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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2년 만에 네 명 중 한 명꼴로 아이 환자가 빠졌다

동학개미기자 0 14 0
의료비 결제 금액은 2023년보다 2025년 16.9% 늘었다

병원에 더 자주 가서 의료비가 늘어난 것이 아니다. 2025년 의료비 결제 금액은 2023년보다 16.9% 늘었지만 결제 건수는 6.8% 늘어 한 번 갈 때 쓰는 돈이 커졌다. 아이 진료는 25.5% 줄고, 성형외과·한의원·정신건강의학과처럼 스스로 골라서 가는 진료가 두 자릿수로 늘었다.

뉴스 핵심

  • 의료비 결제 금액은 16.9% 늘었지만 건수는 6.8% 늘어, 한 번 진료에 쓰는 돈이 커졌다.
  • 성형외과(22.4%)·한의원(18.0%)·정신건강의학과(15.6%) 같은 선택형 진료가 증가를 이끌었다.
  • 소아청소년과 방문은 25.5% 줄어 저출생이 진료과 수요를 직접 깎았다.
  • 수도권 15개 대형병원 이용객 절반은 지방 거주자였다.

의료비는 왜 병원 간 횟수보다 빨리 늘었나

결제 금액은 16.9% 늘었는데 결제 건수는 6.8% 늘었다. 두 숫자의 간격이 이 데이터의 첫 번째 이야기다.

건수보다 금액이 두 배 넘게 빨리 뛰었다면, 병원 문턱을 더 자주 넘은 것보다 한 번 넘을 때 내는 돈이 커진 쪽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봐야 한다.

동네 의원에서 감기약 처방받고 몇천 원 내던 결제와, 시술이나 비급여 검사로 수십만 원을 긁는 결제는 똑같이 '1건'이다. 건당 금액이 크게 뛰는 진료과가 늘면 전체 의료비는 방문 횟수와 따로 논다.

분석은 NH농협은행이 2023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농협카드 고객 1509만명의 결제 약 5억3000만건을 들여다본 결과다.

2년 새 방문 증가: 성형외과 22.4%, 한의원 18.0%, 정신건강의학과 15.6%
2년 새 방문 증가: 성형외과 22.4%, 한의원 18.0%, 정신건강의학과 15.6%

내과 19.2%, 가장 많이 가는 병원은 여전히 동네 내과다

지난해 방문 비중 1위는 내과(19.2%)였다. 정형외과(17.5%), 한의원(17.0%), 치과(13.9%), 이비인후과(8.8%)가 뒤를 이었다.

상위 다섯 곳은 아프면 가는 곳, 안 가면 버티기 어려운 곳이다. 감기·소화기 질환부터 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 관리까지 내과가 받아낸다.

이 순위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사람이 늙을수록 내과와 정형외과를 찾는 발길은 늘면 늘었지 줄 이유가 없다.

선택형 진료는 비급여 비중이 높아 한 번 결제 금액이 크기 쉽다
선택형 진료는 비급여 비중이 높아 한 번 결제 금액이 크기 쉽다

성형외과·한의원·정신건강의학과, 골라서 가는 진료가 달렸다

2년 새 방문이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성형외과로 22.4%였다. 한의원이 18.0%, 정신건강의학과가 15.6%로 뒤따랐다.

셋의 공통점은 '안 가도 당장 큰일은 없지만 가기로 마음먹은' 진료라는 데 있다. 외모, 체질 관리, 마음 건강에 돈을 쓰겠다는 선택이 카드 명세서에 찍힌 것이다.

앞 절의 수수께끼도 여기서 풀린다. 이런 진료는 비급여 비중이 높아 한 번 결제 금액이 크기 쉽다. 금액이 건수를 앞지른 배경으로 읽을 수 있다.

정신건강의학과가 두 자릿수로 늘었다는 건 문턱이 낮아졌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예전 같으면 참고 넘겼을 사람이 이제 진료실 문을 연다.

꼭 가야 하는 진료는 제자리, 골라서 가는 진료는 커지고 인구가 빠진 자리는 줄었다
꼭 가야 하는 진료는 제자리, 골라서 가는 진료는 커지고 인구가 빠진 자리는 줄었다

소아청소년과 25.5% 감소, 저출생은 병원 대기실부터 비웠다

소아청소년과 방문 건수는 2023년보다 25.5% 줄었다. 모든 진료과 중 가장 큰 감소다. 농협은행은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 여파로 분석했다.

2년 만에 네 명 중 한 명꼴로 아이 환자가 빠졌다. 전체 병원 이용이 늘어나는 와중에 홀로 거꾸로 간 과목이다.

동네 소아과 대기실이 한산해졌다는 체감은 기분 탓이 아니었다.

30대가 가장 많이 찾은 진료과가 소아청소년과라는 점도 같은 그림이다. 부모 세대의 결제가 곧 아이 진료이고, 아이가 줄면 그 결제가 통째로 사라진다.

20대 치과, 70대 한의원… 나이별로 누가 어디에 돈을 쓰나

20대는 치과, 30대는 소아청소년과, 40~60대는 내과, 70대 이상은 한의원을 가장 많이 찾았다. 인생 단계가 곧 진료과 순서다.

성형외과 통념도 한 번 뒤집힌다. 방문 비중이 가장 높은 연령은 50대로 26%였다. 20대 15%, 30대 14%보다 많다.

그렇다고 젊은 층의 비중이 작은 건 아니다. 전체 진료과에서 2030세대 비중은 16%인데 성형외과에선 29%로 약 2배다.

결국 성형외과는 두 개의 손님층을 가졌다. 수로는 50대가 앞서고, 쏠림으로는 2030이 앞선다.

수도권 15개 대형병원 이용객 절반이 지방에서 올라온다면 무엇이 보이나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수도권 15개 대형병원 이용객을 보면 경기도 거주자가 34.0%, 서울 거주자가 16.0%였다. 나머지 50%는 지방 거주자다.

지방 가운데서는 충남(7.4%), 강원(6.4%), 경북(6.0%), 전남·광주(5.9%), 충북(5.8%) 순이었다.

새벽 KTX를 타고 올라와 진료 10분을 받고 내려가는 원정 진료의 장면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교통비와 하루치 일당까지 치면 지방 환자의 실제 의료비는 카드 결제액보다 크다.

동네에서는 아이가 줄어 소아과가 비고, 큰 병은 서울로 올라간다. 두 흐름 모두 지역 의료의 손님을 빼 가는 방향이다.

카드 명세서가 말해 준 의료 수요의 새 지도

이 데이터가 그린 지도는 단순하다. 꼭 가야 하는 진료는 제자리를 지키고, 골라서 가는 진료는 커지며, 인구가 빠진 자리는 줄어든다.

가계 입장에서 의미는 분명하다. 의료비는 이제 '아플 때 드는 돈'만이 아니라 '쓰기로 고르는 돈'이 늘어나는 항목이다. 그래서 건수보다 금액이 빠르게 불어난다.

병원 산업을 지켜보는 투자자라면 전체 의료비 증가율보다 어느 진료과로 돈이 옮겨 가는지를 보는 편이 정확하다. 같은 '병원'이라도 소아청소년과와 성형외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동학개미 기자 · 생활 밀착형 시장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NH농협은행 카드 결제 데이터를 해석한 것으로 특정 병원·의료 관련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한 카드사 고객 기준 표본이라 전체 의료시장과 다를 수 있으며, 투자 판단과 그 책임은 독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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