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비 다시 꺼낸 공인중개사협회, 왜 지금인가
한국공인중개사협회가 계약이 성사되지 않아도 현장 방문(임장) 비용을 받는 '임장비' 도입 의지를 다시 밝혔다. 계약이 성사되면 이 비용을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선결제·차감 방식'이 검토되고 있다.
뉴스 핵심
-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김종호 회장이 8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임장비(임장 기본보수제) 도입 의지를 다시 밝혔다.
- 구상 중인 방식은 임장비를 먼저 받고 계약 성사 시 중개보수에서 차감하는 '선결제·차감 방식'이다.
- 현행 중개보수 상한요율은 매매가 구간별로 0.4%~0.7%이며, 협회는 이를 정률제로 바꾸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 같은 제도가 지난해 4월 처음 공약화됐을 때 소비자 반발로 논란에 그친 전력이 있다.
임장비, 왜 다시 등장했나
김종호 한국공인중개사협회 회장은 지난 8월 26일 협회 창립 40주년 겸 법정단체 출범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임장비 도입 의지를 다시 밝혔다. 협회 창립을 계기로 삼은 자리였다는 점에서, 단순한 실무 개선을 넘어 협회의 위상 강화 카드로 다시 꺼낸 셈이다.
김 회장은 "등기부등본 열람(수수료), 원거리는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발생하는데 지금까지는 무료로 이뤄졌다"며 "전문자격사들은 다 상담료가 있는데, 공인중개사도 임장활동을 통해 고객이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그에 따라 임장비도 받을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공인중개사법은 거래가 실제로 성립된 경우에만 중개보수를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계약까지 안 가면 하루 종일 차를 몰고 다녀도 중개사에게 돌아가는 돈은 0원이라는 얘기다.
얼마 내고 얼마 돌려받나 — 선결제·차감 방식
협회가 구상하는 임장비는 소비자가 먼저 지불하고, 실제 계약이 성사되면 그 금액을 중개보수에서 빼주는 '선결제·차감 방식'이다. 계약이 안 되면 임장비는 돌려받지 못하고, 계약이 되면 사실상 중개보수 일부를 미리 낸 셈이 된다.
예를 들어 5억원짜리 아파트를 계약할 경우 적용되는 중개보수 상한(2억원~9억원 구간 0.4%)은 약 200만원이다. 임장비가 이 상한 안에서 선결제·차감되는 구조로 논의된다면, 계약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총 부담액 자체가 크게 늘지는 않는다.
다만 임장비의 구체적인 금액이나 시행 시기, 계약이 끝내 안 됐을 때 얼마를 돌려받지 못하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지금까지 나온 것은 '방식'일 뿐 '숫자'는 없다.
중개보수는 원래 얼마인가 — 상한요율표로 보면
임장비 부담을 가늠하려면 먼저 현행 중개보수 체계를 알아야 한다. 매매가 구간별로 상한요율이 정해져 있고, 그 범위 안에서 중개의뢰인과 공인중개사가 협의해 실제 보수를 정한다.
다만 실제로는 상한요율 자체가 사실상의 표준처럼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협상 과정에서 다수의 갈등이 생긴다고 협회 측도 인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 구조에 대해 "현행 방식은 거래질서를 더 문란하게 만들고 분쟁의 소지가 크다. 제대로 질 높은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정률제를 실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2억원~9억원 미만: 상한요율 0.4%
- 9억원~12억원 미만: 상한요율 0.5%
- 12억원~15억원 미만: 상한요율 0.6%
- 15억원 이상: 상한요율 0.7%
작년엔 왜 무산 위기였나 — 소비자 반발의 이유
임장비는 이번이 처음 나온 이야기가 아니다. 김 회장은 지난해 4월 이미 '임장 기본보수제' 도입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사회적 반감이 워낙 커 논란에 직면한 바 있다.
당시 일부 소비자와 커뮤니티에서는 "수수료 협의문구 삭제, 부동산 직거래 대책 등 다른 문제가 더 우선"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안 그래도 높다고 느끼는 중개보수 위에 새 항목을 얹는 데 대한 거부감이었다.
반면 중개업계에서는 "하루 종일 차량과 시간을 투입해도 계약이 안 되면 손해보는 구조"라며 노동과 비용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공감도 나온다. 양쪽 입장이 1년 넘게 평행선을 그려온 셈이다.
집 보러 갈 때 내 지갑엔 뭐가 달라지나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현행법상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중개보수든 임장비든 아무것도 낼 필요가 없고, 협회의 이번 발언은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추진 의지' 표명 단계다.
만약 실제로 도입되면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건 실제 매수 의사 없이 부동산 공부나 콘텐츠 제작 목적으로 여러 매물을 돌아보는 이른바 '임장 크루' 같은 방문 형태다. 협회가 임장비 논의를 다시 꺼낸 배경에도 이런 방문이 늘면서 정작 계약을 원하는 실수요자 응대에 부담이 됐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계약까지 이어지면 임장비가 중개보수에서 차감되는 구조가 유력하게 논의되고 있어 총 부담이 크게 늘지 않을 가능성이 있지만, 여러 매물을 비교하다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라면 그때마다 임장비가 쌓일 수 있다는 점은 아직 풀리지 않은 부분이다.
정률제 시행 시점은 아직 미정, 무엇을 봐야 하나
임장비 논의와 함께 협회는 현행 상한요율제 대신 정률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저울질하고 있다. 상한요율 안에서 매번 협의하다 갈등이 생기는 구조 자체를 바꾸겠다는 것이다.
다만 임장비와 정률제 모두 협회 차원의 '추진 의지' 표명 단계이고, 실제 법 개정이나 시행 시점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4월 첫 발표 이후 1년 넘게 논의만 이어진 전례를 보면 이번에도 속도는 소비자 여론과 국토교통부 등 정부 판단에 달려 있다.
이 사안은 협회가 구체적인 임장비 금액이나 정률제 요율안을 공식 발표하는 시점에 다시 짚는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아직 시행되지 않은 협회 차원의 추진 의지를 다룬 것으로, 임장비 금액·시행 여부·정률제 요율은 향후 논의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부동산 매수·매도, 중개 계약과 관련한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