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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카본, LNG선 화물창이 새면 버티는 2차 방벽을 만든다

서학개미기자 0 9 0

한국카본, LNG선 화물창이 새면 버티는 2차 방벽을 만든다

한국카본(017960): 낚싯대 탄소섬유 소재로 출발해 LNG선 화물창 2차 방벽(트리플렉스·경질 2차 방벽)을 만드는 회사가 된 경로, 최대 이익과 줄어드는 수주잔고, 감액배당 재원. 계기는 2026-10-01 분기배당 결정 커버 — 한국카본, LNG선 화물창이 새면 버티는 2차 방벽을 만든다

LNG를 실어 나르는 배의 짐칸은 거대한 보온병이다. 천연가스는 영하 163도 아래에 붙잡아 둬야 액체로 남는다. 그래서 짐칸 벽은 여러 겹으로 짓는다.

가스에 직접 닿는 맨 안쪽은 주름진 스테인리스 판이다. 그 뒤에 보온층이 있고, 다시 그 뒤에 알루미늄 박 양면에 유리섬유 천을 붙인 얇은 판이 한 겹 더 있다. 배가 흔들려 출렁이는 LNG가 안쪽 벽을 때리다 금이 가면, 새어 나온 가스를 받아 내는 것이 이 판이다. 이것을 2차 방벽이라고 부른다.

한국카본(017960)이 이 판을 만든다. 보냉재는 삼성중공업(010140)·한화오션(042660)·HD현대중공업의 도크로 들어간다. 10월 1일에는 주당 100원 분기배당을 공시했는데, 그 100원은 올해 번 이익이 아니라 자본 쪽 장부에서 옮겨 온 돈에서 나간다.

한국카본은 단열재 회사로 불리지만 40년 동안 판 물건은 하나다. 얇은 섬유 천을 수지나 접착제로 겹쳐 굳힌 판이다. 그 판이 낚싯대에 들어가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LNG선의 마지막 벽에 들어간다. 판이 어디에 붙느냐가 이 회사의 매출과 위험을 함께 정해 왔다.

낚싯대 소재로 일본 제품과 맞섰다

한국카본(017960): 낚싯대 탄소섬유 소재로 출발해 LNG선 화물창 2차 방벽(트리플렉스·경질 2차 방벽)을 만드는 회사가 된 경로, 최대 이익과 줄어드는 수주잔고, 감액배당 재원. 계기는 2026-10-01 분기배당 결정 — 낚싯대 소재가 화물창으로 도판

한국카본은 1984년 탄소섬유와 합성수지를 만들려고 세운 회사다. 첫 물건은 낚싯대와 테니스 라켓에 들어가는 카본 시트였다. 산업용 탄소섬유 소재를 국내에 처음 들여온 회사이고, 시장을 쥐고 있던 일본산과 기술은 비슷하면서 값은 낮은 소재로 파고들었다.

1980년대 한국카본 소재는 세계 낚싯대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1987년에는 500만불 수출탑을 받았다. 다음은 골프채 샤프트였다. 탄소섬유 샤프트 소재를 일본에 팔기 시작해 1년 만에 그 시장의 30%를 가져갔다.

낚싯대와 골프채 샤프트는 요구가 같다. 크게 휘어도 부러지지 않아야 하고, 가벼워야 한다. 한국카본은 그 요구를 맞추는 섬유판을 레저용품의 모양으로 팔았다.

그 장사를 흔든 것은 값싼 중국산 낚싯대였다. 2000년대 초 한국 조선소들이 다시 일감을 쌓기 시작할 무렵, 한국카본은 같은 섬유 기술을 배 안으로 들고 갔다.

유리섬유와 알루미늄 한 장이 가스를 붙잡는다

한국카본(017960): 낚싯대 탄소섬유 소재로 출발해 LNG선 화물창 2차 방벽(트리플렉스·경질 2차 방벽)을 만드는 회사가 된 경로, 최대 이익과 줄어드는 수주잔고, 감액배당 재원. 계기는 2026-10-01 분기배당 결정 — 가스를 붙잡는 마지막 판 도판

한국카본이 자재를 대는 화물창은 프랑스 GTT가 설계한 멤브레인 방식이다. 한국카본은 GTT의 멤브레인형 보냉재 생산 인증을 갖고 있다. 이 회사에게 그 인증이 조선소 도크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일본산 자재를 대신할 수 있다고 보고 개발에 들어갔고, GTT의 최종 승인을 받아 생산을 시작하자 계약이 몰렸다. 2004년 749억원이던 매출이 2005년 1,142억원으로 처음 1,000억원을 넘었다.

이 회사의 몫이 가장 또렷한 자리가 2차 방벽이다. 마크III 방식 화물창의 벽은 안쪽부터 1차 방벽(스테인리스), 보온층(강화 폴리우레탄 폼), 2차 방벽, 다시 보온층, 그리고 선체 순서다. 2차 방벽은 트리플렉스라고 부르는데, 알루미늄 박 양면에 유리섬유 천을 붙인 판이다.

알루미늄 박은 가스가 지나가지 못하게 막고, 유리섬유 천은 그 얇은 박을 보강한다. 어려운 것은 둘을 붙이는 일이다. 영하 163도와 상온을 오가는 동안 접착이 성질을 잃지 않아야 한다. 한국카본은 이 판을 유리섬유 강화 폴리우레탄 폼과 한 몸으로 만든 단단한 2차 방벽을 내놨고, 2024년 11월 기준 이 제품을 양산하는 곳은 세계에서 한국카본뿐이다.

낚싯대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얇은 섬유 천을 다른 재료와 겹쳐 붙여 혼자서는 못 버틸 힘을 견디게 만든다. 낚싯대가 견딘 것은 물고기의 당김이었고, 화물창의 판이 견디는 것은 안쪽 벽이 깨졌을 때 덮쳐 오는 영하 163도의 가스다. 2023년에는 자회사 한국신소재를 합병해 유리섬유와 탄소섬유 소재 생산까지 안으로 들였다. 판의 재료부터 완성된 판까지 한 회사 안에서 나온다.

시장은 좁고 단단하다. 국내 LNG선 보냉재는 한국카본과 동성화인텍이 사실상 나눠 갖고, 한국카본은 LNG선을 짓는 국내 조선 3사 모두에 납품한다. 2016년까지 약 100척에 보냉재를 댔고, 그해 매출 2,551억원 가운데 60%가 LNG 보냉재였다.

이익이 가장 높을 때 일감 장부는 얇아지고 있다

한국카본(017960): 낚싯대 탄소섬유 소재로 출발해 LNG선 화물창 2차 방벽(트리플렉스·경질 2차 방벽)을 만드는 회사가 된 경로, 최대 이익과 줄어드는 수주잔고, 감액배당 재원. 계기는 2026-10-01 분기배당 결정 — 이익은 늘고 일감 장부는 얇아졌다 도판

지금 숫자는 이 회사 역사에서 가장 좋다. 2025년 연결 매출은 9,088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5% 늘었고, 2025년 영업이익 1,309억원은 1년 전의 2.9배다. 2026년 1분기 영업이익률 19.4%는 2020년 이후 가장 높았고, 2분기 영업이익 504억원은 1년 전보다 60% 많다. 수익성이 높은 2차 방벽 납품이 이어진 것이 컸다.

같은 기간 일감 장부는 반대로 움직였다. LNG 보냉재 수주잔고는 15억5,878만달러(2023년 말)에서 11억6,110만달러(2026년 상반기 말)로 25.5% 줄었다. 1분기 매출이 5.7% 줄어든 것도 조선소의 인도 일정이 조정된 탓이었다.

화물창 자재는 배가 주문된 뒤 오랜 시간에 나눠 나간다. 2026년 5월 한화오션과 맺은 720억원 계약은 납품 기간이 2027년 12월 26일까지다. 그러니 이 회사의 손익계산서는 이렇게 읽어야 한다. 올해의 이익은 몇 해 전 받아 둔 주문이 익어서 나온 것이고, 줄어든 수주잔고는 다음 몇 해 매출의 천장이 낮아졌다는 신호다.

한국카본은 이 달력을 이미 한 번 크게 겪었다. 2008년 금융위기로 LNG선 발주가 끊기자 매출이 2008년 2,139억원에서 2010년 1,078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경쟁사가 공장을 6개월 세우고 구조조정을 할 때, 회사 쪽 설명으로는 300여 명 가운데 한 명도 내보내지 않고 인력 재배치와 설비 통합으로 버텼다. 발주가 돌아온 뒤 2013년 LNG 부문 누적 수주는 1조원을 넘었다.

이번 100원은 번 돈이 아니라 자본에서 나간다

10월 1일 공시한 분기배당은 주당 100원, 모두 51억6,765만원이다. 9월 30일 주주명부에 이름이 있던 주주가 10월 16일 받는다. 시가배당률은 0.5%다.

재원이 평소와 다르다. 회사는 2025년 11월 26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자본준비금을 이익잉여금으로 옮겨 두었고, 이번 배당은 그렇게 옮긴 돈에서 나간다. 이런 배당을 감액배당이라고 하며, 받는 주주에게 배당소득세가 붙지 않는다.

자본준비금은 장사로 번 돈이 쌓이는 칸이 아니다. 주식을 발행할 때 액면가를 넘겨 받은 돈 같은 것이 모이는 칸이다. 이번 100원은 이익의 몫이라기보다 주주가 회사에 넣어 둔 돈의 일부가 세금 없이 돌아오는 돈에 가깝다. 이익이 가장 많은 해에 나온 배당이지만, 그 크기는 올해 이익이 아니라 미리 옮겨 둔 금액에 기대고 있다.

섬유판이 붙을 다음 자리

한국카본은 LNG선 밖에서도 판을 붙일 자리를 찾고 있다. 탄소섬유 블레이드와 스포츠용품, 항공·방산 부품용 복합소재를 만들고, 무인기 소재 개발에도 나섰다. 미국 법인에는 생산능력을 넓히려고 약 300억원을 넣었다. 겨냥하는 곳은 방산과 항공 소재다.

이익의 설명은 아직 화물창 쪽에 있다. 올해 2분기 이익을 끌어올린 것도 2차 방벽 납품이었다. 지금 한국카본의 돈은 조선 3사 도크에서 나오고, 그 도크의 일감은 세계 어느 항구에서 LNG선 주문서에 서명하느냐에 달려 있다.

낚싯대 속 섬유판은 물고기를 놓치지 않게 했고, 화물창 속 섬유판은 가스를 놓치지 않게 한다. 한국카본이 40년 동안 바꿔 온 것은 판이 아니라 판이 붙는 자리였다. 다음 자리를 찾기 전까지 이 회사의 달력은 LNG선 발주 달력과 같은 날짜로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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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분기배당 결정(2026.10.01), 낚싯대·골프채 샤프트에서 LNG 보냉재까지(2017.11.07), LNG선 화물창 구조(2014.07.25), 2차 방벽 세계일류상품·한국신소재 합병(2024.11.22), GTT 인증·조선 3사 납품, 트리플렉스·보냉재 시장(2025.10.26), 2025 사업보고서, 2025년 실적(2026.02.25), 2026년 1분기 수익성·미국 법인(2026.05.19), 2026년 2분기 실적(2026.08.14), 수주잔고 추이(2026.09.09), 한화오션 보냉자재 계약(2026.05.21), 무인기 소재 개발(2024.10.21). 공시 계기: 2026.10.01 현금ㆍ현물배당결정(분기배당).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일. 사업 구조에 관한 필자의 해석을 포함합니다. 수주잔고는 LNG 보냉재 부문 기준입니다. 매수·매도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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