1로 만난다.
이번 자리는 한컴이 청한 게 아니라 펀드들이 먼저 요청했다. 운용자산 20억달러 안팎의 중소형 펀드가 중심이고, 100억달러 이상 펀드도 미팅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관은 미래에셋증권 뉴욕법인이 맡았다.
펀드들이 본 것은 숫자 하나다. 미국에서 직원 없이 굴러가는 1인 사업체가 약 3040만 곳, 이들의 연 매출은 1조8000억달러에 이른다. 노마디안은 이 사람들에게 상품 관리·디자인·마케팅을 맡을 AI 직원을 꾸려 주는 플랫폼이다.
노마디안은 어떤 물건이고 언제 돈이 되나
화면에 챗봇 입력창 대신 3D 캐릭터 직원들이 앉아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사장은 이들에게 일을 시키고, 뒤에서는 한컴이 36년 동안 쌓은 사무용 소프트웨어 데이터를 바탕으로 만든 에이전트 운영체제가 돌아간다.
한컴은 9월 14일 노마디안을 공개했고, 9월 18일 첫 미국 TV 광고를 내보냈다.
일정은 연말 미국 베타 공개, 2027년 초 구독형 서비스 상용화다. 오늘 기준으로 노마디안이 번 돈은 0원이다. 미국 펀드들은 매출이 아니라 아직 그려지지 않은 구독 곡선을 듣러 오는 것이다.
한컴 AI 매출 89억원은 어디서 나왔나
2025년 한컴의 AI 패키지 매출은 89억원으로, 별도매출 1753억원의 5%였다. 2026년 1분기에는 AI 매출이 52억원, 매출 비중이 11.21%로 올라왔다.
이 돈의 상당 부분은 국내 공공·대기업 용역에서 나왔다. 한국수력원자력 AX 프로젝트, 2025년 2월 종합점수 99.99점으로 따낸 국회 빅데이터 플랫폼, BGF그룹 AI 검색 구축이 대표적이다.
미국 펀드에게 파는 이야기와 한컴 금고에 실제 들어온 돈은 다른 길에서 온다.
공공 용역은 수주가 끝나면 매출도 끝나는 구조다. 반면 구독은 한 번 붙은 고객이 매달 돈을 낸다. 미국 펀드가 매기려는 값은 바로 이 차이, 일회성 용역 회사가 반복 매출 회사로 바뀌는가에 붙는다.
전환 선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컴은 2026년 7월 2일 주주총회에서 1989년부터 써온 '한글과컴퓨터'라는 이름을 버리고 '한컴'이 됐다. 같은 날 연식제 패키지 발매를 끝내고 에이전틱 OS 기업 전환을 선언했다. 이번 설명회는 그 선언 3개월 뒤, 구체 제품이 나온 시점에 열린다.
이전에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2023~2024년 SaaS 전환을 내세웠고, 클라우드 매출 비중은 9.4%에서 28.6%, 427억원으로 실제로 늘었다. AI 쪽에서도 특정 해를 성과 창출의 원년이라 부른 적이 있다.
실적도 따라왔다. 매출은 2022년 2420억원에서 2024년 3048억원으로, 영업이익은 250억원에서 404억원으로 늘었다.
고점 29만원 주식이 2만원대, 내 계좌에선 얼마였나
실적이 늘어도 주가는 따라오지 않았다. 2000년 1월 닷컴버블 때 29만4367원이던 주가는 2025년 5월 10일 2만2500원으로 92.3% 빠졌다. 최근 1년은 1만5000~3만원 박스권에 갇혀 있었다.
고점에 1주를 산 사람은 주당 27만1867원을 잃은 채 25년을 버틴 셈이다.
가까운 숫자도 있다. 올 하반기 들어 주가는 6.27% 내렸다. 7월 초에 1,000만원을 넣었다면 평가액은 약 937만원이다. 영업이익 목표를 2023년보다 48.1% 많은 610억원으로 제시한 해에 벌어진 일이다.
설명회 다음에 무엇을 보면 재평가인지 알 수 있나
설명회는 자금 조달도 지분 투자도 아니다. 회사가 설명하고 펀드가 듣는 자리다. 실제 매수로 이어졌다면 설명회가 끝나는 10월 하순 이후 외국인 지분율과 순매수에서 먼저 드러난다.
더 큰 시험은 2027년 초다. 구독이 시작되면 AI 매출이 국내 용역에서 나오는지, 미국 구독에서 나오는지가 분기 실적에서 갈린다. 1분기 11.21%였던 AI 비중이 용역 없이도 오르는지가 핵심이다.
에픽AI는 올해 AI 매출을 360억원, 약 4배로 전망했지만 산출 근거는 공개되지 않았다. 숫자보다 출처를 먼저 본다.
한컴이 미국 펀드에게 진짜 파는 것은 무엇인가
한컴은 국내 공공사업으로 AI 실력을 증명했고, 그 증명서를 들고 미국 1인 사업자 구독 시장이라는 전혀 다른 시험장에 들어간다.
미국 펀드가 먼저 문을 두드린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이 사려는 것은 한컴의 과거 매출이 아니라 아직 존재하지 않는 구독자 숫자다. 25년 동안 전환 선언과 주가가 따로 놀았던 이 회사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둘을 묶을 수 있는 물건은 미국 사장들의 월 결제 내역뿐이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글은 한컴 노마디안과 미국 투자설명회를 다룬 정보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출시 전 신제품의 구독 성과와 외국인 수급은 예상과 다르게 나타날 수 있고,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