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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종목 왜?

파이온엑스, 100억 낸 새 주인이 설비는 안 가져왔다

서학개미기자 0 6 0
파이온엑스(900100)가 거쳐 온 사업: 화물차 타이어, 로스앤젤레스 대마초 매장, 미국 여성복 매장, 항공기 자재

9월 28일 파이온엑스(900100)는 장중 15.27% 오른 1,200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60만 2,180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의 4.3배였습니다.

코스닥에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마초를 직접 키우고 파는 회사가 있습니다. 파이온엑스입니다. 그런데 이 회사 매출의 85%는 대마초가 아니라 조지아와 텍사스의 여성복 매장에서 나옵니다.

더 거슬러 가면 옷도 대마초도 아닙니다. 이 회사는 화물차 타이어를 만들어 한국 증시에 들어왔습니다. 파이온엑스를 한 업종으로 설명하려 하면 반드시 틀립니다. 16년 동안 바뀌지 않은 것은 사업이 아니라 900100이라는 상장 자리이고, 이 회사의 역사는 그 자리에 무엇을 싣느냐의 역사입니다.

투자 참고용 기업 이야기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28일.

파이온엑스 매출의 85%는 대마초가 아니라 여성복에서 나옵니다

Papaya라는 여성복 브랜드가 있습니다. 2024년 상반기 기준 조지아주에 3곳, 텍사스주에 8곳, 모두 11개 매장을 운영합니다. 본사에서 매장으로, 매장에서 손님에게 바로 파는 방식입니다.

같은 부문에 도매도 있습니다. EK Line이라는 이름으로 20여 곳의 도소매업체에 옷을 공급하고, K-POP 굿즈도 함께 팝니다.

이 의류·K-POP 부문이 2024년 상반기 연결 매출 861만 2,822달러 가운데 733만 5,185달러를 벌었습니다. 85.17%입니다. 대마초를 다루는 카나비스 부문은 127만 7,637달러, 14.83%였습니다.

카나비스 부문은 100% 자회사 NWLA Holdings 아래의 The Natural Way of L.A.가 맡습니다. 브랜드는 로열그린스(Royal Greens)입니다. 매장은 5067 Washington Blvd., 할리우드와 비벌리힐즈, 산타모니카 해변과 LA 다운타운 사이에 있습니다.

파는 길은 둘입니다. 이 오프라인 매장, 그리고 온라인 플랫폼 BudzDeli입니다.

이 사업의 진짜 자산은 허가증입니다. 씨앗을 심어 키우고, 제품으로 만들고, 유통하고, 손님에게 파는 네 단계를 모두 할 수 있는 라이선스를 한 회사가 쥐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의 카나비스 소매는 낱개 인허가만 가진 사업자가 많고, 전 과정을 다 가진 곳은 드뭅니다. 흉내 내기 어려운 자리입니다.

로열그린스는 2018년 7월 문을 연 뒤 월 매출 100만달러를 넘겼던 매장입니다. 2024년 상반기 카나비스 부문 매출은 여섯 달을 다 합쳐 127만 7,637달러였습니다.

파이온엑스 2024년 상반기 매출 구성: 의류·K-POP 부문 85.17%(조지아 3개·텍사스 8개 Papaya 매장과 EK Line 도매), 카나비스 부문 14.83%(로스앤젤레스 로열그린스 매장과 BudzDeli)

그 대마초 매장은 원래 타이어 회사가 연 것입니다

시작은 1978년 5월 캘리포니아에서 세워진 Diablo Dairy Inc.입니다. 이 법인이 뉴프라이드코퍼레이션으로 이름을 바꾸고 화물차 타이어를 만들었습니다. 컨테이너를 배와 기차, 트럭으로 이어 나르는 인터모달 복합물류, 그 트럭에 끼우는 재생 타이어와 새 타이어입니다.

2009년 기준 미국 시장 점유율 1위, 고객사 160여 곳, 31년 연속 흑자. 뉴프라이드는 이 숫자를 들고 2010년 4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미국 기업이 국내 증시에 들어온 첫 사례였습니다.

그 뒤 회사는 타이어를 떠났습니다. 2016년 의료용 대마초 유통 진출을 공시했을 때, 새 사업에서 번 돈은 사실상 없었고 부채비율은 336.34%였습니다. 빚이 자기 돈의 3배를 넘은 상태에서 업종을 바꿨습니다.

2018년 7월 로열그린스가 문을 열었고, 2021년 사명이 애머릿지코퍼레이션으로 바뀌었습니다. 2026년 5월 13일에는 다시 파이온엑스(PHIONX)로 바꾸기로 했고, 18일부터 새 이름으로 거래됐습니다.

이건 사업을 넓힌 게 아닙니다. 통째로 갈아 끼운 것입니다. 31년 흑자를 낸 본업은 2024년 상반기 매출 표 어디에도 없습니다. 거기 남은 것은 옷과 대마초, 두 줄뿐입니다.

종목코드 900100의 연표: 1978년 Diablo Dairy 설립, 2010년 뉴프라이드 타이어 회사로 코스닥 상장, 2016년 대마초 진출, 2018년 로열그린스 개점, 2021년 애머릿지, 2026년 파이온엑스와 항공 자재 계약

업종보다 더 자주 흔들린 것은 주인 자리였습니다

2020년 럭스후버가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2024년 12월에는 미국계 사모펀드 '여 모빌리티 오퍼튜니티 펀드 원'과 경영권을 넘기는 양해각서를 맺었고, 이 펀드는 전환사채로 30억원을 넣었습니다. 전환사채는 나중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지만, 바꾸기 전까지는 회사가 갚아야 할 빚입니다.

넉 달 뒤인 2025년 4월, 회사는 이 펀드가 아닌 제3자에게 새 주식을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공시하고 임시주총을 추진했습니다. 펀드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펀드 측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미 본계약 초안을 교환했고, 30억 원을 납입한 상황에서 제3자와 동시에 협상한 것은 명백한 기망행위다.”

그 뒤로도 엘비코퍼레이션으로 최대주주를 바꾸려는 시도가 있었고, 메타77투자조합이 전환사채를 샀습니다. 한 회사의 주인 자리를 두고 2년 사이에 이만큼의 이름이 오갔습니다.

2025년 8월 들어온 새 경영진 쪽 회사들의 이력도 드러났습니다. 그린홀딩스는 상장사 옵티코어에 사무실을 130억원에 넘겼는데, 옵티코어 총자산의 절반쯤 되는 규모였습니다. 라임사태에 연루돼 거래가 정지됐던 상장사 좋은사람들과 돈을 주고받은 이력도 있습니다.

같은 경영진 쪽 보경주택건설은 상장폐지된 인트로메딕의 최대주주조합 지분을 인수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이 장부 사정은 나빠졌습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해마다 큰 순손실이 났습니다. 2024년 말 기준 종속기업에 빌려준 273억원 가운데 204억원, 75%를 받지 못할 돈으로 처리했습니다. 자회사에 빌려준 돈 네 개 중 세 개를 못 받는다고 회사 스스로 적은 것입니다.

2025년에는 한 해 1억 5천만원 적자를 내던 우노에너지에 15억원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항공 계약이 먼저 왔고, 새 주인은 100억원을 들고 옵니다

2026년 6월 29일 파이온엑스는 미국 항공정비(MRO) 회사 KMC와 전략적 벤더 계약을 맺었습니다. 파이온엑스가 댈 것은 항공기 부품, 기체 구조를 고치는 자재, 도장·단열 자재, 그리고 기술지원입니다.

KMC는 파이온엑스를 '전략적 1차 벤더'로 지정하고 한국 안 프로젝트에서 먼저 손잡기로 했습니다. 그 프로젝트가 전남에서 KMC가 추진하는 약 3,480억원 규모 투자사업입니다. 여객기를 화물기로 바꾸는 개조(P2F)와 항공기 정비 시설을 짓는 일입니다.

1차 벤더 지정은 납품 자격증에 가깝습니다. 이 자격이 없는 업체는 KMC의 한국 프로젝트에 끼어들 수 없습니다. 이 부문은 아직 실적이 없는 출발 단계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전략적 벤더 계약은 단순한 공급 계약이 아니라 글로벌 항공 MRO 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적 협력의 출발점이다. KMC의 한국 프로젝트를 비롯해 향후 다양한 글로벌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습니다.

7월 28일에는 비핵심 자산과 해외 부동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고, 경기도 과천의 부동산을 사들이는 쪽으로 자산을 다시 짜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법인이 한국 땅에 발을 두려는 움직임입니다.

8월 5일에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이 한 달 이어져 관리종목이 됐습니다. 개선기간은 90거래일, 12월 15일까지입니다.

그리고 8월 31일 새 주인이 정해졌습니다. 2차전지 양극재 설비를 만드는 케이아이티(KIT)에 새 주식 613만 8,735주를 주당 1,629원, 모두 100억원에 넘기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입니다. 납입이 끝나면 케이아이티 지분은 53.78%가 되고, 럭스후버는 13%에서 6%로 내려갑니다.

케이아이티는 이아이디의 100% 자회사입니다. 양극재 가루를 다루고 굽는 분체·소성 설비를 한 라인으로 묶어 만들고, L&F·에코프로비엠·삼성SDI·LG에너지솔루션에 납품합니다. 이 설비 사업은 케이아이티의 것입니다. 파이온엑스로 들어오는 것은 설비가 아니라 100억원입니다.

그 돈의 행선지는 바이오와 항공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유증 이후 기업가치제고를 위해 만전을 기할 것이다. 유증 대금 일부는 공시에 기재된 것처럼 신사업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사용처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16년 동안 남은 것은 900100이라는 번호 하나입니다

지금 이 회사를 한 장에 놓으면 이렇습니다. 매출 표에는 여성복과 대마초가 있고, 계약서에는 항공기 자재가 있고, 새 최대주주의 공장에는 2차전지 설비가 있습니다. 셋은 서로 만나는 지점이 없습니다.

그래서 파이온엑스는 무엇을 만드는 회사인지로 읽으면 안 됩니다. 이 상장 자리에 지금 누가 무엇을 싣고 있는지로 읽어야 합니다. 1978년 캘리포니아에서 세운 법인은 그대로인데, 그 안의 사업은 타이어에서 대마초와 옷으로, 다시 항공으로 갈아 끼워지고 있습니다.

이 회사에서 가장 오래 버틴 자산은 31년 흑자의 타이어 기술도, 로스앤젤레스의 대마초 라이선스도 아닙니다. 2010년 4월 한국 증시에 처음 들어온 미국 기업이라는 자리 그 자체이고, 여러 이름이 그 자리를 두고 다퉈 온 이유도 거기 있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28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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