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7000 밀리자 정기예금 두 달새 56조 몰렸다
국내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처음으로 1000조원을 넘어섰다. 8월 말 기준 1005조2319억원으로, 코스피가 7000선 아래로 밀리자 증시로 갔던 돈이 두 달 새 55조원 넘게 은행으로 되돌아온 결과다.
뉴스 핵심
- 7월 한 달간 정기예금 유입액은 35조5401억원이었다.
- 8월에는 20조2920억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 작년 12월에는 반대로 32조7034억원이 정기예금에서 빠져나갔다.
- 우리은행은 연 3.5% 금리의 특판 정기예금을 내놨다.
정기예금 잔액이 왜 하필 지금 1000조원을 넘었나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 은행의 8월 말 정기예금 잔액은 1005조2319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말 기준으로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월 한 달에만 35조5401억원이 정기예금으로 들어왔고, 8월에도 20조2920억원이 추가로 유입됐다. 두 달 합쳐 55조원 넘는 돈이 은행으로 옮겨간 셈이다.
배경은 증시다. 지난 6월 9300선을 넘었던 코스피가 7월 들어 7000선 아래로 떨어지면서, 주식시장에 머물던 자금이 빠르게 은행으로 복귀했다.
- 8월 말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1005조2319억원(사상 첫 1000조 돌파)
- 7월 유입액: 35조5401억원
- 8월 유입액: 20조2920억원
- 작년 12월 이탈액: 32조7034억원
국내 계좌엔 무엇이 달라지나
정기예금 이자에도 이자소득세 15.4%가 그대로 붙는다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연 3.5% 특판 정기예금에 1000만원을 1년 넣는다고 가정하면 세전 이자는 35만원, 세금을 뗀 실수령액은 29만6,100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금리만 보고 고르면 상품 성격을 놓칠 수 있다. 하나은행이 라인업을 늘린 원금보전형 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는 정기예금과 달리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갈리는 구조라, 확정금리 상품과는 위험·수익 구조 자체가 다르다.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고를 수 있는 카드가 늘었다. KB국민은행이 정기예금 유치를 핵심평가지표(KPI)에 넣은 것도, 결국 고객 쪽에서는 우대금리나 조건을 더 꼼꼼히 비교할 여지가 생겼다는 뜻이다.
작년 12월과는 정반대 흐름이다
불과 8개월여 전만 해도 방향은 반대였다. 작년 12월 한 달 동안 정기예금에서 32조7034억원이 빠져나갔는데, 당시는 주식시장이 역대급 호황을 누리던 때였다.
2%대에 머물던 예금금리에 실망한 자금이 증시로 옮겨간 결과였다. 이후 5월까지는 은행권 자금 이탈이 조금씩 둔화되는 수준이었지, 지금처럼 뭉칫돈이 되돌아오는 흐름은 아니었다.
흐름이 뒤집힌 시점은 7월이다. 코스피 급락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금금리 상승이 같은 달 겹치면서, 이탈에서 유입으로 방향이 통째로 바뀌었다.
은행들은 왜 지금 예금 유치전에 나섰나
KB국민은행은 하반기 핵심평가지표(KPI)에 개인·법인 정기예금 항목을 새로 넣었다. 실적 평가 기준 자체를 예금 유치에 맞추 것이다.
하나은행은 원금보전형 ELB 등 상품 라인업을 대폭 늘렸다. 원금은 지키면서 주가지수 움직임에 따른 추가 수익을 노리는 고객을 함께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우리은행은 연 3.5% 금리를 내건 '우리의 소원 정기예금' 같은 특판 상품을 선보였다. 현재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대부분 3%대 초·중반에 형성돼 있다.
이 흐름이 계속 이어질지는 아직 미정이다
방향이 바뀐 전례가 이미 있다. 작년 12월 32조원 넘게 빠져나갔던 자금이 올해 7~8월에는 반대로 55조원 넘게 들어왔다는 것은, 증시와 금리 상황에 따라 흐름이 다시 뒤집힐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코스피가 다시 반등하거나 예금금리가 낮아지는 국면이 오면, 지금 은행에 쌓인 돈이 재차 증시로 이동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그 시점이 언제일지, 어떤 계기로 방향이 바뀔지는 현재로선 확인되지 않는다.
다음 달 초 나올 9월 정기예금 집계, 무엇을 보나
이번 수치는 5대 은행이 매달 초 전월 말 기준으로 공개하는 정기예금 잔액 집계에서 나왔다. 이번에도 9월 1일에 8월 말 기준 수치가 발표됐다.
같은 방식이라면 다음 집계는 10월 초 9월 말 기준으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7~8월처럼 두 자릿수 조원대 유입이 이어지는지, 아니면 유입 속도가 꺾이는지를 그때 다시 확인할 수 있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정기예금 금리는 향후 기준금리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특판 조건은 은행·시기별로 다르므로, 가입 전 실제 금리·한도를 직접 확인해야 하며 예금과 증시 중 어느 쪽을 택할지에 대한 판단과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