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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가 104㎡ 제쳤다, 대출규제가 만든 국민평형 쏠림

양반개미기자 0 8 0
서민개미가 아파트 실거래가 시세판 앞에서 전용84제곱미터 도장이 전용104제곱미터 시세를 덮어누른 것을 보고 놀라는 모습

서울 마포·강북·관악의 아파트 단지에서 전용 84㎡가 중대형보다 최대 6000만원 비싸게 팔리는 '가격 역전'이 잇따르고 있다. 대출 규제와 전월세난이 겹치면서 15억원 이하 국민평형에 실수요가 몰린 결과다.

뉴스 핵심

  • 상암월드컵파크 5단지 전용84㎡는 8월 16억원에 신고가로 팔려 같은 달 104㎡(15억4000만원)보다 6000만원 비싸졌다.
  • 7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15억원 이하 비중은 81.2%로 전월 대비 4.9%포인트 상승했다.
  • 동북권 8개구 신고가 거래 154건 중 51건(33.1%)이 전용84㎡에서 나왔다.
  • KB부동산 기준 60~85㎡ 이하 매매가는 올해 1~8월 7.0% 올라 135㎡ 초과(1.9%)의 세 배 넘게 상승했다.

84㎡가 104㎡를 앞질렀다, 상암·미아·봉천의 공통점

마포구 상암월드컵파크 5단지에서는 지난 7월 전용 84㎡가 13억5000만원에 팔려 같은 단지 전용 104㎡(14억6000만원)보다 1억1000만원 낮았다. 그런데 8월 21일 전용 84㎡가 16억원에 신고가로 손바뀜되면서 같은 달 15억4000만원에 거래된 104㎡보다 오히려 6000만원 비싸졌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8월 13일 전용 84㎡ 8층이 9억2300만원에 팔렸는데, 이는 하루 앞서 거래된 전용 114㎡ 17층(8억6500만원)보다 5800만원 높은 값이다.

관악구 봉천동 두산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7월 전용 84㎡가 13억6000만원에 손바뀜되며 같은 달 거래된 전용 114㎡(13억3800만원)를 넘어섰다. 인근 중개업소는 "30평형대는 거래가 활발해 가격이 오를 때 먼저 움직인다"고 전했다.

개미가 상암동 아파트 단지 게시판 앞에서 전용84제곱미터와 104제곱미터의 실거래가 시세표를 비교하는 모습
양반개미가 같은 단지의 84㎡와 104㎡ 실거래가를 나란히 비교한다.

내 대출한도가 집 크기를 정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15억원 이하 비중은 81.2%로 전월보다 4.9%포인트 뛰었다. 대출을 상대적으로 더 받을 수 있는 가격대로 매수세가 몰렸다는 뜻이다.

이는 지금 서울에서 집을 구하는 독자에게는 예산과 면적 선택지가 한 세트로 묶인다는 의미다. 15억원을 넘기면 대출 한도가 확 줄기 때문에 같은 예산이라면 면적을 낮춰서라도 15억원 아래에 맞추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신생아 특례 등 일부 정책대출도 전용 85㎡ 이하에만 적용된다. 상암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생아 특례 등 일부 정책대출이 전용 85㎡ 이하에 집중돼 젊은 수요자들이 30평형대를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개미가 대출 한도 계기판 바늘이 15억원을 가리키는 것을 보며 84제곱미터와 104제곱미터를 저울질하는 모습
양반개미가 15억원 경계의 대출 계기판과 거래 비중을 살펴본다.

전월세난이 떠민 '생존 매수', 국민평형이 받아냈다

한국부동산원 집계로 8월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가격 누적 상승률은 7.18%로, 매매 가격 상승률 7.33%와 거의 맞닿았다. 전셋값이 매매가를 바짝 뒤쫓으면서 세입자들이 매수로 돌아서고 있다.

길음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전월세 가격 상승과 퇴거 불안에 '집값이 더 오르기 전에 사는 게 낫다'며 매수로 돌아서는 세입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매매와 전세의 격차가 좁혀질수록 이런 '생존 매수'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동북권 8개 자치구(성동·광진·동대문·중랑·성북·강북·도봉·노원)의 지난달 신고가 거래 154건 가운데 전용 84㎡가 51건으로 33.1%를 차지했다. 세 건 중 한 건꼴로 국민평형에서 신고가가 나온 셈이다.

개미가 60에서 85제곱미터 구간 막대그래프 꼭대기에 올라서서 다른 면적대보다 높은 상승률을 자랑하는 모습
양반개미가 면적대별 상승률 가운데 가장 높은 60~85㎡ 막대를 가리킨다.

면적별로 뜯어보면, 중소형만 웃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1~8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전용 60㎡ 초과~85㎡ 이하 구간에서 7.0% 올랐다. 나머지 면적대는 상승 폭이 눈에 띄게 낮다.

같은 기간 전용 85㎡ 초과~102㎡ 이하는 2.7%, 102㎡ 초과~135㎡ 이하는 4.3%, 135㎡ 초과는 1.9% 오르는 데 그쳤다. 면적이 커질수록 오히려 상승률이 낮아지는 역전 구조다.

  • 60~85㎡ 이하 상승률: 7.0%
  • 85~102㎡ 이하 상승률: 2.7%
  • 102~135㎡ 이하 상승률: 4.3%
  • 135㎡ 초과 상승률: 1.9%
  • 15억원 이하 거래 비중: 81.2%(전월 대비 +4.9%포인트)
개미가 국회의사당을 배경으로 달력의 빈 날짜에 물음표 스티커를 붙이며 다음 확인 사항을 예고하는 모습
양반개미가 국회 심사 결과와 59㎡ 가격 역전을 다음 확인 항목으로 표시한다.

예전엔 반대였다, 왜 지금은 국평이 이기나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예전에는 중대형을 전세로 활용하거나 재건축을 기대하며 투자했지만 지금은 실거주를 전제로 집을 고르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임대 수익이나 재건축 기대보다 실거주 조건이 우선순위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가구원 수가 줄어든 데다 대출 규제로 구매력이 낮아지면서 30평형대 선호가 강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구 구조 변화와 대출 여력 축소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가격 역전 폭이 큰 단지 상당수는 1996~2005년 준공된 준구축·구축이었다. 낡은 중대형일수록 매수층이 얇아 가격이 더디게 움직이는 사이 국민평형이 먼저 치고 올라간 것으로 풀이된다.

세제개편 후폭풍, 강남과 외곽이 갈린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 3구에서는 고가 주택 매물이 늘어난 반면, 서울 외곽에서는 15억원 안팎 국민평형의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세제 부담을 피하려는 매도와 실거주 수요의 매수가 서로 다른 지역에서 동시에 나타나는 흐름이다.

송승현 대표는 "이후에는 생애 최초 매수자와 무주택자가 접근할 수 있는 59㎡의 가격이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국민평형에서 시작된 상승 압력이 더 작은 면적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비거주 1주택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상황을 봐야 한다"며 "임대사업자 관련 부분도 의견들이 더 있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비거주 1주택자 과세는 아직 국회 논의 중이라는 뜻이다.

정기국회 세제개편안 심사, 결론은 아직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정부 안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국민과 국회의 지적을 입법과 예산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비거주 1주택자와 임대사업자 관련 세제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로 조정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의미다.

정부는 이미 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을 당초 안보다 낮춘 상태다. 다만 실거주 중심으로 세제를 재편하는 기조 자체는 유지하고 있어, 국회 심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강남 고가·중대형과 외곽 중저가 국민평형의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회 심사에서 비거주 1주택 과세나 임대사업자 관련 조항이 실제로 어떻게 손질되는지가 다음 확인 포인트다. 결과에 따라 강남 매물 증가세와 외곽 국민평형 강세의 방향이 함께 바뀔 수 있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부동산 실거래가는 개별 단지·층·향에 따라 편차가 크고, 국회 세제 심사 결과에 따라 세부담과 대출 조건이 바뀔 수 있어 이 기사의 수치를 매수 판단의 유일한 근거로 삼지 않아야 하며 투자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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