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갱신 갱신권 포기하면 보증금 인상 4683만원
서울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쓰지 않고 전세를 다시 계약한 세입자 대부분이 보증금을 더 얹어줬다. 인상액은 평균 4683만원으로 2년 전 계약보다 늘어난 수준이다.
뉴스 핵심
-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4576건 중 갱신권 미사용은 2093건(45.7%)이었다.
- 갱신권 미사용 계약의 87.7%가 보증금을 올렸고, 동결 11.2%·인하 1.1%였다.
- 종로구 평균 인상액이 1억2203만원으로 서울 25개 구 중 가장 컸다.
-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지난해 말보다 12.4%(2876건) 줄었다.
갱신권을 포기한 계약, 왜 열에 아홉이 보증금을 올렸나
국토교통부가 6일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 갱신계약 4576건 가운데 계약갱신요구권을 쓰지 않은 계약은 2093건으로 전체의 45.7%였다. 나머지 절반가량은 5% 인상 상한이 적용되는 갱신요구권을 그대로 썼다는 뜻이다.
갱신권을 쓰지 않은 2093건 가운데 보증금이 오른 사례는 1835건, 비율로 87.7%에 달했다. 보증금을 그대로 둔 계약은 234건(11.2%), 오히려 낮추은 계약은 24건(1.1%)에 그쳤다.
갱신요구권을 쓰지 않으면 5% 상한 규정을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집주인과 세입자가 합의하는 대로 보증금을 정할 수 있다. 실제 평균 인상액은 4683만원(9.1%)으로, 갱신요구권을 쓴 계약의 평균 인상액 2744만원보다 1900만원가량 많았다.
- 갱신계약 총건수 4576건 · 갱신권 미사용 2093건(45.7%)
- 미사용 계약 중 보증금 인상 87.7% · 동결 11.2% · 인하 1.1%
- 평균 인상액 4683만원(9.1%) · 갱신권 사용 시 평균 인상액 2744만원
내 지역 전세는 얼마나 올랐나
자치구별 격차가 컸다. 평균 보증금 인상액이 가장 큰 곳은 종로구로 1억2203만원에 달했고, 광진구(8393만원)·강남구(8069만원)·용산구(8015만원)·송파구(7771만원)·성동구(7695만원)가 뒤를 이었다.
단지 단위로 보면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진다. 성북구 꿈의숲아이파크 전용 84㎡는 2년 전 5억2500만원이던 전세 보증금이 지난 7월 8억2500만원으로 3억원 뛰었다.
서초구 래미안 리더스원 전용 114㎡도 보증금이 3억7000만원 올라 23억5000만원에 갱신 계약이 신고됐다.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학군지 세입자들이 자녀의 학교·학원 문제로 같은 생활권에 머물기를 원해 보증금이 올라도 갱신 계약을 우선한다고 전했다.
전세 매물은 왜 줄었나 — 토지거래허가구역의 그림자
전세 보증금이 오른 배경으로는 매물 감소가 꼽힌다. 지난해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아파트 매수자는 일정 기간 실거주해야 해, 매입한 주택을 곧바로 전세로 내놓기 어려워졌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387건으로, 지난해 말 2만3263건보다 2876건(12.4%) 줄었다.
매물이 줄어드는 사이 전셋값은 뚜렷하게 올랐다. KB부동산 집계에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12월보다 7.59% 상승해, 전국 평균 상승률 3.58%의 두 배를 웃돌았다.
보증금 대신 월세를 얹는 세입자들
목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려운 세입자는 보증금 인상분 일부를 월세로 돌리기도 한다. 지난 7월 순수 전세에서 월세가 포함된 계약으로 바뀐 갱신 사례는 366건이었고, 이 가운데 기존 보증금을 유지하면서 월세를 추가한 계약이 248건이었다.
서초래미안 전용 84㎡가 대표적이다. 2년 전 보증금 10억원에 전세 계약을 맺었던 이 집은 지난 7월 보증금 10억원을 그대로 둔 채 월세 60만원을 더하는 조건으로 갱신됐다.
보증금을 한꺼번에 올려주기 부담스러운 세입자일수록 이런 반전세 전환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목돈 대신 매달 나가는 돈이 늘어나는 구조라 가계부에 미치는 영향은 계약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이 흐름이 내 지갑에 미치는 것
갱신 시점에 계약갱신요구권을 쓸지 말지는 세입자 본인의 선택이지만, 이번 통계는 그 선택이 보증금 규모를 크게 가른다는 것을 보여준다. 5% 상한을 포기하고 합의 재계약으로 넘어가면 인상 폭이 상한을 훨씬 웃돌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학군지나 인기 단지에 눌러앉아야 하는 세입자는 협상력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종로·강남·용산처럼 인상액이 큰 자치구에 거주 중이라면 다음 갱신 시점에 필요한 목돈 규모를 미리 가능해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책이 된다.
보증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렵다면 월세 전환도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이는 매달 고정 지출이 늘어나는 결정이라 장기 주거비 계산을 다시 해봐야 한다.
다음 달 국토교통부 8월 갱신계약 통계, 그때 확인할 것
이번 수치는 7월 한 달치다. 가을 이사철 수요가 본격화하는 8~9월 통계가 나오면 갱신권 미사용 비율과 인상액이 더 커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준점이 된다.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남혁우 연구원은 “서울 전세 매물은 실거주 의무와 입주 감소에 따라 단기간에 증가하기 어렵다”며 “임차인의 주거비는 전셋값과 월세 전환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매물 감소와 전셋값 상승, 반전세 전환이 함께 맞물리는 흐름이라 다음 달 발표되는 국토교통부 월간 갱신계약 통계에서 같은 추세가 이어지는지가 관전 포인트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이 기사는 특정 지역이나 단지의 전세·매매 계약을 권유하지 않는다. 자치구 평균 인상액은 단지·평형별 편차가 크고, 향후 매물·전셋값 흐름은 정책과 입주 물량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계약 전에는 등기부등본과 실거래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이 기사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특정 종목이나 상품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과 그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으며, 투자에는 원금 손실 위험이 따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