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대 하락, 케빈 워시 잭슨홀 발언 후폭풍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매파적 발언 여파로 31일 코스피가 오전 한때 6,600선까지 밀리며 전 거래일 대비 2.71% 하락했다.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나란히 3%대 낙폭을 보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뉴스 핵심
- 28일 코스피는 123.49포인트(1.79%) 내린 6,788.88로 마감했다
- 2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8천548억원, 기관 1조1천876억원 순매도, 개인 4천194억원 순매수
- 9월 FOMC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하루 만에 35.4%에서 57.5%로 급등했다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7% 하락, 마벨테크놀러지는 10.28% 급락했다
코스피, 하루 만에 6800선에서 6600선까지 밀린 이유는
지난 28일 코스피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잭슨홀 발언에 대한 경계심으로 전장보다 123.49포인트(1.79%) 내린 6,788.88로 마감했다. 개장 초반 낙폭을 0.15%까지 줄이며 반등을 시도했지만 결국 상승 전환에 실패하고 다시 밀렸다.
이 여파가 이어지며 31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175.30포인트(2.58%) 내린 6,613.58로 출발했고, 오전 10시2분 기준으로는 2.71% 내린 6,604.68까지 낙폭을 키웠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3.46% 급락한 809.36을 나타냈다.
코스닥은 개장 당시 16.74포인트(2.00%) 내린 821.67로 시작해 오전 내내 낙폭을 확대하는 흐름을 보였다. 이틀 연속 하락은 워시 의장의 발언이 국내 증시에 시차를 두고 계속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내 계좌엔 무엇이 달라지나 — 반도체 대장주 동반 약세
31일 오전 10시5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장 대비 2.72% 내린 25만원, SK하이닉스는 3.57% 내린 159만4,000원에 거래됐다. 이틀 전인 28일에도 삼성전자(-3.38%)와 SK하이닉스(-4.45%)가 나란히 급락한 바 있어 반도체 투톱의 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같은 시각 SK스퀘어(-2.73%), 삼성전기(-3.38%), LG에너지솔루션(-0.68%), 현대차(-0.50%), 삼성바이오로직스(-1.08%)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도체·2차전지·자동차 등 수출 대형주를 두루 담은 투자자라면 이번 낙폭을 피하기 어려웠던 셈이다.
국내 증시 투자심리를 가늠하는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증시 ETF는 1.07% 하락했고,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도 0.36% 내렸다. 국내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미 하방 압력이 반영돼 있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 삼성전자 25만원(-2.72%), SK하이닉스 159만4,000원(-3.57%) — 31일 오전 10시5분 기준
- MSCI 한국 ETF -1.07%, 코스피200 야간선물 -0.36%
워시 의장은 잭슨홀에서 정확히 무슨 말을 했나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지난 28일(현지시간) 미 와이오밍주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우리의 책무 중 하나인 물가 안정 측면에서 볼 때, 관련 지표들이 더욱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목표치를 향해 분명하고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만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겐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를 통화긴축을 이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잭슨홀 미팅에서 케빈 워시 의장은 7월 물가 지표 둔화에도 기조적인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며 "이 같은 발언들은 매파적으로 해석됐고 그 여파로 9월 금리 인상 확률이 상승하는 등 시장에서는 9월 인상 리스크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9월 금리 인상 확률, 왜 하루 만에 두 배 가까이 뛰었나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가 인상될 확률을 57.5%로 반영했다. 전날 35.4%였던 인상 확률이 하루 만에 20%포인트 넘게 뛰면서 42.5%로 낮아진 동결 확률을 앞질렀다.
미 국채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2년물 금리는 전장 대비 11.8bp(1bp=0.01%포인트) 오른 4.348%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상승 폭을 기록했고, 10년물은 5.0bp 오른 4.72%, 30년물은 1.6bp 오른 5.20%였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상무는 "미 증시는 장중 워시 발언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장기 금리까지 상승하자 인공지능(AI) 반도체 및 테마주를 중심으로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엔비디아(-4.57%), 마벨테크놀러지(-10.28%) 등 AI 관련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마이크론(-0.27%), 웨스턴디지털(-0.55%), 시게이트(-2.06%) 등 다른 반도체주도 대체로 약세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3.47% 하락했다.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상반기 매출이 전년 대비 87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점도 반도체 업종 경쟁 심화 우려를 키워 낙폭을 확대한 요인으로 꼽혔다.
- 9월 FOMC 인상 확률 57.5%(전날 35.4%) / 동결 확률 42.5%
- 미 국채 2년물 4.348%(+11.8bp)·10년물 4.72%(+5.0bp)·30년물 5.20%(+1.6bp)
-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3.47%, CXMT 상반기 매출 전년비 +874%
호르무즈 해협 충돌까지 겹친 이유
미국과 이란이 한 달여 만에 다시 무력을 주고받은 것도 이날 국내 증시에는 추가 악재로 작용했다. 외신에 따르면 미군은 30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호르무즈 해협의 라라크섬에 있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로켓 발사대 2곳을 타격했다.
미군의 이번 공격은 지난달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로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을 중단한 지 한 달여 만이다. 그동안 미 행정부는 군사 공격 대신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조이는 경제 제재 쪽으로 방향을 틀었던 터라 이번 공격은 시장에 예상 밖 리스크로 다가왔다.
미군의 공격 이후 이란도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 함정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 우려에 지정학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한층 강해진 모습이다.
낙폭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워시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해석됐지만, 지난 금요일 미국 3대 지수의 하락폭이 제한된 점을 미루어 보아 시장의 감당 가능 범위를 넘어선 쇼크는 아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02%, S&P500지수는 0.25%, 나스닥 종합지수는 0.52% 하락에 그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도 "워시 의장의 발언은 매파적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9월에 발표될 고용지표와 물가 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 금리 인상이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코스피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5.6으로 역사적 저평가인 점을 고려하면 증시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그러면서 "이번 주 코스피는 브로드컴과 델 등 미국 기술주의 실적과 한국 8월 수출입 통계 발표 이후 반도체주의 수급 변화에 영향을 받으면서 7천 포인트 진입을 재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낙폭 확대와 반등 시도가 같은 주 안에서 엇갈릴 수 있다는 뜻이다.
- 코스피 선행 PER 5.6(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언급)
- 28일 다우 -0.02%, S&P500 -0.25%, 나스닥 -0.52%
브로드컴·델 실적과 8월 수출입 통계, 이번 주 확인할 것
이번 주 국내 증시의 방향을 좌우할 변수는 두 갈래다. 하나는 브로드컴과 델 등 미국 주요 기술주의 실적 발표이고, 다른 하나는 한국의 8월 수출입 통계다.
두 지표 모두 반도체주의 수급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번 주 코스피가 7천 포인트 진입을 다시 시도할지 아니면 추가로 밀릴지 가늠할 잣대가 될 전망이다.
다음 FOMC는 9월로 예정돼 있고, 그 전까지 나올 미국 고용·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9월 기준금리 인상 확률이 다시 바뀔 수 있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금리 전망과 반도체 업황은 실적 발표와 지정학 변수에 따라 예고 없이 바뀔 수 있어, 관련주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