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킷스튜디오 "가격보다 매수인 신뢰도"… 2,400억원 매각 깨지고 상대 바꿨다
버킷스튜디오(066410)가 10월 2일 최대주주가 바뀌는 주식양수도계약을 공시했습니다. 주식은 2023년 3월부터 거래가 멈춰 있어 이날도 시세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사겠다는 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주택담보대출 회사 NMSI입니다. 기업 문자 발송으로 연 매출 170억원대를 내는 회사, 그것도 3년 넘게 사고팔 수 없는 회사의 지분 32.77%에 1000억8650만원을 냅니다.
이 값은 문자 사업에 붙은 값이 아닙니다. 버킷스튜디오 지분을 쥐면 그 아래로 줄줄이 이어진 회사들을 쥐게 되고, 그 줄의 끝에 가상자산거래소 빗썸이 있습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3일.
버킷스튜디오 인수, 돈은 언제 얼마씩 들어오나
NMSI는 기존 최대주주 이니셜1호투자조합(4534만8357주)과 강지연 씨(2만1770주)에게서 보통주 4537만127주를 삽니다. 주당 2,206원, 합계 1000억8650만원입니다.
돈은 세 번에 나눠 냅니다. 계약금 300억원은 계약 후 7일 안에, 중도금 200억원은 2026년 12월 31일에, 잔금 500억8650만원은 2027년 2월 10일까지입니다.
최대주주가 실제로 바뀌는 예정일은 2027년 1월 14일입니다. NMSI는 사들인 주식을 3년 동안 팔지 않고 묶어 두겠다고 했습니다.
같은 32%가 1년 반 전엔 2,400억원이었습니다
이 지분이 시장에 나온 건 처음이 아닙니다. 2024년 12월 24일 최대주주 측은 특수목적법인 와비사비홀딩스와 지분 약 32.75%를 약 2,40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거의 같은 크기의 지분입니다. 값은 이번에 절반도 안 됩니다. 1,400억원가량이 빠졌습니다.
회사는 계약이 깨진 직후 이렇게 말했습니다. “2400억원이란 가격보다는 매수인의 신뢰도가 더 중요하다.” 이번 계약은 그 말대로 값을 내리고 상대를 바꾼 결과로 읽어야 합니다.
그 2,400억원은 왜 끝내 들어오지 않았나
와비사비홀딩스에 돈을 댄 회사는 스위치원과 코리아히트였습니다. 자본금이 각각 6억원대, 1억원대였습니다. 2,000억원대 잔금을 마련할 체급이 애초에 아니었습니다.
잔금 날짜는 한 차례 미뤄졌고, 그 뒤엔 중도금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매도인 측이 시정을 요구하고 10일을 기다린 끝에 2026년 4월 20일 계약을 해제했습니다.
그 전에도 상대는 자주 바뀌었습니다. 2024년 10월부터 12월 사이 우선협상대상자가 엘케이파트너스, 스위치원, 와비사비홀딩스 순으로 두 달 만에 두 번 교체됐습니다.
깨진 계약의 뒷감당은 회사 몫이었습니다. 계약 체결을 공시해 놓고 해제를 공시했다는 이유로 5월 19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았습니다. 이미 쌓인 벌점이 7.5점이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그때 “거래 재개를 위해 최선을 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재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번 상대 NMSI는 어떤 회사인가
NMSI는 2008년 12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세워진 주택담보대출 전문 금융사입니다. 대표 Jae Woong Chong이 지분 100%를 갖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자산총계 1조7562억원, 자본총계 9338억원, 매출 1850억원, 당기순이익 298억원입니다. 자본금 1억원대 회사가 끼어 있던 지난번과는 출발선이 다릅니다.
이번 인수 대금은 NMSI 자기자본의 10.7%쯤 됩니다. 7월 28일 매각주관사 삼정회계법인과 양해각서를 맺고 4주(필요하면 2주 더) 실사를 거친 뒤 본계약까지 왔습니다.
문자 보내는 회사에 왜 이런 값이 붙나
버킷스튜디오의 주력은 기업용 문자 발송 서비스 문자천국입니다. 고객사가 쓰는 전산과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연결해, 회사 시스템에서 바로 대량 문자가 나가도록 깔아 줍니다.
그 밖에 공연·IPTV 콘텐츠, 모바일 서비스 컨설팅 용역, 다운로드·저작권, 극장 수입이 매출에 섞여 있습니다. 최근 세 해 매출은 모두 170억원대였고, 영업손실은 해마다 62억~83억원이었습니다.
1,000억원의 근거는 이 손익계산서에 없습니다. 지배구조를 따라 내려가 보면 보입니다.
강지연 씨에서 이니셜1호투자조합, 버킷스튜디오, 코스피 상장사 인바이오젠, 코스닥 상장사 비덴트, 빗썸홀딩스, 빗썸으로 이어집니다. 비덴트는 빗썸홀딩스 지분 34.22%를 가진 최대주주입니다.
문자 회사 버킷스튜디오는 이 사다리의 맨 위 칸입니다. 국내 2위 가상자산거래소로 내려가는 줄을 쥔 자리입니다.
아컴스튜디오는 어떻게 이 자리까지 왔나
회사는 1999년에 세워져 2003년 코스닥에 올랐습니다. 2018년 아컴스튜디오에서 버킷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비슷한 시기 최대주주가 투윈글로벌 측에서 지금의 강지연·비덴트 계열로 넘어왔습니다. 새 경영진은 약 100억원의 결손금을 털어 내려고 5대 1 무상감자를 하고, 전환사채 130억원과 최대주주 대상 유상증자 52억원으로 돈을 모았습니다.
그다음은 연예계였습니다. 비에이엔터테인먼트 지분 28.10%를 79억5000만원에, 이정재·정우성·안성기 소속사 아티스트컴퍼니 지분 15%를 사들였습니다.
2021년 9월 23일 오징어게임이 넷플릭스 세계 1위에 오르자 이 지분이 다시 주목받으며 상한가를 쳤습니다. 이 회사가 주식시장에서 가장 크게 불린 날이 문자가 아니라 남의 드라마 덕이었습니다.
거래가 멈춘 3년 반, 무엇이 쌓였나
2023년 1월 9일 강종현·강지연 남매가 주가조작, 전환사채를 이용한 부당이득, 차명회사 비자금 조성 혐의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습니다. 두 달 뒤인 3월, 횡령·배임 혐의로 주식 거래가 정지됐습니다.
2023회계연도 감사의견 거절이 겹치며 상장폐지 사유가 생겼습니다. 회사는 개선기간을 받아 2025년 7월 17일 경영개선계획을 냈습니다. 문자사업 B2B 부문 양수도로 판로를 넓히고, 콘텐츠 해외 판권 투자를 늘리고, 판관비를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후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져 체질 전환을 조건으로 2026년 12월 24일까지 개선기간을 다시 받았습니다. 이번 계획은 문자사업 수익성, 비핵심 자산 매각, 차입금 상환을 과제로 걸었습니다.
버킷스튜디오 상장폐지와 거래재개, 12월이 가른다
10월 2일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를 하나 더 붙였습니다. 관리종목의 주인이 바뀌면 상장을 유지할 자격을 다시 따지게 돼 있는 규정(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56조제1항제9호가목)에 따른 것입니다.
주주가 챙길 날짜는 이렇게 겹칩니다. 개선기간 마감이 12월 24일, 중도금 200억원이 12월 31일, 최대주주 변경 예정일이 2027년 1월 14일, 잔금이 2월 10일입니다.
개선기간이 끝나는 시점에 NMSI가 낸 돈은 계약금 300억원뿐입니다. 거래소는 새 주인이 돈을 다 내기 전에 이 회사를 평가하게 됩니다.
지난번 매수인은 중도금에서 멈췄습니다. 이번에도 같은 칸이 개선기간 바로 뒤에 놓여 있습니다. 회사가 가격을 내주고 바꾼 것은 결국 그 한 칸을 넘을 상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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