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전세 오픈런 43시간, 신축값 1억 싸다
대구 달서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2차 전세분양 현장에 43시간째 대기줄이 이어졌다. 주변 구축 아파트보다 최대 1억원 싼 가격에 250여명이 몰렸다.
뉴스 핵심
- 대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2차 전세분양에 250여명이 몰려 최대 43시간 대기했다.
- 84㎡ 전세금은 2억2200만~2억6000만원으로 주변 구축 시세 3억원보다 낮다.
- 이 물량은 준공 후 미분양 해소용 CR리츠로 공급된 990가구(1차 550·2차 440)다.
- 대구 준공 후 미분양은 7월 말 기준 3481가구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200m 대기줄, 무엇을 잡으려 밤을 새웠나
대구 달서구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분양사무소 앞에 8일 오전 8시 기준 250여명이 줄을 서 있었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시작하는 선착순 동·호수 지정 전세 계약을 기다리는 사람들로, 대기줄은 200m를 넘어섰다.
대기줄은 지난 6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됐다. 우산과 텐트, 그늘막, 캠핑용 의자까지 등장하며 장사진을 이뤘고, 가장 먼저 자리를 잡은 사람은 최대 43시간을 기다린 셈이 됐다.
이번은 두 번째다. 지난 6월 17일 열린 1차 전세 분양 때도 하루 전부터 오픈런이 벌어졌고, 이번 2차 분양까지 3개월 만에 같은 장면이 재현됐다.
내 전세 계약이라면 얼마나 아끼나
전용면적 84㎡ 전세금은 2억2200만~2억6000만원이다. 달서구 일대 구축 아파트의 같은 평형 전세 시세가 3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신축을 더 낮은 값에 구할 수 있는 구조다.
113·117㎡는 전세금이 3억~3억3000만원으로, 같은 평형 구축 전세 시세 4억5000만원과 비교하면 격차가 1억원을 넘는다.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지원까지 걸려 있어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 회수 안전판이 하나 더 붙는 셈이다.
계약 기간은 기본 2년이고, 계약갱신권을 쓰면 2년을 더해 최대 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신축 아파트를 4년간 시세보다 낮은 값에 묶어둘 수 있다는 점이 실수요자를 오픈런까지 끌어낸 배경이다.
이런 전세 물량이 왜 지금 나왔나
이 단지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를 처리하기 위한 기업구조조정(CR) 리츠 물량이다. 990가구(1차 550가구·2차 440가구) 전체가 CR리츠를 통해 임대로 공급된다.
CR리츠는 투자자들의 자금을 모아 미분양 아파트를 사들인 뒤 임대로 운영하다,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면 매각해 차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2009년과 2014년 건설 경기 침체기에 운영된 뒤 자취를 감췄다가 2024년 국토교통부가 다시 도입했다.
이번 상인푸르지오 센터파크 공급은 제도 재도입 이후 2년 만에 실제 임대 물량으로 나온 첫 사례다. 국토부는 운용사의 자금 조달 비용을 낮춰 사업성을 개선하도록 모기지 보증도 지원하고 있다.
숫자로 보는 대구 미분양의 규모
대구는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이다. 7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는 4278가구이며, 이 가운데 준공 후 미분양(‘악성 미분양’)이 3481가구로 17개 시·도 중 가장 많다.
전체 미분양 4278가구 중 준공 후 미분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1%에 이른다. 다 지어놓고도 4채 중 3채 이상이 주인을 못 찾은 상태라는 뜻이다.
이런 재고를 배경으로 나온 CR리츠 물량에 250여명이 몰려 43시간을 기다렸다는 사실은, 미분양 재고와 실수요 사이의 가격 격차가 그만큼 컸다는 신호로 읽힌다.
- 2차 전세 분양 물량: 440가구
- 최대 대기 시간: 43시간
- 84㎡ 전세금: 2억2200만~2억6000만원
- 대구 준공 후 미분양: 3481가구(7월 말 기준)
이 흐름이 어긋날 수 있는 지점
CR리츠는 임대 기간이 끝난 뒤 부동산 경기가 회복돼야 매각 차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대구가 여전히 전국에서 준공 후 미분양 부담이 가장 큰 지역이라는 점은, 회복 시점이 늦어질 경우 사업성이 흔들릴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오픈런은 저렴한 가격과 HUG 보증이라는 조건 위에서 벌어졌다. 이 조건이 3차 이후 물량에도 그대로 유지될지는 이번 기사에 나온 사실만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40대 주부 A씨처럼 1차 때 정보를 놓쳐 계약 기회를 놓친 사례도 있었다. 오픈런 구조 자체가 선착순인 만큼, 앞으로도 정보를 늦게 접한 수요자는 같은 방식으로 밀려날 수 있다.
9월 8일 오전 10시 동호수 지정, 그 결과로 갈릴 것들
8일 오전 10시부터 선착순 동·호수 지정이 시작됐다. 이 시점부터 440가구가 실제로 어떤 순번까지 소진되는지가 이번 2차 분양의 마무리 지점이다.
1차 분양 550가구가 오픈런 속에 계약을 완료했던 전례가 있는 만큼, 2차 440가구의 소진 속도와 대기 순번 마감 지점이 이번 CR리츠 물량의 인기를 가늠하는 다음 확인 포인트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CR리츠는 임대 후 매각 차익을 전제로 한 상품이라 대구 부동산 경기 회복이 늦어지면 사업성이 달라질 수 있고, 전세 계약도 개인의 자금 사정과 지역 시세 변동을 스스로 따져 판단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