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AI 예산 10.9배… 공장·로봇으로 잇는 컨트롤타워는 없다
내년 피지컬AI 예산은 4천622억원으로 2025년도보다 10.9배 커지지만 과기정통부 전체 AI 예산의 4.9%에 그친다. 비교 기준인 전체 AI 예산의 가장 큰 덩어리는 프론티어AI 4.7조원이고, 그중 83%가 베라루빈 GPU 1만장 구매비다. 쟁점은 피지컬AI 예산 액수보다 거대 모델 투자를 공장·로봇·물류로 잇는 설계와 컨트롤타워가 아직 없다는 데 있다.
뉴스 핵심
- 피지컬AI 예산 4천622억원은 2025년도보다 10.9배 늘지만 전체 AI 예산 대비 격차는 8조9천589억원으로 벌어진다.
- 전체 AI 예산의 최대 사업인 프론티어AI 4.7조원 중 83%는 베라루빈 GPU 1만장 구매비다.
- 일본은 44개사 출자 법인 노에트라에 단계 심사형 자금을 묶어 언어모델과 피지컬AI를 한 로드맵으로 잇는다.
- 컨트롤타워를 담은 피지컬AI 특별법은 9월 8일 법안소위 회부 뒤 멈춰 있다.
피지컬AI 예산은 10.9배 늘었는데 왜 비중은 4.9%인가
피지컬AI 예산이 작게 출발했기 때문이다. 2025년도 426억원, 2026년도 1천758억원이던 예산이 내년 정부안에서 4천622억원이 된다.
증가율로만 보면 가파르다. 2025년도보다 10.9배, 2026년도보다 162.9% 늘어난다. 같은 해 과기정통부 전체 AI 예산은 5조938억원에서 9조4천211억원으로 85.0% 커진다.
비율은 피지컬AI가 이기는데 금액은 전체 AI가 이긴다. 피지컬AI가 4천196억원 늘 때 전체 AI 예산은 4조3천273억원 불었다.
그래서 둘 사이 간격은 4조9천180억원에서 8조9천589억원으로 오히려 벌어진다.
작은 그릇에 물을 열 배 부어도, 옆 큰 그릇에 두 배 가까이 부으면 수위 차는 커진다.
전체 AI 예산 9조4천211억원, 그 안은 무엇으로 채워졌나
피지컬AI를 작아 보이게 만드는 기준점부터 뜯어볼 필요가 있다. 내년 AI 예산에서 가장 큰 단일 사업은 프론티어급 AI 모델 개발로, 약 4조7천억원이 잡혔다.
이름은 모델 개발이지만 지갑이 열리는 곳은 하드웨어다. 4.7조원 가운데 3조9,000억원(83%)이 베라루빈 GPU 1만장 구매에 쓰인다.
학습용 데이터 구매는 8,000억원(17%), 해외 우수 연구자 20명 유치는 250억원(0.5%)이다.
돈의 흐름으로 읽으면 이 사업의 가장 큰 수령인은 엔비디아다. 피지컬AI 예산 전체는 이 GPU 구매비 한 줄의 약 12% 크기다.
「AI 예산 5%도 안 된다」는 문장은 정확하지만, 비교 대상의 큰 몫이 연구가 아니라 장비 구매라는 사실까지 함께 봐야 균형이 맞다.
GPU를 사들이면 왜 곧바로 공장 로봇이 똑똑해지지 않나
GPU는 모델을 훈련시키는 엔진이다. 그 모델이 용접 로봇을 움직이고 물류창고 동선을 짜려면 현장 데이터와 실증 사업이 따로 붙어야 한다.
지금 구조에서는 그 다리가 각자 다른 사업으로 놓여 있다. 프론티어AI,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피지컬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따로 예산을 받는다.
프론티어AI는 아직 구체적인 사업 방식조차 정해지지 않았다. 12월 국회 예산 승인 뒤 공모를 열고 내년 2월 출자 대상을 고르는 미래대응기금 방식이다.
사업 방식이 비어 있다는 건 피지컬AI와 묶을 여지가 아직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프론티어AI와 독파모의 성과가 공장과 로봇, 물류 현장으로 이어지도록 사업 간 연계 설계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노에트라는 어떻게 언어모델과 로봇을 한 줄로 묶었나
일본은 예산을 쪼개지 않고 회사를 하나 세웠다. 소니·소프트뱅크·NEC·혼다 4개사가 중심이 된 국산 AI 개발사 노에트라에 샤프·미쓰비시전기·가와사키중공업·화낙까지 44개사가 출자했다.
출자사 명단 자체가 공장이다. 로봇을 만드는 회사, 전자 부품을 만드는 회사가 자기 현장 데이터를 들고 한 지붕 아래 모였다.
로드맵도 한 줄로 이어진다. 올해 일본어 추론 모델에서 출발해 2028년도 언어·이미지·영상·음성 통합 모델, 2030년도 '실세계 네이티브 AI'로 간다.
돈을 붓는 방식도 다르다. 정부는 5년간 1조엔을 지원하되 1~2년차분 3,873억엔을 GX전환채권으로 먼저 확보하고, 3년차부터는 이정표 달성을 심사해 집행한다.
NEDO는 해당 사업에 올해 약 3조3천억원을 편성했고 내년도 약 7조7천억원을 요청했다.
피지컬AI 특별법은 지금 어디에 멈춰 있나
법안소위다. 황 의원이 6월 5일 대표발의한 피지컬AI 특별법은 9월 8일 과방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법안소위로 넘어간 뒤 10월 6일까지 다음 단계로 가지 못했다.
법안에는 범정부 컨트롤타워 구축과 피지컬AI 지원 체계 마련이 담겼다. 흩어진 사업을 하나로 묶는 장치다.
황 의원은 이 법을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제정해 흩어진 사업을 하나로 묶는 컨트롤타워를 세우고" 싶다고 했다.
예산을 몇천억 원 더 얹어도 받을 그릇이 없으면 사업은 다시 부처별로 흩어진다.
관련 상장사에 닿는 건 예산 증가율인가, 입법 여부인가
피지컬AI·로봇 관련주에 정책 기대를 거는 투자자라면 증가율 숫자보다 두 가지가 더 직접적이다. 특별법이 소위를 넘는지, 그리고 예산이 국내 생태계로 가는지 해외 장비로 가는지다.
특별법이 소위에 묶여 있는 동안 실증 사업이나 규제특례를 받을 기업은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프론티어AI 4.7조원도 마찬가지다. 83%가 GPU 구매라면 그 돈의 첫 번째 정거장은 국내 로봇 회사가 아니다.
12월 공모와 내년 2월 출자 대상 선정이 피지컬AI 사업과 엮이는지가 그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첫 지점이다.
우리가 보기에 이번 숫자의 진짜 뜻은 이렇다. 한국은 AI에 돈을 아끼지 않지만, 그 돈을 공장 바닥까지 끌고 내려갈 길은 아직 깔지 않았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이 글은 정부 AI 예산 구조에 대한 해설이며 피지컬AI·로봇·AI반도체 관련 종목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지 않습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액과 사업 방식, 특별법 처리 여부가 달라질 수 있고, 정책 기대가 실제 기업 실적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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