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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 종목 왜?

육일씨엔에쓰 구자옥, 새 주주 두 명이 13%씩 나눠가졌다

서학개미기자 0 6 0
스마트폰 강화유리 가공업체였던 육일씨엔에쓰가 유리 공장과 화학 자회사를 팔고 바이오 사업목적을 올린 임시주총을 앞둔 모습

9월 30일 육일씨엔에쓰(191410) 주가는 12.22% 오른 1,570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13만1107주였습니다.

이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 대부분은 스마트폰 강화유리를 떠올립니다. 그 사업은 이제 이 회사에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연구소도, 공장도, 해외법인도 차례로 남의 손에 넘어갔습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기준일 2026년 9월 30일

지난 4년 동안 이 회사는 가진 사업을 거의 전부 갈아 치웠습니다. 바뀌지 않은 것은 셋입니다. 코스닥 상장사라는 자리, 육일씨엔에쓰라는 이름, 최대주주 구자옥 대표. 이 회사를 읽는 열쇠는 사업이 아니라 이 셋입니다.

스마트폰 유리를 깎던 공장은 이제 남의 것입니다

육일씨엔에쓰는 2007년 설립돼 2015년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휴대폰 화면을 덮는 강화유리를 가공해 납품하는 회사였습니다.

정리는 2022년 3월 강화유리 연구를 맡던 안성연구소를 팔면서 시작됐습니다. 같은 해 하반기에는 구미공장이 팔렸습니다. 유리를 연구하던 곳과 만들던 곳이 한 해에 모두 빠진 것입니다.

마지막 조각은 베트남이었습니다. 강화유리 매출의 절반을 맡던 베트남법인 SD GLOBAL VIETNAM을 2025년 4월 22일 대만 G-TECH Optoelectronics에 141억8900만원에 팔았습니다. 2014년에 114억원을 주고 사들인 법인이었으니 장부로는 차익이 남았습니다.

그런데 판 돈이 남는 돈은 아니었습니다. 매각 다음 날 회사 관계자는 “은행권과의 협상을 통해 상환 기일을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공장을 판 이유의 한쪽에 빚이 있었습니다.

육일씨엔에쓰가 2022년 3월 안성연구소, 2022년 하반기 구미공장, 2025년 4월 베트남법인을 차례로 매각하고 2026년 7월 씨엔에이까지 판 사업 정리 시간표

유리 대신 들인 화학 회사는 본사의 4배를 벌었고, 올해 팔렸습니다

유리를 정리하던 2022년, 회사는 정밀화학기업 씨엔에이를 인수했습니다. 플라스틱이 햇빛에 삭지 않게 막는 UV흡수제, PVC 제품을 버티게 하는 복합안정제, 수지를 굳히는 경화제를 만드는 곳입니다.

이 자회사가 회사를 먹여 살렸습니다. 작년 씨엔에이는 매출 175억원, 영업이익 24억원을 냈습니다. 같은 해 모회사 육일씨엔에쓰가 혼자 올린 매출은 43억원이었습니다. 자회사가 본사보다 4배를 번 것입니다. 올해 상반기 연결매출의 60% 이상도 씨엔에이에서 나왔습니다.

2026년 7월 9일, 회사는 씨엔에이 지분 전량을 특수목적법인 제이앤피치에 145억원에 넘겼습니다. 작년 영업이익으로 계산하면 6년 치에 해당하는 값입니다.

회사가 댄 이유는 한 줄이었습니다. “화학 분야는 사양산업 성격이 강하다.” 가장 이익을 잘 내던 사업을 사양산업이라 부르며 판 것입니다. 이 설명과 매각 시점은 서로 잘 맞지 않습니다. 씨엔에이가 빠진 뒤 벌어진 일이 그 어긋남을 채웁니다.

그래서 지금 매출을 떠받치는 것은 교실의 전자칠판입니다

유리도 화학도 빠진 자리에 남은 핵심 계열사는 컴버스테크입니다. 육일씨엔에쓰가 2024년 7월 115억원을 주고 지분 93%를 인수한 에듀테크 회사입니다. 인터랙티브 전자칠판, LED 디스플레이, IoT 자동화재신고시스템을 만듭니다.

전자칠판이 쓰이는 장면은 이렇습니다. 교사가 칠판에 판서하면 그 내용이 학생 태블릿PC로 실시간으로 넘어갑니다. 거꾸로 학생이 만든 자료를 큰 화면에 띄워 수업에 끌어들이기도 합니다. 납품처는 초·중·고교와 대학, 군부대입니다.

이 칠판이 학교에 계속 들어가는 이유는 조달 제도에 있습니다. 컴버스테크 전자칠판은 2003년 조달청 나라장터에 업계 최초로 등록됐고, 2010년·2015년·2022년 세 차례 조달청 우수제품으로 지정됐습니다. 우수제품이면 학교나 군부대 같은 공공기관이 경쟁입찰 없이 바로 계약할 수 있습니다. 칠판 교체 시기가 올 때마다 같은 업체가 다시 뽑히기 쉬운 자리입니다.

그 자리가 이익까지 지켜 주지는 않았습니다. 전자칠판 시장에는 삼성전자·LG전자 같은 대기업과 현대아이티 같은 조달 전문업체가 함께 있습니다. 컴버스테크는 2025년 결산에서 영업손실 45억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115억원을 주고 산 회사가 이듬해 45억원을 잃은 것입니다.

씨엔에이가 연결에서 빠진 지금, 육일씨엔에쓰의 연결매출은 사실상 이 적자 자회사에 기대고 있습니다. 가장 잘 벌던 사업을 내보내고, 돈을 잃는 사업을 남긴 모양입니다.

컴버스테크 전자칠판에 교사가 판서하면 학생 태블릿으로 실시간 전송되는 수업 장면과, 조달청 우수제품 지정 이력 및 2025년 영업손실 45억원

육일씨엔에쓰 구자옥 대표를 둘러싼 매물설은 10개월 만에 절차가 됐습니다

씨엔에이를 팔기 여덟 달 전인 2025년 11월 24일, 회사 자체가 매물로 나왔다는 단독보도가 나왔습니다. 구자옥 대표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대 2배까지 원한다는 말이 함께 전해졌고, 시장에서는 셸기업으로 쓰기 알맞다는 평가가 붙었습니다.

회사는 부인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매각을 위한 티저를 보낸 바 없다”고 했습니다.

그 뒤로 주가가 회사를 몰아세웠습니다. 2026년 7월 14일 회사는 자사주 약 167만주, 20억원어치를 사들이기로 결정했고 구자옥 대표도 장내에서 지분을 더 사겠다고 했습니다. 관리종목 지정을 미리 막겠다는 명목이었습니다.

일주일 뒤인 7월 21일, 육일씨엔에쓰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지정 뒤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으로 시가총액 200억원 이상을 지키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생깁니다. 회사는 9월 30일에도 자기주식 취득 결정을 공시했습니다.

이 대목에서 앞의 이야기가 한 줄로 이어집니다. 관리종목 지정을 앞둔 7월 초에 흑자 자회사를 팔았고, 지정 직후부터 새 돈을 받는 절차가 시작됐습니다.

새 주식 430만주는 두 사람이 정확히 나눠 가졌습니다

2026년 8월 26일 회사는 6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새로 찍는 주식은 430만5917주, 기존 주식의 32%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제3자배정은 기존 주주가 아니라 회사가 지정한 사람에게 새 주식을 파는 방식입니다.

결과는 9월 초에 나왔습니다. 9월 3일 정한섭 씨가 199만9999주, 지분 13.02%를 주당 1,500원에 받았습니다. 목적은 단순투자였습니다.

하루 뒤인 9월 4일 김승준 씨가 230만5918주, 지분 13.05%를 주당 1,301원, 약 30억원에 받았습니다. 김승준 씨는 코넥스 상장사 바이오인프라생명과학의 대표이고, 보유 목적에 경영권 영향을 적었습니다.

두 사람의 주식 수를 더하면 430만5917주, 이번에 새로 찍은 주식과 한 주도 다르지 않습니다. 60억원 증자 전체를 두 사람이 30억원씩 나눠 받았고, 같은 30억원으로 김승준 대표는 30만5919주를 더 받았습니다.

최대주주 구자옥 대표의 지분은 여전히 30%대입니다. 주인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13%씩 가진 두 주주가 한 번의 증자로 동시에 생겼고, 그중 한 사람은 경영에 관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육일씨엔에쓰 제3자배정 유상증자 신주 430만5917주를 정한섭 13.02%(단순투자)와 김승준 13.05%(경영권 영향목적)가 나눠 받은 지분 구조

육일씨엔에쓰 주가전망보다 먼저 정해지는 것은 10월 1일 구미의 표결입니다

9월 16일 회사는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공고했습니다. 날짜는 2026년 10월 1일, 장소는 경북 구미입니다. 강화유리 공장이 있던 도시에서 그 공장과 무관한 안건이 표결에 부쳐집니다.

안건은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정관에 세포치료제·동물의약품·줄기세포·화장품·반려동물용품 같은 바이오 관련 사업목적을 넣고, 실제로 하지 않는 사업목적은 지우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이사진을 통째로 바꾸는 것입니다. 사내이사 후보는 김승준·조현선·이정호, 독립이사 후보는 한정훈, 감사 후보는 김정한입니다. 9월 4일 경영권 영향목적으로 들어온 김승준 대표가 사내이사 명단 맨 앞에 있습니다.

바이오로 무엇을 할지 회사는 아직 말하지 않았습니다. 회사 관계자의 말은 “임시주총 이후에야 구체적인 방향이 명확해질 것”이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사업의 방향은 제품보다 주총이 먼저 정합니다.

앞으로 볼 일정은 둘입니다. 10월 1일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의 표결 결과, 그리고 관리종목 지정 뒤 90거래일 안에 시가총액 200억원을 45거래일 연속으로 지키는지입니다. 앞의 것이 이 회사가 무엇을 할지를, 뒤의 것이 상장사 자리를 지킬지를 가릅니다.

2022년부터 이 회사는 공장을 팔 때마다 업종이 바뀌었습니다. 이번에는 파는 것이 없습니다. 이사회가 바뀌고, 업종은 그 뒤를 따라갑니다.

이 글은 2026년 9월 30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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