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91달러 전망, 전략비축유는 10주 치 남았다
상상인증권은 4분기 평균 국제유가가 배럴당 9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전략비축유 방출 여력이 1982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면서, 11월 3일 중간선거 전 유가를 낮출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진단이다.
뉴스 핵심
- 상상인증권은 4분기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91달러로 전망했다.
- 미국 전략비축유는 2억9000만 배럴로 1982년 이후 최저이며, 3월 방출분 중 남은 물량은 4600만 배럴뿐이다.
- 현재 방출 속도(주당 450만 배럴)라면 11월 초 중간선거 무렵 남은 비축유가 소진될 것으로 예상됐다.
- 11월 3일 선거 전 휘발유값을 낮출 사실상 유일한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합의가 꼽혔다.
WTI가 하루 만에 5% 뛴 이유는 무엇인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1일 하루에만 5% 넘게 급등하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교전이 다시 시작된 여파다. 같은 날 유가 변동성을 나타내는 OVX 지수도 49까지 뛰었는데, 이는 시장이 단기간 안에 큰 가격 움직임을 예상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원유 선물의 만기 구조를 보여주는 WTI 12개월 스프레드도 지난달 28일 9.4달러에서 이달 1일 14.3달러로 벌어졌다. 상상인증권 최예찬 연구원은 이를 두고 "단기물 중심의 원유 수급 차질을 반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먼 미래보다 당장의 공급 불안이 가격에 더 크게 반영되고 있다는 의미다.
스프레드가 열흘도 안 되는 사이 4.9달러 넘게 벌어졌다는 것은, 시장이 단기 공급 차질을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유가가 단기간에 급하게 오른 만큼, 되돌림 역시 빠르게 나타날 수 있는 구간이라는 점도 함께 봐야 한다.
- WTI: 지난 1일 하루 5% 이상 급등, 배럴당 90달러 돌파
- OVX(유가 변동성 지수): 9월 1일 49까지 반등
- WTI 12개월 스프레드: 8월 28일 9.4달러 → 9월 1일 14.3달러
국내 정유·에너지 관련 자산엔 뭐가 달라지나
국제유가가 오르면 국내 정유사의 정제마진과 재고평가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원유·에너지 관련 ETF나 펀드를 담은 계좌의 평가금액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다만 이번 보고서에는 국내 정유주나 관련 ETF의 구체적인 수치는 담겨 있지 않다.
유가 상승이 이어지면 국내 주유소 판매가에도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경향이 있어, 자동차를 자주 쓰는 가계라면 유류비 지출이 늘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다만 국내 유류세 조정 여부 등은 이번 발표 범위 밖의 변수다.
4분기 고점 이후 2027년 평균 65달러로 유가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나온 만큼, 지금의 상승을 구조적인 추세로 단정하기보다는 선거를 낀 일시적 변동성 구간으로 보는 시각도 함께 짚어볼 만하다.
미국은 왜 전략비축유 카드를 다시 꺼내기 어려운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는 현재 2억9000만 배럴로, 1982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줄어든 상태다. 지난 3월 승인된 1억7200만 배럴 방출분 가운데 남은 물량은 4600만 배럴에 불과하다.
현재처럼 주당 450만 배럴씩 방출하는 속도가 이어진다면 남은 물량은 약 10주 만에 바닥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예찬 연구원은 이 속도라면 11월 초 중간선거 무렵 기존 방출분이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 조 바이든 행정부는 1억8000만 배럴을 방출하며 선거 전 휘발유 가격을 20% 끌어내린 전례가 있다. 하지만 지금 남은 비축유 규모로는 그때와 같은 폭의 대응이 어렵다는 게 최 연구원의 진단이다.
정유사 회동이나 베네수엘라 유전 개발 협상 같은 보완책도 거론되지만, 실제 공급이 늘어나기까지 시차가 있어 11월 3일 선거 전까지 효과를 내기는 힘들다는 분석이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에 사활을 건 이유
보고서는 11월 선거 전 휘발유값을 낮출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직접적 수단으로 호르무즈 해협 재개통 합의를 꼽았다. 이 해협은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이라, 통행 재개 여부 하나가 공급 물량 전체를 좌우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과 이란 모두 협상과 확전 사이에서 각자 얻을 게 있다는 점이다. 최예찬 연구원은 미국이 협상력을 높이려고 카르그섬 등 이란 인프라를 타격할 유인이 있고, 반대로 이란은 고유가로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패배를 유도하려는 유인이 있다고 짚었다.
양쪽 유인이 동시에 커지는 국면이라 협상 타결과 확전, 두 갈래 시나리오가 함께 무거워지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표현이다. 어느 한쪽으로 쉽게 기울지 않는 팽팽한 대치 상태로 볼 수 있다.
4분기 유가는 시나리오별로 어떻게 갈릴까
보고서는 4분기 유가 경로를 ▲선거 전 호르무즈 재개통 합의 ▲교착 상태의 저강도 교전 지속 ▲인프라 타격에 따른 확전, 세 갈래로 나눠 제시했다. 이 가운데 저강도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을 기본 시나리오로 판단했다.
이 기본 시나리오대로면 올해 안에 원유 공급이 정상 궤도로 돌아오긴 어렵다는 게 보고서의 판단이다. 그 결과로 하반기 평균 유가는 89달러, 4분기 평균은 91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동시에 미국 내 정치 변수도 얽혀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 집계 기준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39.5%로 최저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미국 보통 휘발유 평균 가격은 이미 갤런당 4달러선을 넘어선 상태다.
최 연구원은 8월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단기에너지전망(STEO) 재고 경로를 바탕으로 한 자체 수급 적정가 모델의 4분기 91달러 경로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저강도 교전이라는 특정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전망이라는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 하반기 평균 유가 전망: 배럴당 89달러
- 4분기 평균 유가 전망: 배럴당 91달러
- 2027년 평균 유가 정상화 전망: 배럴당 65달러
-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 갤런당 4달러선 돌파
11월 3일 중간선거, 그때까지 무엇을 볼까
이번 전망의 분수령은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다. 그 전까지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협상 여부, 그리고 남은 전략비축유 4600만 배럴이 실제로 언제 소진되는지를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주당 450만 배럴의 방출 속도가 유지되는지, 혹은 속도가 조정되는지도 확인 포인트다. 속도가 그대로면 앞서 계산한 대로 선거 무렵 비축유 방출분이 바닥나는 시점과 맞물리게 된다.
이 기사는 상상인증권 보고서 발표 시점의 전망을 담은 것으로, 이후 협상 진전이나 교전 확대 등 상황 변화가 생기면 추가로 갱신한다.
서학개미 기자 · 글로벌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특정 증권사의 유가 전망을 소개한 것으로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국제유가는 지정학적 사건에 따라 전망과 반대로 급변할 수 있고, 원자재·에너지 관련 자산에 투자할 경우 손실 가능성과 투자 판단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