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인더스트리, 크레인 만들던 회사가 알뜰폰 최대주주가 됐다
2026년 9월 29일 KS인더스트리(101000)는 장 마감 뒤 NXT 시간외 기준 1,650원, 전일 대비 6.45% 상승(20:20 조회)을 기록했고, 이날 일별 거래량은 119,538주였습니다.
유조선은 기름을 싣지만, 그 기름이 드나드는 호스도 누군가 움직여야 합니다. KS인더스트리는 그 일을 하는 크레인을 만듭니다. 이 회사가 2026년 4월 100억원을 넣어 최대주주가 된 곳은 알뜰폰 사업을 하는 인스코비입니다.
이 회사의 갈림길은 선명합니다. 공장은 크레인에 집중하도록 바꾸고, 투자 범위는 통신까지 넓혔습니다. KS인더스트리를 이해하는 핵심은 무엇을 만드느냐와 그 회사의 자금이 어디로 향하느냐를 함께 보는 데 있습니다.
기름을 옮기는 배에는 호스를 드는 크레인이 필요합니다
KS인더스트리의 호스 핸들링 크레인은 유조선과 화학물 운반선의 갑판에 설치됩니다. 석유·화학물질을 싣고 내릴 때 쓰는 호스를 다룹니다. 배가 운반할 화물과 크레인의 쓰임이 바로 맞물립니다.
돈을 내고 장비를 사는 고객은 배를 만드는 조선사입니다. HD한국조선해양·HD현대중공업·HD현대미포조선 등 현대중공업그룹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이 주요 매출처입니다. 선박용·해양플랜트용 크레인 외에 갑판기계와 자재 운반 장비, LPG·LNG 탱크도 다뤄 왔습니다.
2026년 5월 4일에는 한화오션에서 H시리즈 호스 핸들링 크레인 외 3종, 78억 6,000만원 규모의 주문을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고객 이름만 붙은 사업 소개보다 이 발주가 구체적입니다. 한화오션이 만드는 배에 들어갈 장비를 주문한 것입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수주는 약 2년 만에 이끌어낸 대량 발주로 당사의 독보적인 크레인 기술력이 시장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이 거래는 계약서가 아닌 발주서 형태로 진행됐습니다.
회사 측이 2026년 5월 밝힌 국내 마린크레인 시장점유율은 약 30%, 누적 납품은 9,000대 이상입니다. 2027년까지 점유율을 4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30%는 회사가 밝힌 당시 점유율이고, 40%는 앞으로 달성하겠다는 수치입니다.
회사는 거친 해상 환경에서도 정밀하게 작업하도록 만드는 설계·제조 기술을 강점으로 내세웁니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크레인이라는 철 구조물만이 아닙니다. 석유와 화학물질을 옮기는 갑판 작업에 맞춘 장비입니다.
그 크레인을 더 만들려고 공장의 범위를 줄였습니다
제품의 쓰임을 알면 함안 공장 이전의 의미도 달라집니다. KS인더스트리는 선박용 블록·탱크 제작 공장을 매각하고, 함안 신공장을 크레인 전문 생산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여러 물건을 만들던 생산 기반을 한쪽으로 모은 선택입니다.
2025년 1월 회사는 경남 함안군 군북면의 신공장에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2월 선박용 크레인 첫 생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공장 이전은 단순한 물리적 이동이 아니라, KS인더스트리의 미래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말했습니다.
기존 장비에서 이어지는 확장도 있습니다. 2026년 4월 21일에는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조선해양 하이테크타운에 마린로보틱스연구소 입주 승인을 받았고, 5월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회사는 이 연구소를 “전통적인 해상 크레인 제조사를 넘어 피지컬 AI 기반 해양 로보틱스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표현했습니다. 크레인을 만들던 기술에서 해양 로봇으로 뻗어나가겠다는 구상입니다.
2026년 5월에는 “안정적인 캐시카우인 기존 마린 크레인 및 A/S 사업을 기반으로, AI MRO와 로보틱스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회사가 그린 연결은 기존 장비의 생산·사후서비스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유지·보수와 로봇으로 이어집니다.
공장은 전문화했지만, 100억원은 알뜰폰 회사로 갔습니다
공장 밖에서 내린 선택은 훨씬 넓습니다. 2026년 4월 7일 KS인더스트리는 인스코비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100억원을 납입했습니다. 새로 발행한 주식 2,000만주를 받아 지분 13.71%를 확보했고,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인스코비에 직접 100억원을 빌려준 데 이어, 4월에는 베리타라는 법인에도 100억원을 대여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시 베리타의 자본총계는 700만원, 매출은 0원이었으며 부분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빌려주기로 한 100억원은 KS인더스트리 자기자본 약 350억원의 28.57%에 해당했습니다. 돈을 받을 법인의 매출은 0원인데, 빌려줄 회사에서는 자기자본의 4분의 1을 넘는 규모였습니다.
베리타는 이 돈으로 인스코비 전환사채 100억원어치를 인수할 예정이었습니다. 당시 제시된 납입 예정일은 6월 15일입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붙은 빚입니다. 자금 계획을 따라가면 베리타 뒤에도 인스코비가 있습니다.
크레인 주문을 받는 일과 통신회사 주식·채권에 자금을 넣는 일은 서로 다른 책임을 만듭니다. 전자는 장비를 만들어 고객에게 공급해야 하고, 후자는 투자한 회사의 가치와 빌려준 돈의 회수에 회사 자금이 걸립니다. 이 회사의 사업 범위는 공장 안의 제품보다 넓어졌습니다.
투자에 나선 회사도 새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KS인더스트리는 다른 회사의 최대주주가 되는 동시에, 자기 회사에 돈을 넣을 상대도 바뀌고 있었습니다. 2025~2026년 증자 과정에 브이티, 이엘엠시스템, 알파플러스신성장1호투자조합, 자이언트케미칼이 차례로 등장했습니다.
브이티의 참여는 예정됐다가 철회됐습니다. 이엘엠시스템은 납입을 통해 지분 14.3%를 확보했습니다. 이후 납입 대상에 알파플러스신성장1호투자조합과 자이언트케미칼이 등장했고, 자이언트케미칼을 상대로 한 증자는 100억원에서 80억원, 619만주로 줄었습니다.
2025년 10월의 인수주체 변경 보도에서 자이언트케미칼은 완전자본잠식 상태로 다뤄졌습니다. 주요 출자자인 슈퍼트러스트는 3년간 공식 매출이 0원인 코인 발행업체였습니다. 외부 회사로 향하는 자금뿐 아니라, 회사 안으로 들어올 자금을 댈 상대의 재무 상태도 중요해진 배경입니다.
2026년 9월에는 반복된 유상증자 납입 지연과 공시 미이행으로 코스닥시장위원회가 벌점 14점과 과태료 5,600만원을 부과했습니다. 납입 대상 이름을 바꾸는 동안 자금 조달 일정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이엘엠시스템과의 관계는 소송으로도 이어졌습니다. 2026년 1월 회사는 이엘엠시스템이 낸 장부 열람, 신주발행·의결권행사 금지, 이사·감사 직무집행정지 등의 가처분 신청이 대부분 기각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분을 취득한 상대와 회사 운영을 둘러싼 다툼이 생긴 것입니다.
이름은 2번 바뀌었고, 갑판 위의 일은 이어졌습니다
회사의 긴 이력을 보면 생산과 소유의 엇갈림은 더 또렷해집니다. 출발은 2004년 설립된 디엠씨(DMC)입니다. 2009년 코스닥에 상장했지만, 2018년 말 전 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 속에 회생절차를 밟았습니다.
2019년 상상인 컨소시엄이 인수하면서 이름이 상상인인더스트리로 바뀌었습니다. 인수 이후에도 재무 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2023년 2월에는 다시 자본잠식 위기가 보도됐습니다.
2024년 5월 24일에는 케이에스인더스트리로 사명을 바꾸고 사업목적을 늘렸습니다. 기체여과기, 저전력에어컨, SiOC위상절연체, 탄소배출권 개발 등이 추가됐습니다. 이름을 바꿀 때 회사가 내건 이유는 사업목적 다각화였습니다.
사명 변경 뒤 공장에서는 크레인으로 생산을 집중했고, 자금 집행에서는 인스코비로 발을 넓혔습니다. 제 판단에 이 회사의 급소는 기술의 유무보다 기술 바깥으로 넓힌 책임입니다. 한화오션의 발주를 받아내는 능력과 베리타에 빌려주기로 한 돈을 회수하는 능력은 별개로 필요합니다.
갑판 위 크레인이 맡은 일은 호스를 다루는 것입니다. 그 크레인을 만드는 회사는 이제 통신회사 지분과 다른 법인의 상환 능력까지 자기 몫으로 떠안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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