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반년 만에 감소, 정책대출 빼면 딴 얘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9월 3일 기준 781조3천916억원으로 8월 말보다 7천276억원 줄어 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다만 이 감소는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이 주택금융공사 계정으로 옮겨지며 나타난 착시에 가깝고, 정책대출을 뺀 은행 자체 가계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천87억원 늘었다.
뉴스 핵심
-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9월 3일 기준 781조3천916억원으로 8월 말보다 7천276억원 줄어 6개월 만에 감소했다.
- 정책대출을 뺀 은행 자체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8천796억원으로 오히려 1천87억원 늘었다.
- 5대 은행의 남은 대출 여력은 약 2천억원에 불과해 기존 규제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 정기예금 잔액은 998조8천358억원으로 8월 말보다 6조3천961억원 줄어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됐다.
숫자로는 감소, 속을 보면 착시다
9월 3일 기준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81조3천916억원으로, 8월 말 782조1천192억원보다 7천276억원 줄었다. 3영업일치 집계이지만 방향은 뚜렷하다.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은 지난 3월(-1천364억원) 이후 6개월 만이다. 정부가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완화한 시점과 겹쳐 눈에 띈다.
그런데 정책대출을 뺀 은행 자체 가계대출 잔액은 651조8천796억원으로, 8월 말 651조7천709억원보다 1천87억원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권에서 취급한 보금자리론이 일정 규모 모이면 주택금융공사 계정으로 옮겨지는데 이달 초 이런 유동화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 통계가 내 대출 한도에 무엇을 바꾸나
당장 달라지는 것은 없다. 5대 은행은 이미 작년 말보다 6조9천96억원 늘려 쓴 상태라 남은 대출 여력이 2천억원 남짓에 불과해, 기존 대출 규제를 대부분 유지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올해 연간 가계대출 총량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1.5%에서 3.0%로 올리면서 5대 은행에 약 2조7천800억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은행별 목표치도 작년 말 대비 기존 약 4조3천400억원에서 7조1천100억원으로 늘었다.
그런데도 실제 대출 창구가 풀리지 않는 이유는 은행마다 자체 규제를 걸어놨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 7월 10일부터 전 지역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3억원으로 묶은 조치를 두 달째 풀지 않고 있다. 한 은행은 새 목표치를 적용해도 이미 5천억원 이상 초과한 상태로 전해졌다.
주담대는 줄고 신용대출은 왜 늘었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월 말 621조2천730억원에서 9월 3일 620조5천151억원으로 7천579억원 줄었다. 이 중 집단대출도 149조2천970억원에서 149조2천648억원으로 321억원 감소했다.
반대로 개인 신용대출은 109조5천718억원에서 109조5천975억원으로 257억원 늘었다. 지난달 넉 달 만에 1천815억원 감소를 기록했다가 다시 증가로 돌아선 것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체 도입한 대출 규제 효과가 최근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같은 관계자는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공급이 재개되면 향후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정기예금은 왜 다시 1천조원 밑으로 내려갔나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9월 3일 998조8천358억원으로, 8월 말 1천5조2천319억원보다 6조3천961억원 줄었다.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예금이 70조원 가까이 급속히 불어난 뒤 5개월 만에 감소로 전환된 셈이다.
반면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 잔액은 8월 말 125조5천388억원에서 130조5천476억원으로 5조원 넘게 늘었다. 목돈이 정기예금에서 대기성 자금으로 옮겨간 흐름으로 읽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판 예금 판매분이 거의 소진됐고 시장금리 상승세도 다소 둔화한 것을 배경으로 꼽았다. 예금 이탈이 대출 여력이나 대출금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이달 통계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 가계대출 잔액: 781조3천916억원(9월 3일), 782조1천192억원(8월 말)
- 정책대출 제외 잔액: 651조8천796억원(9월 3일), 651조7천709억원(8월 말)
- 정기예금 잔액: 998조8천358억원(9월 3일), 1천5조2천319억원(8월 말)
- 5대 은행 추가 대출 여력: 약 2천억원
다음 달 초 발표될 9월 전체 통계, 그때 확인할 것
이번 수치는 9월 들어 3영업일치 집계라 방향이 굳어졌다고 보기는 이르다. 다음 달 초 나올 9월 전체 월간 집계에서 정책대출을 뺀 은행 자체 대출이 계속 늘어나는지, 감소 흐름이 유지되는지를 가려봐야 한다.
집단대출 공급 재개가 실제로 주택담보대출 증가로 이어지는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은행권 관계자 스스로 이 가능성을 언급한 만큼, 10월 초 발표되는 8월 대비 9월 전체 집계가 다음 확인 시점이 된다.
KB국민은행의 3억원 주택담보대출 한도 조치가 언제 풀리는지도 변수다. 두 달째 유지되고 있는 이 조치의 완화 여부가 대출 문턱을 다시 낮출지 가늠하는 신호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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