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테크 흑자 돌아왔는데… 시가총액 200억원 선에 걸렸다
10월 1일 예선테크(250930) 주가는 568원으로 전일보다 18.58% 올랐습니다. 거래량은 8만7,267주였습니다. 하루 전인 9월 30일에는 이 종목에 대해 「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관련 안내」가 공시됐습니다.
TV나 모니터 안쪽에는 부품과 부품을 붙이고, 부딪치는 충격을 받아 내고, 틈을 막는 얇은 테이프와 패드가 들어갑니다. 화면을 켠 사람은 평생 볼 일이 없는 물건입니다. 예선테크는 2005년부터 그 물건을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이 회사의 제품은 제 역할을 잘할수록 눈에 띄지 않습니다. 20년 동안 남의 화면 안쪽에서 일해 온 회사가 올해는 처음으로 자기 이름을 걸고 숫자 하나와 싸우고 있습니다. 상대는 경쟁사가 아니라 거래소가 그어 놓은 시가총액 200억원이라는 선입니다.
투자 참고용,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일
예선테크 매출의 3분의 1은 충격을 받아 내는 패드에서 나옵니다
2026년 6월 기준 예선테크 매출을 제품별로 나누면 Foam Pad가 33.57%로 가장 큽니다. 부품 사이에 끼워 충격을 흡수하는 패드입니다.
부품끼리 붙이는 Bonding Tape가 26.52%로 그다음입니다. 표면을 덮어 보호하는 Protect Film이 3.12%, 틈을 메워 밀봉하는 Gasket Pad가 2.16%입니다. 나머지 34.63%는 기타로 묶여 있습니다.
붙이고, 받치고, 막는 일. 네 제품의 일은 결국 이 셋입니다. 그리고 매출을 가장 많이 내는 쪽은 붙이는 테이프가 아니라 받치는 패드입니다. 점착소재 회사라는 이름에서 떠올리는 그림과 실제 돈이 나오는 자리가 조금 다릅니다.
이 테이프와 패드가 들어가는 곳은 중대형 LCD TV와 모니터가 주력입니다. 여기서 OLED TV, 자동차, 2차전지로 자리를 넓혀 왔습니다.
본사는 경기 군포시에 있고 경북 구미시에 사무소를 둡니다. 완제품은 중국 광저우·쑤저우, 베트남 하이퐁, 인도네시아 찌까랑의 해외 법인·사무소에서도 만듭니다. 패널과 전자제품 조립 라인이 모인 곳 가까이에 공장이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패드는 남의 이름을 달고 팔립니다
예선테크의 자리는 공급망 안쪽 두 번째 칸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같은 패널 회사, 완성차·배터리 회사에 소재를 대는 협력사에 테이프와 패드를 넣는 2차 협력사입니다. 회사는 고객사 이름 대부분을 공개하지 않습니다.
그 안쪽 칸이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가끔 다른 회사 이름으로 드러났습니다. 애플 아이폰용 OLED 패널 수요가 늘던 때 예선테크는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를 통한 수혜주로 묶였습니다. 2022년에는 LG를 통해 포르쉐의 2차전지 소재까지 공급한 사례가 보도됐습니다.
군포의 작은 소재 회사 이름 옆에 포르쉐와 애플이 나란히 놓입니다. 회사 규모만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이 조합이 가능한 이유는 회사가 상장 때 내세운 방식에 있습니다.
예선테크가 꼽은 경쟁력은 '선제적 신소재 개발'입니다. 고객사가 신제품을 설계하기 전에 그 제품에 맞을 소재를 미리 준비해 둡니다. 설계 단계부터 들어간 소재는 바꾸기 어렵습니다. 소재를 바꾸면 고객사는 다시 시험하고 다시 인증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사업의 급소는 바로 여기입니다. 한번 설계도 안에 들어가면 오래 남지만, 그 대가로 회사 이름은 설계도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매출은 고객의 신제품 주기를 따라가고, 회사는 남의 브랜드 뒤에 머뭅니다.
모토로라 휴대폰에서 시작해 TV 화면으로 옮겨 왔습니다
예선테크는 2005년 1월 설립됐습니다. 첫해 일감은 모토로라 휴대폰에 들어가는 열접착필름 가공품(TBF Die-cut)이었습니다. 휴대폰 크기에 맞게 잘라 낸 필름입니다.
이듬해에는 LG·필립스 LCD를 거쳐 LCD TV와 모니터 시장으로 옮겨 갔습니다. 휴대폰 한 대에 들어가던 작은 필름이 TV 한 대 크기의 테이프와 패드로 바뀌었습니다. 지금 매출의 중심이 중대형 LCD에 있는 것도 이 선택에서 시작됐습니다.
코스닥 입성은 2019년 9월입니다. 자체 신규상장이 아니라 KB제10호기업인수목적주식회사(스팩)와 합병하는 길을 택했습니다. 상장 첫날 주가는 3,770원으로 전일보다 3.58% 내려 마감했습니다.
상장 당시 회사가 내건 목표는 컸습니다. 예선테크는 "신규시장 진출로 5년 내 매출 2400억 달성"을 말했습니다. 최근 몇 해 연간 매출은 379억~441억원 사이를 오갔습니다. 신규시장으로 가는 길은 목표보다 훨씬 느렸습니다.
2025년 7월에는 제이씨에셋자산운용이 갖고 있던 지분 5.85%를 전량 매도했습니다. 외부 기관 주주 한 곳이 빠져나간 자리에서 2026년이 시작됐습니다.
예선테크 흑자 인터뷰 다음 날, 거래소의 시계가 켜졌습니다
2023년과 2024년 적자가 이어지면서 자본은 크게 줄었습니다. 흐름이 바뀐 것은 2025년 3분기입니다. 이때부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고, 2026년 상반기 영업이익은 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흑자 전환했습니다.
전춘섭 대표는 7월 30일 인터뷰에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제목부터 "흑자 기업으로 완전 탈바꿈…기업가치 재평가 받을 시간"이었습니다.
그는 "올해는 흑자 전환의 원년이고, 내년부터는 코스닥 평균을 웃도는 수익성을 갖춘 회사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적자에 대해서는 "과거 적자는 일시적 외부 변수와 미래 투자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다음 날인 7월 31일, 예선테크는 시가총액 미달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습니다. 근거는 코스닥시장상장규정 제53조입니다. 대표가 재평가를 말한 날과 시장이 매긴 값이 기준선 아래로 확인된 날이 하루 차이입니다.
조건은 이렇습니다. 지정 뒤 90거래일 안에 시가총액 요건을 45거래일 연속으로 채워야 합니다. 요건은 2026년 말까지 200억원, 2027년부터 300억원입니다. 이걸 못 채우면 상장폐지 사유가 됩니다.
이익은 돌아왔는데 시장의 값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 회사가 지금 풀어야 하는 문제는 공장 안이 아니라 공장 밖에 있습니다.
관리종목 앞뒤로 회사는 주식 쪽 숫자를 연달아 움직였습니다
7월 22일 예선테크는 5대1 주식병합 절차를 마쳤다고 알렸고, 다음 날 거래가 재개됐습니다. 액면가는 100원에서 500원이 됐고, 발행주식은 3,300만440주에서 660만88주로 줄었습니다. 주식병합은 주식 수와 1주의 값을 바꿀 뿐 회사 전체 값을 늘리지는 않습니다.
관리종목 지정 한 달 뒤인 8월 31일, 이사회는 자사주 4만8,989주 소각을 결정했습니다. 발행주식의 약 0.7%, 금액으로 3억7,428만원어치이고 소각 예정일은 9월 10일이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자사주 소각은 실적 개선 흐름 속에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했습니다.
9월 8일과 9일에는 임원 김형태 씨가 장내에서 주식을 샀습니다. 8일 670주를 주당 1,700원에, 9일 8,136주를 주당 1,787원에 사서 모두 8,806주입니다.
9월 14일에는 최대주주 전춘섭 대표 측 지분이 36.98%에서 38.09%로 늘었다는 보고가 나왔습니다. 보유 주식은 251만4,090주입니다. 보고 사유는 특별관계자의 장내매수와 주식병합에 따른 주식 수 변동입니다.
각 조치는 따로 발표될 때마다 주주가치 제고로 소개됐습니다. 날짜를 한 장의 달력에 겹쳐 놓으면 다르게 보입니다. 두 달 반 동안 나온 회사 소식 대부분이 공장이 아니라 주식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이 연쇄는 이렇게 읽어야 합니다. 시가총액 기준을 넘는 길은 결국 시장이 매기는 값이 올라가는 것 하나뿐이고, 회사와 경영진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은 그 앞에서 자기 돈과 자기 주식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까지입니다. 그 신호를 받아 줄지는 시장이 정합니다.
예선테크 전망의 다음 장은 배터리 불길을 30분 붙잡는 시트입니다
주식 쪽 소식이 이어지던 끝에 공장 쪽 소식이 하나 나왔습니다. 9월 29일 예선테크는 '이중 내화점착층을 구비한 전기차 배터리용 내화 시트' 특허를 등록했습니다.
이 시트는 배터리가 과열됐을 때 불과 열이 옆으로 옮겨붙는 속도를 늦춥니다. 회사는 1300℃ 화염에 30분 노출되는 조건에서 열전달을 늦추는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지금은 국내 2차전지 제조사와 고객사 검증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그 제조사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제품은 지난 20년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화면 안에서 부품을 붙이고 충격을 막던 소재가, 배터리 안에서는 불길을 막는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 붙이는 기술 위에 내화층을 얹은 시트입니다.
회사가 가장 잘하던 방식도 그대로입니다. 고객사가 제품을 설계하는 단계에 들어가 검증을 통과해야 자리를 얻습니다. 화염지연 소재는 아직 매출 비중이 작은 신규 진입 단계이고, 검증을 통과하는 순간부터 다시 남의 배터리 안에서 이름 없이 일하게 됩니다.
그 사이 거래소의 달력은 따로 돌아갑니다. 관리종목 지정일부터 90거래일 안에 45거래일 연속 시가총액 200억원을 채워야 하고, 2027년부터는 그 선이 300억원으로 1.5배 올라갑니다. 배터리 고객의 검증 시계와 거래소의 시가총액 시계가 같은 해에 함께 돌고 있습니다.
점착 소재는 제 할 일을 잘할수록 눈에 띄지 않습니다. 20년 동안 그렇게 일해 온 회사의 이름이, 올해는 제품이 아니라 거래소 안내문에 먼저 실렸습니다.
출처
- DART, 기타시장안내(시가총액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관련 안내), 2026-09-30
- 아시아경제, [비즈리더]전춘섭 예선테크 대표 "흑자 기업으로 완전 탈바꿈…기업가치 재평가 받을 시간", 2026-07-30
- 탑스타뉴스, 예선테크, 시가총액 미달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 2026-07-31
- 뉴시스, 예선테크, 주식병합 완료 후 23일 거래재개, 2026-07-22
- 아시아경제, 예선테크, 자사주 4.8만주 소각…3.7억원 규모, 2026-08-31
- 네이트뉴스, 예선테크 경영진, 자사주 8806주 장내 매수, 2026-09-09
- datatooza, 전춘섭, 예선테크 최대주주 지분 38.09%로 확대, 2026-09-14
- 뉴시스, 예선테크, 배터리 열폭주 지연 상용화 테스트 진행, 2026-09-29
- 뉴스탭, 예선테크, 1300℃ 화염에도 열전달 지연…전기차 배터리 안전소재 특허 등록, 2026-09-29
- 네이트뉴스(이데일리), 예선테크, 상반기 영업익 8억…전년比 흑자 전환, 2026-08-14
- 이데일리, 예선테크, 케이비제10호스팩과 합병…9월 코스닥 상장, 2019-09-03
- 이데일리, [IPO출사표]예선테크 "신규시장 진출로 5년 내 매출 2400억 달성", 2019
- 파이낸셜뉴스, [특징주]예선테크, 포르쉐 2차전지 소재 확대 기대감..LG 통해 점착제 납품↑, 2022-09-07
- 디지털투데이, 제이씨에셋자산운용, 예선테크 지분 5.85% 전량 매도, 2025-07-04
- wisereport(기업모니터), 예선테크 기업개요, 2026-06
- 위키백과, 예선테크
- 네이버 증권, 예선테크 시세(2026-10-01)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1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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