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K삼양, 사진가 대신 주차장 관리자가 산다
LK삼양(225190)은 2026년 9월 29일 장 마감 뒤 시간외 기준(20:20 조회) 3,730원으로 11.51% 하락했습니다. 카메라 앞에 끼우는 렌즈를 만들던 이 회사는 이제 지하 주차장에서 전기차의 이상 온도를 감지합니다.
렌즈를 사는 사람도 달라집니다. 사진가 곁에 건물 관리자와 위성 개발사가 들어왔습니다. LK삼양의 사업 전환에서 핵심은 렌즈의 용도보다 고객의 변화입니다. 사진을 잘 찍게 해 주던 기술로, 화재를 감지하고 우주에서 항법을 돕는 일을 맡으려 합니다.
사진가가 붙인 이름은 ‘삼자이스’였습니다
카메라 렌즈 마니아들은 삼양을 ‘삼자이스’라고 불렀습니다. 삼양과 독일 렌즈 브랜드 칼 자이스를 합친 별명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비해 광학 성능이 좋다는 평가가 회사 이름에 붙었습니다.
그 평가의 바탕은 렌즈를 만드는 과정에 있습니다. LK삼양은 설계부터 가공·조립·판매까지 직접 수행합니다. 70개국 이상에 수출하고, 해외매출 비중은 90% 이상입니다. 국내 사진가에게 익숙한 이름이지만 판매 무대는 일찍부터 국외였습니다.
제품도 사진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2015년에는 동영상 전문 XEEN 시네마렌즈를 내놨습니다. 손으로 초점을 맞추는 MF 렌즈에 이어 2016년부터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AF 렌즈로 제품군을 넓혔고, AF 제품은 소니 E마운트를 중심으로 전개했습니다.
카메라에 맞는 렌즈를 고르는 고객에게는 연결 규격도 중요합니다. 삼양은 2023년 7월 13일 L-마운트 얼라이언스의 7번째 정회원사로 합류했습니다. 라이카·시그마·파나소닉·DJI 등이 참여한 연합입니다.
이 규격으로 만든 렌즈는 별도 어댑터 없이 라이카 SL 카메라에 연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가는 자신이 쓰는 카메라에 맞는 렌즈를 더 고를 수 있고, 삼양은 그 카메라를 가진 고객에게 제품을 팔 수 있습니다. 성능에 붙은 별명 다음으로, 고객과 만나는 입구를 넓힌 변화입니다.
그 렌즈 기술을 주차장 관리자가 삽니다
2023년 12월,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지하 5층 전기차 충전면 42개소에 LK삼양의 SYMON이 설치됐습니다. 이곳에서 카메라가 하는 일은 충전 중인 차를 상시 감시하는 것입니다.
회사는 SYMON을 “이상 온도, 연기, 화염, 불꽃을 모두 탐지할 수 있는 전기차 화재에 특화된 복합 열화상 카메라”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가가 고르던 선명한 한 장 대신, 관리자가 놓치지 않아야 할 위험을 다룹니다.
이 사업에는 인수가 먼저 있었습니다. 삼양옵틱스는 2020년 8월 10일 광학제품 개발업체 카바스의 열화상 카메라 사업부를 인수하며 시장에 들어갔습니다. 축적한 광학 기술에 새 사업을 붙여 고객을 찾아간 경로입니다.
설치 장소는 이어졌습니다. 2024년 6월에는 강남파이낸스센터(GFC) 충전면 25개소, 같은 해 8월에는 서울파이낸스센터(SFC) 충전면 13개소에 들어갔습니다. 렌즈 브랜드를 알리는 것과 별개로, 건물을 운영하는 고객에게 사용 사례가 쌓였습니다.
감지 이후의 대응도 판매에 붙였습니다. 화재확산방지 전문업체 가드케이의 진압 시스템과 묶어 감지부터 초동대응까지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건물 관리자가 사려는 것은 카메라 한 대의 성능을 넘어, 위험을 발견한 뒤 대응으로 연결하는 기능입니다.
다음 고객은 별을 읽는 위성 개발사입니다
지하 주차장을 향했던 광학 기술은 우주에도 올라갔습니다. 2025년 6월 23일 LK삼양과 텔레픽스가 공동개발한 심우주항법용 AI 별추적기가 스페이스X 팔콘9의 ‘트랜스포터-14’ 미션으로 발사돼 정상궤도에 진입했습니다.
별추적기가 겨냥한 용도는 달·화성 탐사에서의 자율항법입니다. 별을 관측하는 광학계를 우주선의 길 찾기에 활용하려는 것입니다. 렌즈를 통해 들어오는 빛이 사진의 재료에서 항법의 재료로 바뀝니다.
텔레픽스와의 공동개발은 2023년부터 진행됐고, 2025년에는 양산 사업협약까지 맺었습니다. 기성 렌즈를 골라 사는 거래와 달리, 고객과 함께 개발하고 발사한 이력이 다음 생산 협력으로 연결됐습니다.
LK삼양 관계자는 2024년 5월 “내년 6월로 예정된 위성 발사가 성공하면 향후 글로벌 위성탑재체 제작 회사 대상의 매출 확대도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회사가 지목한 구매자는 사진가도 카메라 제조사도 아닌 위성탑재체 제작사였습니다.
고객이 바뀌자 ‘삼양옵틱스’라는 이름도 바꿨습니다
이 회사의 광학 사업은 1972년 한국WAKO에서 출발합니다. 1979년과 2002년 사명 변경을 거쳐 삼양옵틱스라는 이름을 썼고, 그 사이인 1985년에는 카메라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상장법인의 출발점은 따로 있습니다. 2013년 VIG파트너스 인수 과정에서 광학렌즈 사업을 떼어 그해 8월 2일 새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이 법인이 2017년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오래된 광학 사업이 주인과 법인을 바꾸며 이어져 온 회사입니다.
2019년 6월에는 LK투자파트너스·A2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최대주주 지분 59.52%를 1,02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2023년 8월에는 LK그룹의 구본욱이 대표이사로 직접 취임했습니다.
2024년 3월 28일 회사는 삼양옵틱스에서 LK삼양으로 사명을 변경했습니다. 회사가 이 변화를 설명한 문장은 짧았습니다. “렌즈만 잘하는 회사에서 렌즈도 잘하는 회사로”.
열화상과 우주 외에도 독일 슈나이더크로이츠나흐와 머신비전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라이다용 비구면 글래스 가공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습니다. 카메라 교환렌즈를 팔던 기술을 산업용 광학 수요와 연결하는 방향입니다.
이름보다 바꾸기 어려운 것은 매출의 비중입니다
회사가 제시한 변화의 크기는 교환렌즈 매출 비중을 2023년 96%에서 2030년 40%로 낮추겠다는 목표에 드러납니다. 새 사업을 곁들이는 수준을 넘어, 매출의 무게중심을 옮기겠다는 계획입니다.
신사업 매출 비중은 2023년 연간 4%였고, 2024년 3분기에는 10.3%를 기록했습니다. 회사가 목표로 삼은 2030년 신사업 비중은 60%입니다.
기존 렌즈 사업에는 변화의 압력이 걸렸습니다. 카메라 시장이 MF에서 AF로 옮겨가면서 MF 렌즈의 매출 비중이 크게 줄었습니다. 2024년 이후 일본·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까지 겹쳐 수익성도 압박받았습니다. ‘삼자이스’라는 평판만으로 가격 경쟁을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회사를 인수한 쪽에도 금융 부담이 있었습니다. 2024년 7월 기준 인수 관련 대출 잔액은 520억원이었고, LK삼양 지분 67.74%인 3,437만8,275주가 담보로 잡혀 있었습니다. 렌즈 사업을 사들이는 거래에 빌린 돈이 들어간 것입니다.
2024년 12월 4일에는 ㈜LK가 인수목적법인 LKA2홀딩스를 흡수합병해 지분구조를 단순화했습니다. 사업의 고객을 넓히는 동안, 그 사업을 소유하는 틀도 바뀌었습니다.
LK삼양 자체의 자금 조달은 2025년 하반기에 이어졌습니다. 11~12월 24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했습니다. 자금 용도는 원재료·연구개발비 등 운영자금 195억원, 채무상환 45억원이었습니다.
2025년 12월 11일에는 회계사 출신 전문경영인 김형엽이 대표이사로 선임됐습니다. 구본욱은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는 체제로 옮겼습니다. 회사는 새 대표의 판단과 실행력을 경영 효율화와 사업 정상화에 필요한 역량으로 들었습니다.
LK삼양의 어려운 숙제는 우주에 갈 렌즈를 만드는 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공동개발한 광학계가 반복해서 생산되고, 주차장의 감지 장비가 다른 건물에서도 선택돼야 매출의 중심이 움직입니다. 사진가들이 붙여 준 ‘삼자이스’ 다음 이름은, 사진을 찍지 않는 고객들의 주문서에서 만들어집니다.
라이카 · L-마운트 얼라이언스 가입 · 이데일리 · SYMON 설치 사례 · ZDNet Korea · 별추적기 발사 · 테크월드뉴스 · 광학 사업과 사명 변경 · 더벨 · 인수금융과 지분구조 · 녹색경제신문 · 유상증자 · 뉴시스 · 대표이사 교체
LK삼양, LK삼양 주가, LK삼양 사업, LK삼양 뭐하는 회사, LK삼양 실적, LK삼양 급락, 225190, LK삼양 225190, 오늘 이 종목 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