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미국 비자, 거부가 아니라 계속심사였다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는 거부가 아니라 국무부 '계속심사' 상태에 머물러 있고, 출발 3일 전까지 결론이 나지 않아 외통위 유럽 감사반으로 옮겼다. 같은 일은 2013년 정청래 본인에게, 2001년 임종석 전 의원에게도 있었다. 이번 일을 이재명 정부를 향한 미국의 불신 신호로 읽기보다, 1989년 미국대사관저 점거 전력에 걸리는 오래된 심사 관행으로 보는 편이 기록에 더 맞는다.
뉴스 핵심
- 정청래 의원의 미국 비자는 거부가 아닌 국무부 계속심사 상태이며, 그래서 외통위 구주반으로 옮겼다.
- 2001년 임종석, 2013년 정청래 본인에 이어 전대협 출신 정치인의 비자 보류는 반복된 패턴이다.
- 한동훈 의원이 함께 거론한 국정원장 입국 거부 주장은 외교부 장관이 공식 부인했다.
정청래 미국 비자는 거부됐나, 아직 심사 중인가
거부가 아니다. 정청래 의원 쪽이 보좌관에게서 받은 보고는 미국 국무부에서 비자가 '계속심사중(Review 상태)'이라는 것이었다.
정 의원은 페이스북에 "허용도 불허도 아닌 상태를 더 기다릴 수 없어서 긴급하게 구주반으로 변경 신청을 했다"고 적었다. 출발은 10월 11일인데 8일까지 답이 오지 않았다.
계속심사는 신청자가 낸 서류만으로 판단이 안 서서 다른 기관의 추가 확인을 거칠 때 걸리는 절차다. 국무부는 개별 사유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서 '왜 막혔나'에 대한 공식 답은 처음부터 나오지 않는 구조다. 이후 모든 해석은 이 빈자리를 채우려는 시도다.
미주반 7명 중 혼자 남은 자리, 유럽행은 어떻게 정해졌나
외통위 미주반은 10월 11~22일, 9박12일 동안 미국·브라질·콜롬비아·캐나다 재외공관을 돌 예정이었다.
송석준 외통위원장과 박성준·맹성규·고동진·김건 의원, 무소속 한동훈 의원까지 6명은 비자를 받았거나 무비자 전자여행허가(ESTA)로 나간다. 정 의원만 서류가 멈췄다.
마침 유럽 담당 구주반에서 한정애·박충권 의원 등이 당무 사정으로 빠지기로 했다. 비어 있던 그 자리로 정 의원이 들어갔다.
감사 자체는 그대로 굴러간다. 바뀐 것은 한 의원이 어느 대륙 공관을 보느냐다.
13년 만에 다시 막힌 미주 국감, 2013년엔 무슨 일이 있었나
2013년 10월, 재선 의원이던 정청래 의원은 미주반에 편성돼 1일 비자를 신청했다. 출국일 16일을 5일 앞둔 11일까지 비자는 나오지 않았다.
외통위 행정실에서 "국감이 지나서야 나올 것 같다"는 설명을 듣고 구주반으로 옮겼고, 미주반 빈자리는 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메웠다.
당시 보도 제목부터 '정청래 美비자 거부당해… 美대사관 점거 전력 때문'이었다. 13년 전에도 언론은 원인을 전력으로 짚었다.
정 의원 자신은 그때 "그 사안이 문제가 됐다면 작년(2012년)에도 비자가 발급되지 않았어야 정상"이라고 반박했다. 2012년엔 실제로 미국에서 국감을 했다.
1989년 미국대사관저 점거, 25년째 반복되는 심사의 벽
정청래 의원은 1989년 10월 전대협 소속으로 서울 정동 주한미국대사관저 점거농성을 주도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2년간 복역했다.
같은 전대협 출신인 임종석 전 의원은 2001년 전대협 의장 경력을 이유로 미국 비자를 거절당했다.
2001년 임종석, 2013년과 2026년 정청래. 25년에 걸쳐 같은 이력 위에서 같은 장면이 되풀이됐다.
그런데도 2012년과 2014년에는 정 의원이 미국에 들어갔다. 2014년에는 스티브 쉐벗 아시아·태평양 소위원장 등 미국 의원들을 만났다고 정 의원은 밝혔다. 늘 막히는 문이 아니라, 때마다 다시 열어 보는 문에 가깝다.
한동훈의 '불신 시그널'은 왜 기록과 어긋나나
한동훈 의원은 이번 일을 "미국이 대한민국 집권당인 민주당 직전 당 대표의 국감을 위한 미국 입국을 거부했다"고 표현했다. 이재명 정부를 향한 "심각한 공개적 불신의 시그널"이라고 했다.
첫 단어부터 사실과 다르다. 정 의원 본인이 받은 보고는 거부가 아니라 계속심사다.
같은 글에서 묶인 '이종석 국정원장 사태'도 단단하지 않다. 한 의원이 10월 6일 외교부 국감에서 국정원장 입국 거부를 주장하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제가 아는 한 없다"고 공식 부인했다.
부인된 주장과 정권 이전부터 반복된 심사 관행이 '한미 균열'이라는 한 상자에 담기고 있다.
여당의 '강한 유감'은 무엇을 놓치고 있나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신망 높은 4선 중진인 직전 여당 대표의 비자 발급 지연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한미 외교 당국의 신속한 해결을 요청했다.
김준혁·신정훈·오기형 의원도 '한미동맹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취지로 비판에 가세했다.
야당은 불신의 신호라 하고, 여당은 동맹에 대한 결례라 한다. 방향은 반대인데 둘 다 이 일을 지금 정권의 외교 문제로 끌어올린다.
기록이 가리키는 것은 더 오래되고 더 좁은 이야기다. 미국 비자 심사는 정권보다 개인의 1989년을 먼저 본다. 정청래 의원이 유럽행 비행기에 오르는 이유는 이번 정부가 아니라 37년 전 정동의 밤에 있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이 글은 국회의원 비자 심사와 정치권 공방을 다룬 해설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한미 관계 관련 정치 발언이 환율·업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확인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근거로 한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