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퇴직연금 야수 심장 됐다, IRP 원리금비보장 48%
5대 시중은행 퇴직연금(IRP)에서 원리금비보장 상품 적립금 비중이 48.1%까지 올라와 처음으로 절반에 육박했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은 올해 2분기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이 보장형 적립금을 이미 앞질렀다.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이 비중은 1년 전 29.3%에서 18.8%포인트 뛰었다.
뉴스 핵심
- 5대 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비중은 19%에서 37.7%로 늘어 IRP와 비슷한 폭으로 커졌다.
- 최근 1년 은행권 DC·IRP 적립금은 29.6% 늘었지만 증권사 15곳은 75.9% 급증해 격차가 벌어졌다.
- 원리금보장 상품 적립금은 오히려 3374억원 줄어 자금이 투자상품 쪽으로 이동했다.
- 지난달 말 5대 시중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왜 은행 퇴직연금도 공격투자로 돌아섰나
금융감독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개인형퇴직연금(IRP) 원리금비보장 상품 적립금은 42조37억원으로, 전체 87조4931억원의 48.1%를 차지했다. 작년 2분기에는 이 비중이 29.3%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원리금보장 상품 적립금은 오히려 3374억원 줄었다. 신규 자금과 기존 자금 상당수가 예적금형에서 투자상품 쪽으로 옮겨갔다는 뜻으로 읽힌다.
은행권은 올해 6월 코스피가 9000선을 넘어서는 등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던 은행 퇴직연금 가입자들 사이에서도 수익 기회를 놓칠까 걱정하는 심리가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 IRP 원리금비보장 비중: 48.1%(작년 2분기 29.3%)
- 적립금 규모: 42조37억원 / 전체 87조4931억원
- 1년 증가폭: 18.8%포인트, 금액으로 23조637억원
- DC형 원리금비보장 비중: 37.7%(작년 19%)
내 퇴직연금 계좌 구성, 지금 어떻게 봐야 하나
이번 통계는 5대 은행 전체 평균이라 개별 계좌와는 다르다. 자신의 IRP·DC 계좌에서 원리금비보장 비중이 얼마인지는 은행 앱이나 창구에서 직접 확인해야 알 수 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0일부터 은행권 최초로 퇴직연금 계좌에서 ETF를 매도한 당일 다른 ETF를 살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부터 'ETF CHECK'와 연계해 하나원큐에서 ETF 실시간 호가와 시장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매매가 편해졌다고 비중을 바로 늘릴 이유는 아니다. 은퇴 시점까지 남은 기간과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 정도에 맞춰 원리금보장·비보장 비율을 스스로 따져볼 대목으로 볼 수 있다.
신한·하나은행은 왜 보장형을 넘어섰나
신한은행은 올해 2분기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이 12조1044억원으로 원리금보장 적립금 11조3812억원을 넘어섰다. 하나은행도 원리금비보장 10조86억원, 보장형 9조6732억원으로 같은 흐름을 보였다.
DC형에서도 비슷한 변화가 있었다. 5대 은행 DC형 원리금비보장 적립금은 10조4255억원에서 25조3701억원으로 늘어, 비중이 19%에서 37.7%로 18.7%포인트 커졌다.
IRP와 DC형 모두 거의 같은 폭으로 늘어난 점은 특정 은행 한두 곳의 쏠림이 아니라 업계 전반에서 동시에 일어난 변화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은행은 왜 증권사에 퇴직연금 고객을 뺏기나
최근 1년 사이 5대 시중은행의 DC·IRP 적립금은 119조3661억원에서 154조7343억원으로 약 29.6% 늘었다. 반면 증권사 15곳은 68조8649억원에서 121조1407억원으로 약 75.9% 급증해 은행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증권사 쪽 증가율은 은행권의 약 2.6배에 달하는 셈이다. 매경은 증권사가 선택 가능한 상품군이 넓고 이용 편의성도 높다는 점을 원인으로 짚었다.
은행들이 서둘러 ETF 매매 서비스를 개선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이탈 흐름을 막기 위한 대응으로 볼 수 있다.
3분기 조정장에서 이 흐름은 이미 꺾이고 있나
3분기 들어 증시 조정이 이어지면서 원리금비보장 비중이 다시 줄어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사상 처음으로 1000조원을 돌파했다. 증시에 머물던 자금이 다시 안정 자산으로 돌아오는 이른바 역(逆)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48.1%라는 수치는 2분기 말 시점의 스냅샷이라, 3분기 이후 통계가 나오기 전까지는 이 흐름이 이어질지 꺾일지 단정하기 어렵다.
9월30일 3분기 마감, 다음 통계에서 확인할 것
3분기(7~9월)는 9월30일 마감된다. 이후 금융감독원과 각 은행이 공개할 3분기 퇴직연금 적립금 통계에서 48.1%가 유지되는지, 역머니무브로 다시 꺾이는지가 갈릴 전망이다.
신한·하나은행의 원리금비보장 우위가 계속되는지, 증권사로의 이동 속도(75.9%)가 둔화되는지도 함께 볼 지표다.
새 통계가 나오는 대로 이 글에 이어서 갱신한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퇴직연금 원리금비보장 상품은 ETF·펀드 등 투자상품이라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고, 과거 증시 호황기 수익률이 앞으로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계좌별 비중 조정은 은퇴 시점과 손실 감내 수준을 스스로 따져 판단할 문제이며, 이 기사는 특정 상품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