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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보수 2억4600만원까지 뚝, 저가수주 경쟁 경고등

양반개미기자 0 11 0
놋쇠 게이지의 바늘이 경고 구간으로 넘어가고 경고등이 켜진 옆에서 실크햇을 쓴 부자개미가 놀란 표정으로 안경을 들어올리며 감사보수 2억4600만원 숫자를 바라보는 장면

AI가 회계감사 시간을 줄여준 효과가 감사보수 인하 압박으로 바뀌면서, 상장사 평균 감사보수가 2023년 2억6500만원에서 올해 2억4600만원까지 낮아졌다. 지정감사 기간을 마친 기업들이 잇따라 자유수임 시장으로 복귀하며 회계법인 간 수주 경쟁이 다시 거세진 탓이다.

뉴스 핵심

  • 상장사 평균 감사보수가 2023년 2억6500만원에서 올해 2억4600만원으로 낮아졌다.
  • 감사 투입시간은 2022년 2458시간에서 지난해 2348시간으로 3년 새 4.5% 줄었다.
  • 금융위는 감사시간이 비합리적으로 적은 경우 심사·감리 대상으로 우선 고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한 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임의 부작용이 2~3년 뒤 나타나 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감사보수는 왜 2억4600만원까지 내려앉았나

금융감독원 집계를 보면 12월 결산 상장사의 평균 감사보수는 2023년 2억6500만원에서 지난해 2억5200만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2억4600만원까지 떨어졌다. 2년 새 4.9% 줄었다는 수치가 회계업계 안팎에서 인용되고 있다.

감사에 들이는 시간도 함께 줄었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자료 기준 감사 투입시간은 2022년 2458시간에서 지난해 2348시간으로 3년 새 4.5% 감소했다.

회계업계는 이 하락세의 새 변수로 인공지능(AI)을 지목한다. AI로 절감한 시간과 비용이 고위험 항목 검증이나 숙련인력 투입에 다시 쓰이기보다, 피감사기업이 보수를 더 깎아달라고 요구하는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자유수임 시장 문 앞에서 여러 회계법인이 앞다퉈 낮은 견적서를 내밀고 부자개미가 그중 하나를 받아들고 당혹스러워하는 장면
지정감사 만료 기업이 자유수임 시장으로 돌아오면서 낮은 견적 경쟁이 재점화된 구조를 나타냈다.

자유수임 시장 경쟁은 왜 다시 세졌나

주기적 지정감사제는 상장사가 6년간 감사인을 자유롭게 선임한 뒤 3년간 금융당국이 지정한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도록 한 제도다. 2020년 첫 지정 대상 기업들이 3년을 채우고 2023년부터 순차적으로 자유수임 시장에 복귀하면서, 회계법인들이 다시 고객 확보전에 나섰다.

피감사기업은 감사의 질보다 제안받는 보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회계법인은 고객을 놓치지 않으려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을 부르는 저가 덤핑 관행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중위권 회계법인 관계자는 선두 법인들이 AI로 20% 수준 비용절감을 내세우면 중견·중소 법인은 이보다 더 큰 폭의 절감안을 제시해야 수주 경쟁에서 버틸 수 있다고 토로했다.

감사보수와 감사시간이 나란히 계단식으로 낮아지는 두 막대그래프를 부자개미가 양손으로 가리키며 심각한 표정을 짓는 장면
감사보수와 감사시간이 함께 줄어든 흐름을 두 개의 하강 막대 구조로 비교했다.

숫자로 뜯어보면, 보수와 시간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2023년 2억6500만원이던 평균 감사보수가 올해 2억4600만원까지 내려온 폭을 계산하면 3년 사이 약 7.2%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감사 투입시간도 4.5% 줄어, 보수와 시간이 같은 방향으로 함께 낮아지고 있다.

곽병진 한국회계기준원장은 감사보수가 지나치게 낮아지면 투입시간을 줄이거나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은 저연차 회계사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저가 수임의 여파가 바로 나타나지 않고 2~3년 뒤에 드러날 수 있다며, 상황이 계속 심각해지면 제2의 대우조선해양 같은 대형 회계사고가 재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 2023년 평균 감사보수 2억6500만원
  • 지난해 평균 감사보수 2억5200만원
  • 올해 평균 감사보수 2억4600만원
  • 2022년 감사 투입시간 2458시간, 지난해 2348시간
금이 간 회계장부 위 모래시계가 2~3년의 시차를 나타내고 부자개미가 불안한 표정으로 장부를 들여다보는 장면
저가 감사의 부작용이 2~3년 뒤 투자자 위험으로 돌아올 수 있음을 금 간 장부와 모래시계로 표현했다.

내 투자 판단에는 무엇이 달라지나

감사보수와 투입시간이 함께 줄어드는 흐름은 투자자가 믿고 보는 재무제표의 신뢰도 문제로 이어진다. 감사품질이 낮아지면 부실 회계가 늦게 드러날 위험이 커지고, 그 위험은 결국 개별 종목의 회계 리스크로 개인 투자자에게 전가된다.

전문가들은 회계정보의 신뢰가 높아지면 투자자가 요구하는 위험프리미엄과 기업의 자본비용이 낮아지고, 같은 현금흐름이라도 할인율이 낮아져 기업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반대로 감사투자를 아끼는 기업은 이 할인 효과를 못 받는다는 뜻이다.

최운열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높은 상속·증여세 부담이 기업의 자발적인 감사투자를 가로막는 유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그는 대주주 입장에서 회계투명성이 나에게도 유리하다는 생각이 들어야 감사비용을 기꺼이 지불할 인센티브가 생긴다고 말했다.

달력과 체크리스트 앞에서 부자개미가 심사·감리 우선 고려와 중견 법인 인센티브 항목에 체크 표시를 하려는 장면
금융당국 대책의 확정 여부와 다음 감사보수 통계를 확인할 항목을 체크리스트로 정리했다.

금융당국은 왜 지금 개입하나

금융위원회는 회계법인 간 과도한 수임경쟁으로 감사시간을 무리하게 줄이면 회계부정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고, 합리적 이유 없이 현저히 적은 시간을 투입한 경우 심사·감리 대상 선정 때 우선 고려하기로 했다.

동시에 감사품질이 우수한 중견 회계법인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상위군 대형 상장사를 지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인센티브도 추진하고 있다. 가격보다 품질에 투자한 법인이 보상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모건스탠리자산운용도 지난해 11월 보고서에서 높은 상속세 부담이 지배주주 일가의 승계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낮게 유지하려는 유인을 줄 수 있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고착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이 흐름이 반대로 어긋날 수 있는 지점

금융당국의 심사·감리 우선 고려와 인센티브 방안이 실제로 시행돼 효과를 내면, 지금의 보수 하락세가 저절로 꺾일 수도 있다. 아직 구체적인 시행 시점과 세부 기준은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곽병진 원장은 무조건 상속세를 줄이자는 접근보다, 우리나라에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를 봐야 한다며 상속세 이슈가 얽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가연동 보상이 약한 국내 구조에서는 경영진도 회계투명성을 높여 자본비용을 낮출 유인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저가 수임의 부작용은 즉각 드러나지 않고 2~3년 시차를 두고 나타날 수 있다는 업계 관계자의 언급대로, 지금 시점에서 특정 기업의 회계 부실을 단정할 근거는 없다.

금융위 인센티브 방안 확정, 그때 확인할 것

금융위가 추진 중인 심사·감리 우선 고려 기준과 중견 회계법인 인센티브 방안이 구체적으로 확정되면, 그 세부 요건이 실제로 저가 수임 관행을 되돌릴 수 있는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다.

이 방안이 대형 상장사 지정 구조를 얼마나 바꾸는지, 그리고 다음 감사보수 통계가 하락세를 멈추는지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기사는 회계감사 시장의 구조적 흐름을 전한 것으로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는다. 감사품질 저하는 재무제표 신뢰도와 직결돼 개별 기업의 회계 부실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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