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적금 최고금리 13.5%, 실수령은 반토막
정기예금 잔액이 반년 만에 37조2514억원 불어나는 동안 정기적금은 8051억원 줄었다. 은행들은 이탈한 적금 고객을 붙잡으려 최고 연 13.5%짜리 특판 상품까지 내놓았지만, 조건을 모두 채워야 그 금리를 받을 수 있다.
뉴스 핵심
-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이달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 NH농협은행의 최고 연 8.15% 적금은 출시 이틀 만에 한도 1만좌가 모두 팔렸다.
- KB국민은행 'KB카드쓰담적금'은 조건을 다 채워야 기본금리 2.0%에서 최고 12.0%까지 오른다.
- 전북은행 JB 슈퍼씨드 적금은 당첨되지 않으면 세전 이자가 약 11만3750원으로 줄어든다.
정기예금엔 37조 몰리고 정기적금은 8000억 빠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 집계를 보면, 예금은행이 취급하는 원화 정기예금 잔액은 올 1월 말 1095조2512억원에서 6월 말 1132조5026억원으로 반년 새 37조251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63조4640억원에서 62조6589억원으로 8051억원 줄어, 목돈과 푼돈 자금의 흐름이 정반대로 갈렸다.
이달 들어서도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처음으로 1000조원 선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매달 일정액을 나눠 넣어야 하는 적금은 목돈을 한 번에 맡기는 예금보다 상대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내 계좌엔 무엇이 달라지나
목돈을 굴리는 투자자라면 정기예금 특판보다 은행이 새로 내놓은 고금리 정기적금 조건을 먼저 따져볼 필요가 생겼다. 표시된 최고 금리는 연 7~13%대로 예금보다 훨씬 높아 보이지만, 실제로 손에 쥐는 이자는 우대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크게 갈린다.
급여 이체나 카드 실적 같은 조건을 다 채우지 못하면 기본금리만 적용돼 세전 이자가 최고금리를 적용받았을 때의 4분의 1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 이미 다른 은행을 주거래로 쓰는 투자자라면 신규 고객용 우대조건을 채우기 어려워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
여윳돈을 짧게 굴리려는 투자자에게는 매달 넣는 돈마다 이자가 붙는 기간이 달라지는 적금의 계산 구조 자체가 실제 수령액을 좌우하는 변수가 된다.
왜 목돈은 예금으로, 적금은 외면받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반기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 등 증시 호조로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자금이 증시로 이동했지만, 최근에는 변동성이 커지고 금리가 오르면서 보유 중인 목돈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예금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진 국면에서는 목돈을 곧바로 뺄 수 있는 정기예금에 묶어두려는 수요가 늘고, 매달 새 돈을 넣어야 하는 적금 가입은 뒤로 미뤄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그럼에도 은행들이 높은 금리를 감수하며 적금 고객을 붙잡으려는 이유는 따로 있다. 적금 가입이 급여 이체·카드 결제·자동이체 등 다른 거래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주거래 고객을 확보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최고 13.5% 적금, 조건을 하나씩 뜯어보면
KB국민은행이 지난 21일 내놓은 'KB카드쓰담적금'은 만기 6개월, 월 납입 한도 30만원에 기본금리 연 2.0%다. 최근 6개월간 이 은행 개인 신용카드 실적이 없던 고객이 새 카드를 만들어 일정 금액을 쓰면 연 6.0%포인트가 붙고, 계좌 평균잔액과 급여 첫 거래 조건을 채우면 각각 2.0%포인트씩 더해져 최고 연 12.0%가 된다.
신한은행 '신한 적금 9단'은 기본금리 연 3.0%에 우대금리를 더해 최고 연 9.0%를 준다. 최근 6개월간 신한은행 예·적금과 주택청약을 보유하지 않았거나 신한카드를 일정 기간 써온 고객이 우대 대상이다.
우리은행 '우리의 소원 적금'은 6개월 만기 기준 최고 연 8.29%, 하나은행 '오늘부터, 하나 적금'은 최고 연 7.7%다. NH농협은행이 지난 11일 내놓은 최고 연 8.15%의 'NH농심천심 적금'은 출시 이틀 만에 한도 1만좌가 모두 팔릴 만큼 반응이 뜨거웠다.
가장 눈에 띄는 숫자는 전북은행 'JB 슈퍼씨드 적금'의 최고 연 13.5%다. 기본금리는 연 3.5%지만, 매달 납입해 받는 씨드가 해당 월 전체 씨드 500개당 1개꼴로 지급되는 '슈퍼씨드'에 당첨돼야 나머지 연 10.0%포인트가 붙는다.
월 50만원씩 넣으면 실수령은 얼마인가
JB 슈퍼씨드 적금에 월 50만원씩 1년간 넣으면 원금은 600만원이다. 슈퍼씨드에 당첨돼 최고 연 13.5%를 적용받아도 세전 이자는 약 43만8750원으로, 원금의 13.5%인 81만원에 크게 못 미친다.
매달 새로 넣는 돈마다 이자가 붙는 기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첫 달에 넣은 50만원에는 12개월치 이자가 붙지만 마지막 달에 넣은 50만원에는 한 달치 이자만 붙어, 표시금리를 원금 전체에 곱한 값보다 실제 이자가 항상 작을 수밖에 없다.
당첨되지 않으면 기본금리 연 3.5%만 적용돼 세전 이자는 약 11만3750원으로 더 줄어든다. KB카드쓰담적금도 매달 초 30만원씩 6개월간 넣고 최고 연 12.0%를 적용받는다고 가정하면 총납입액 180만원에 세전 이자는 약 6만3000원, 세후로는 약 5만3298원에 그친다.
가입 전 체크리스트
특판 적금은 최고금리 앞에 붙은 조건 문구를 먼저 읽어야 실제 수령액을 가능할 수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고금리만 보고 가입하면 실제 수익률과 차이가 날 수 있어 우대 조건과 월 납입 한도, 중도해지 금리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드나 다른 금융상품 가입이 필요하다면 추가 비용까지 따져 세후 수령액을 비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대조건을 채우려고 새로 발급받는 카드의 연회비나 의무 사용액이 오히려 받는 이자보다 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중도해지 시에는 약정금리 대신 훨씬 낮은 중도해지 금리가 적용되므로, 만기까지 매달 납입을 이어갈 수 있는 금액인지부터 따져야 한다.
- 정기예금 잔액 증가: 37조2514억원(1월 말→6월 말)
- 정기적금 잔액 감소: 8051억원(같은 기간)
-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처음으로 1000조원 돌파
- JB 슈퍼씨드 적금 최고금리: 연 13.5%(당첨 시 월50만원×1년 세전이자 약43만8750원)
- KB카드쓰담적금 세후이자: 약5만3298원(월30만원×6개월, 최고 연12.0% 기준)
가입 후 6개월 만기, 그때 확인할 것
NH농협은행의 8.15% 적금처럼 이틀 만에 한도가 소진된 상품도 있어, 앞으로도 은행별 특판 적금은 조건과 한도를 자주 바꿔가며 새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
대부분 상품이 만기 6개월로 짧게 설계된 만큼, 가입자는 그 시점에 실제 지급된 이자가 가입 당시 안내받은 최고금리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통장으로 직접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우대조건 충족 여부에 따라 세후 수령액이 달라지므로, 만기 통보 시점에 은행이 제시하는 확정 이자 내역을 급여 이체·카드 실적 조건과 함께 대조해볼는 편이 낫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특정 예·적금 가입을 권유하지 않는다. 우대조건을 채우지 못하거나 만기 전 중도해지하면 실제 수령 이자가 안내된 최고금리보다 크게 낮아질 수 있으므로, 가입 전 약관과 우대조건을 직접 확인하고 투자·저축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