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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OMC, 물가 속도는 줄었는데 높이는 안 내려왔다

서학개미기자 0 4 0

미국 소비자신뢰, 겁은 먹었는데 지갑은 안 닫았다

불안한 표정의 미국 소비자가 쇼핑백을 들고 계산대를 나서고, 뒤편 전광판에는 치솟는 국채금리 곡선이 걸린 장면

미국 가계는 불안하다고 말하면서 계속 돈을 씁니다. 연준은 그 틈에 금리를 올렸고, 채권시장은 2007년 이후 가장 비싼 돈값을 불렀습니다. 이번 주 소비자신뢰, 근원 PCE, 고용보고서가 이 어긋남이 얼마나 오래 갈지를 가릅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09월 28일 07:00 KST · 자료 2026-09-28 07:00 기준

국채금리는 치솟았는데 뉴욕증시는 왜 주저앉지 않았나

국채금리는 치솟았는데 뉴욕증시는 왜 주저앉지 않았나

지난주 미국 채권시장에서 매도가 멈추지 않았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섰습니다.

뉴욕증시는 버텼습니다. 돈값이 이만큼 뛰면 주식이 밀리는 게 보통인데, 지수는 무너지지 않고 견조한 흐름을 이어 갔습니다.

우리는 지난 회차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이 국면이 이어지는 한 연준은 인하를 꺼내지 못하고, 10년물 국채금리는 5% 근처를 떠나지 않습니다. 나스닥은 좋은 고용 숫자가 나올수록 금리에 눌리고, S&P500도 고용 호재를 지수 상승으로 바꾸지 못합니다."

금리 쪽은 맞았습니다. 연준에서 인하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고, 10년물은 5% 근처에 머무는 정도가 아니라 더 위로 올라갔습니다.

주식 쪽은 절반을 틀렸습니다. 우리는 나스닥이 금리에 눌린다고 봤습니다.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를 찍는 동안에도 뉴욕증시는 눌리지 않았습니다. 시장은 이번 금리 상승을 아직 "경기가 버틴다"는 신호 쪽으로 받아 주고 있습니다.

금리를 밀어 올리는 손도 하나 늘었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들이 만기 긴 회사채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주요 빅테크·AI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2023~2024년 연평균 약 530억달러에서 지난해 1580억달러로 불었습니다.

하나증권 이영주 연구원은 장기 채권 공급이 국채에서 민간으로 번지는 흐름에 주목했습니다. 재정적자를 메우는 정부 국채에 빅테크의 빚까지 겹치면, 장기금리는 물가가 조금 식어도 올라갈 자리가 생깁니다.

역사는 두 갈래를 보여 줍니다. 1994년 앨런 그린스펀의 연준이 전격 금리를 올리자 10년물은 40거래일 만에 1%포인트 넘게 뛰었고, S&P500은 최대 8% 밀렸습니다.

2016년에는 금리가 올라도 투자자들이 그것을 경제가 정상으로 돌아온다는 신호로 받아들였고 주가도 올랐습니다. 지금 뉴욕증시는 2016년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준이 이미 금리를 올렸다는 사실은 1994년을 닮았습니다.

미국인은 겁난다고 말하면서 왜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열었나

미국인은 겁난다고 말하면서 왜 계산대 앞에서 지갑을 열었나

미국 가계는 설문지에 불안을 적었습니다. 미시간대 소비자심리는 9월 예비치에서 47.8로, 한 달 만에 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콘퍼런스보드 조사도 같은 쪽을 가리킵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6월부터 석 달 내리 뒷걸음쳐 8월 89.4까지 내려왔습니다.

세 번 모두 시장이 예상한 것보다 낮았습니다. 사람들의 기분은 전문가들이 짐작한 것보다 한 뼘씩 더 가라앉고 있었습니다.

같은 가계가 8월 매장에서는 다르게 움직였습니다. 소매판매가 1.2% 늘었습니다.

자동차·주유소처럼 출렁이는 항목을 뺀 핵심 소매판매는 1.4% 늘었습니다. 시장이 기대한 0.4%의 세 배가 넘습니다.

두 숫자는 서로를 부정하지 않습니다. 소비심리는 9월에 받은 설문이고, 소매판매는 8월에 끊은 영수증입니다. 달도 다르고 재는 물건도 다릅니다.

영수증도 석 달을 겹쳐 보면 식는 중입니다. 최근 석 달 소매판매 증가율 평균은 0.27%로, 그 앞 석 달 평균 1.03%에서 크게 낮아졌습니다.

8월의 반등은 7월 0.5% 감소 뒤에 나왔습니다. 한 달 쉬었던 지출이 몰린 몫이 섞여 있습니다.

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후보는 둘입니다. 소비자물가는 8월에도 1년 전보다 3.4% 높았습니다. 그리고 집과 차를 사려는 사람이 치르는 돈값은 2007년 이후 가장 비싸졌습니다. 일자리를 잃을까 봐 떠는 경제의 모습은 아닙니다.

9월 29일 밤 11시(KST)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가 나옵니다. 시장은 90.1로 소폭 반등을 기대합니다. 한 번 더 예상 밑으로 떨어지면 네 달째 기대가 빗나가는 겁니다.

이튿날 밤 9시 30분에는 8월 개인소비지출이 나옵니다. 시장은 0.8% 증가를 봅니다. 사람들의 말과 영수증이 같은 주에 나란히 채점대에 오릅니다.

연준이 올린 금리, 이번 근원 PCE는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연준이 올린 금리, 이번 근원 PCE는 무엇을 증명해야 하나

연준은 9월 17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로 올렸습니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내린 뒤 아홉 달 동안 묶어 뒀던 손을 반대로 돌린 결정입니다.

시장은 이 인상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연준 결정은 거의 늘 예상대로 나옵니다. 그런데도 예상대로 나온 날 크게 흔들린 회차가 적지 않습니다. 정보는 결정 숫자가 아니라 성명문과 점도표에 실려 있습니다.

물가의 월간 속도는 오히려 느려지고 있습니다. 연준이 가장 챙기는 근원 PCE는 최근 석 달 동안 한 달 평균 0.2%씩 올랐습니다. 그 앞 석 달은 0.3%였습니다.

1년 전과 견준 수준은 제자리입니다. 근원 PCE 전년비는 석 달째 3.3~3.4%에 머물러 있습니다. 속도는 줄었는데 높이는 내려오지 않았습니다. 연준은 그 높이를 보고 금리를 올렸습니다.

9월 30일 밤 9시 30분(KST), 8월 근원 PCE가 나옵니다. 시장 예상은 0.3%로, 7월 0.2%에서 다시 한 칸 올라서는 그림입니다.

예상대로 찍혀도 시장이 가볍게 넘기기 어렵습니다. 석 달 동안 내려오던 속도가 다시 고개를 드는 모습이 되고, 연준의 9월 인상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이야기에 힘이 붙습니다.

근원 PCE는 발표 당일 충격이 소비자물가보다 작습니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가 먼저 나와 상당 부분이 이미 계산돼 있어서입니다. 그래도 방향은 뚜렷합니다. 최근 24회 발표 직후 1분을 재 보면, 근원 PCE가 높게 나올수록 나스닥100은 내리는 쪽으로 기울었고 그 폭은 최대 0.4%까지 갔습니다.

미국 기업은 채용 문을 좁히고 해고 문은 잠갔다

미국 기업은 채용 문을 좁히고 해고 문은 잠갔다

미국 기업은 사람을 내보내지 않습니다. 9월 19일로 끝난 주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는 19만7천 건이었습니다.

한 주 숫자보다 흐름이 더 분명합니다. 최근 3주 평균은 그 앞 3주보다 5천 건 넘게 낮아졌습니다.

이미 실업수당을 받던 사람도 일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계속 청구는 9월 12일 주 171만9천 건으로, 8월 초 180만 건 안팎에서 내려왔습니다.

채용은 다른 그림입니다. 기업이 새로 늘린 일자리는 최근 석 달 평균 6만5천 개로, 그 앞 석 달 평균 15만5천 개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한 달 숫자는 크게 튑니다. 8월에는 16만2천 개가 늘어 예상의 세 배를 찍었습니다.

바로 앞 7월에는 일자리가 2만3천 개 줄었습니다. 두 달을 나란히 놓으면 기업들이 채용을 켰다 껐다 하며 눈치를 보고 있다는 장면이 나옵니다.

실업률은 8월 4.1%로 연초 4.3~4.4%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새로 뽑는 사람이 적어도 떠나는 사람이 더 적으면 실업률은 버팁니다. 지금 미국 노동시장은 문이 좁아졌을 뿐 닫히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 이 문의 폭을 두 번 잽니다. 9월 29일 밤 11시 JOLTS 구인건수가 기업의 빈자리를, 10월 2일 밤 9시 30분 9월 고용보고서가 실제 채용을 보여 줍니다. 시장은 고용보고서에서 10만 개 증가, 실업률 4.2%를 예상합니다.

연준 인사들도 이번 주 연단에 몰려 섭니다. 월러, 윌리엄스, 바킨, 보먼, 쿡 등 열 명이 넘는 이름이 일정에 올라 있습니다. 9월 인상 뒤 첫 주라, 다음 걸음을 두고 이들이 같은 말을 하는지가 시장의 관심입니다.

금리가 뛸 때 나스닥과 S&P500은 어떻게 다른 길을 가나

금리가 뛸 때 나스닥과 S&P500은 어떻게 다른 길을 가나

이번 주 숫자가 계좌에 닿는 길은 하나입니다. 지표가 미국 국채금리를 움직이고, 금리가 나스닥과 S&P500의 값을 다시 매깁니다.

나스닥은 이 길에서 더 예민합니다. 먼 미래의 이익에 값을 매기는 성장주가 모여 있어, 미래를 오늘로 끌어오는 할인율인 금리가 오르면 먼저 깎입니다.

S&P500은 고용보고서 앞에서 방향을 잃습니다. 좋은 고용은 기업 이익에는 호재, 연준 긴축에는 악재라 둘이 서로를 지웁니다. 최근 24회 발표 직후 1분 기준으로 S&P500의 방향 상관은 0에 붙어 있었습니다.

공장은 오히려 바쁩니다. ISM 제조업지수는 8월 54.6으로 확장 국면을 이어 갔고, 최근 석 달 평균은 그 앞 석 달보다 높아졌습니다. 10월 1일 밤 11시 나오는 9월 수치는 금과 주식이 반대로 읽습니다. 공장 경기가 좋으면 주식은 반기고 금은 밀립니다.

이번 주 발표는 전부 한국 시간 밤 9시 30분에서 11시 사이에 나옵니다. 독자가 잠든 사이 뉴욕 장이 그 숫자를 소화하고, 결과는 다음 날 아침 잔고에 먼저 찍힙니다.

금요일 밤 고용보고서는 사정이 다릅니다. 토요일 새벽 뉴욕 장이 닫히면 그 숫자가 만든 잔고를 주말 내내 들고 월요일을 맞아야 합니다. 이번 주에서 가장 무거운 밤입니다.

발표한국시간직전 → 예상이 발표가 가를 질문
콘퍼런스보드 소비자신뢰9월 29일(화) 23:0089.4 → 90.1가계의 불안이 9월에도 쌓였나
JOLTS 구인건수9월 29일(화) 23:00727만 건 → 723만 건기업이 빈자리를 더 줄였나
근원 PCE(8월)9월 30일(수) 21:300.2% → 0.3%식던 물가 속도가 다시 붙었나
ISM 제조업(9월)10월 1일(목) 23:0054.6 → 54.8~55.0공장은 고금리를 견디고 있나
고용보고서(9월)10월 2일(금) 21:3016만2천 개 → 10만 개채용 둔화가 멈췄나

불안한 가계와 버티는 증시, 누가 먼저 물러서나

지금 미국은 사람을 자르지 않고, 가계는 불안하다면서도 쓰고, 돈값만 2007년 이후 가장 비싸진 경제입니다.

이 국면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내려오지 않습니다. 정부와 빅테크가 장기 채권을 계속 찍어 내는 한, 물가 속도가 조금 느려져도 금리를 끌어내릴 힘이 없습니다. 연준은 이번 주 연단에서도 인하를 입에 올리지 않습니다. 나스닥은 이 금리의 무게를 S&P500보다 먼저, 더 크게 짊어지고, 뉴욕증시가 버티는 힘은 가계의 지출이 꺾이지 않는 데서만 나옵니다. 그 지출을 받치는 일자리가 버티는지는 10월 2일 9월 고용보고서가 답합니다.

소비자신뢰는 사람들의 말이고, 개인소비지출은 사람들의 영수증입니다. 둘이 엇갈릴 때는 영수증의 방향을 본체로 두고, 말은 그 영수증이 어디서 꺾일지 미리 알려 주는 표지판으로 읽습니다.

이 글은 투자 참고용 정보이며 특정 자산의 매수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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