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경제분석 > 오늘 이 종목 왜?
오늘 이 종목 왜?

에스제이그룹 브랜드 캉골, 한국에서 처음 만든 가방이 세계 판권이 됐다

서학개미기자 0 5 0
캥거루 로고가 달린 캉골 모자와 백팩, 에스제이그룹이 라이선스로 전개하는 브랜드를 보여 주는 표지

에스제이그룹(306040)은 10월 2일 가격제한폭인 29.96%까지 올라 1,965원에 거래됐습니다. 이날 거래량은 261,141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인 약 3만 1천 주의 8배를 넘었습니다.

회사 이름은 낯설어도 로고는 익숙합니다. 모자 옆에 붙은 캥거루, 캉골입니다. 캥거루를 보면 호주가 먼저 떠오르지만, 캉골은 호주에서 물건을 만든 적이 없는 영국 브랜드입니다.

투자 참고용 기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2일.

캥거루를 단 건 호주가 아니라 미국 바이어였습니다

캉골은 1938년 영국에서 시작했습니다. 2차대전 시기의 베레모가 이 브랜드 이야기의 출발점입니다.

캥거루는 한참 뒤인 1983년에 붙었습니다. 미국 바이어들이 이 모자를 '캥거루 모자'라고 부르며 찾았고, 영국 회사는 그 별명에 맞춰 로고를 바꿔 달았습니다. 손님이 부르던 이름을 주인이 받아 적은 것입니다.

이 일화는 에스제이그룹을 읽는 열쇠가 됩니다. 브랜드의 얼굴은 만든 사람이 아니라 파는 현장에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에스제이그룹은 바로 그 파는 현장에 서 있는 회사입니다.

2008년 세워진 에스제이그룹은 해외 브랜드의 이름을 빌려 모자·가방·옷을 기획하고 팔아 왔습니다. 캉골, 캉골키즈, 헬렌카민스키, 팬암이 이 회사가 다루는 이름입니다. 2023년 기준 매출의 96%가 캉골·캉골키즈·헬렌카민스키 세 브랜드에서 나왔습니다.

에스제이그룹 이주영 대표의 말이 이 회사를 가장 짧게 설명합니다. "패션 사업은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를 판다." 그런데 이 회사의 지난 15년은 남의 브랜드를 파는 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 모자 브랜드의 가방을 처음 만든 곳이 한국입니다

캉골은 원래 모자로 알려진 브랜드입니다. 에스제이그룹은 2010년 한국에서 처음으로 캉골 백팩을 기획해 내놓았습니다. 본사 카탈로그에 없던 물건을 라이선스를 받은 쪽이 먼저 만든 것입니다.

그 백팩이 베스트셀러가 됐습니다. 2019년 상장을 준비하던 무렵에는 가방이 이 회사 캉골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모자 브랜드를 가방 브랜드로 바꿔 놓은 곳이 영국 본사가 아니라 서울이었습니다.

이 성과는 결국 본사의 계약서로 돌아왔습니다. 2025년 1월 9일, 에스제이그룹은 캉골 본사와 가방 분야 전 세계 독점 라이선스를 맺었습니다. 한국에서 시작한 가방·의류 라인을 이제 세계를 상대로 새로 기획하고 넓히는 권리입니다.

계약 조건은 사업보고서에 적혀 있습니다. 가방 글로벌 라이선스는 2036년 12월 31일까지이고, 범위는 한국·일본·아프리카와 제재 지역을 뺀 전 세계입니다. 같은 날 0~16세용 모자 서브라이선스도 2031년 말까지 받았습니다.

라이선스 업체가 본사로부터 특정 나라가 아니라 한 품목의 세계 판권을 받는 일은 흔치 않습니다. 이름을 빌린 쪽이 그 이름에 새 쓰임을 증명했고, 본사가 그 증명을 계약으로 인정했습니다. 저는 이 대목이 에스제이그룹이라는 회사의 정체라고 봅니다.

세계 판권을 받은 뒤 첫 무대는 중국이었습니다. 2026년 3월 11일부터 13일까지 상하이 패션전시회 CHIC에 부스를 내고 캉골 가방 라인을 선보였습니다.

2010년 한국에서 처음 기획한 캉골 백팩부터 2025년 가방 세계 독점 라이선스, 2026년 상하이 CHIC 참가까지 이어진 캉골 가방의 연표

판권이 넓어진 만큼 창고도 넓어졌습니다

에스제이그룹에는 공장이 없습니다. 제품은 전량 외부 업체가 만들고, 회사는 완성품을 사 들여 팝니다. 업계에서 완사입이라 부르는 방식입니다.

본사에 내는 돈은 팔린 만큼입니다. 캉골 로열티는 실제 판매된 매출을 기준으로 계산하고, 헬렌카민스키도 매출의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냅니다. 브랜드 사용료는 판매를 따라오지만, 물건값은 팔리기 전에 먼저 나갑니다.

독점 계약은 여기서 양날이 됩니다. 계약 기간 동안 같은 지역에서 같은 브랜드를 다른 업체가 팔 수 없으니 경쟁자는 막혀 있습니다. 그 대신 그 지역에서 팔 물건을 미리 준비하는 일도, 안 팔린 물건을 끌어안는 일도 전부 이 회사 몫입니다.

숫자가 그 무게를 보여 줍니다. 2024년 말 재고자산은 391억원으로 총자산의 20%를 넘었습니다. 외부감사인은 이 과다 재고를 핵심 위험으로 짚었습니다.

1년 뒤인 2025년 말 재고자산은 540억원으로 늘었습니다. 1년 안에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자산 가운데 53.3%가 아직 팔리지 않은 물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회사 대표는 창업투자회사 인큐벤처창업투자에서 수석 심사역으로 일했습니다. 2024년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창투사 심사역으로 일할 때 금융은 부실채권에 죽고 패션은 장기재고에 죽는다는 것을 느꼈다."

남의 회사를 심사하며 짚었던 위험이 자기 회사 장부 위에 올라와 있습니다. 판권이 넓어지는 동안 재고도 함께 불어났다는 점에서, 저는 이 재고를 사고가 아니라 이 사업 모델의 청구서로 읽습니다.

같은 시기 실적도 방향이 같습니다. 최근 세 회계연도의 에스제이그룹 매출은 2,037억원, 1,818억원, 1,634억원으로 줄었습니다. 영업이익은 154억원에서 32억원 손실로, 다시 159억원 손실로 바뀌었습니다.

장부에는 재고 말고 늘어난 항목이 하나 더 있습니다. 관계사 에스제이지플러스에 빌려준 돈이 2024년 말보다 2025년 말에 늘었습니다.

에스제이그룹 재고자산이 2024년 말 391억원에서 2025년 말 540억원으로 늘어난 흐름과, 같은 시기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 확대를 함께 보여 주는 도표

백화점이 줄어든 자리에 성수동과 자기 이름을 세웠습니다

이 회사 물건은 주로 백화점에서 팔렸습니다. 그런데 2023년과 비교해 2025년 백화점 매출이 크게 줄었습니다. 해외로 나가는 몫은 아직 작아서, 2025년 3분기 기준 수출 비중은 2.0%입니다.

회사는 백화점 밖에 자기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2021년부터 서울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LCDC입니다. 편집숍 SHOP LCDC, DOORS, CAFE EPHEMERA, BAR P.S. 네 공간이 한 건물에 모여 있습니다. 옷을 파는 곳이라기보다 머물게 만드는 곳입니다.

빌린 이름만 다루던 회사가 자기 이름도 사들였습니다. 2022년 8월 브랜드로 내놓은 팬암(PANAM)의 상표권과 영업권을 2025년 8월 아예 취득했습니다. 계약이 끝나면 돌려줘야 하는 이름이 아니라, 회사가 소유한 이름입니다.

헬렌카민스키는 2016년 맺은 독점 수입 계약으로 들여옵니다. 5년에 5년이 자동으로 이어지는 구조이고, 올해 5월에도 국내 독점 라이선스 소식이 다시 나왔습니다.

LCDC와 팬암은 같은 고민에서 나온 답으로 보입니다. 라이선스는 기간이 끝나면 사라지고, 백화점은 매장 자리를 내주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계약서 밖에서도 남는 공간과 이름을 쥐려는 움직임입니다.

이번 겨울 매장에 걸린 다운 자켓이 다음 장부를 씁니다

캉골은 10월부터 새 모델 홍태준을 앞세운 2026 가을겨울 캠페인 'Northbound : Ahead of winter'를 시작합니다. 20·30세대를 겨냥한 젊고 자유로운 이미지를 내세웠습니다.

이번 시즌 핵심은 '유틸리티 컬렉션'입니다. 처음 선보이는 경량 패딩 '켄달 다운 자켓', 헤비 다운 '칼라일 다운 자켓', '리버시블쉐르파 자켓'이 매대에 오릅니다. 모자로 시작해 가방으로 넓힌 브랜드가 이제 겨울 외투까지 팝니다.

팝업 일정은 정해져 있습니다. 10월 2일부터 21일간 부산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10월 30일부터 11월 12일까지 현대 대구점, 11월 20일부터 12월 3일까지 잠실 롯데월드몰, 12월 4일부터 10일까지 잠실 롯데백화점입니다.

부산 첫 팝업은 캉골의 대표 모자 버뮤다햇의 스칼렛 레드를 공간의 포인트로 썼습니다. 1983년 미국 바이어가 붙여 준 캥거루는 아직 모자 위에 있고, 그 옆에는 한국에서 처음 만든 가방과 처음 내놓는 다운 자켓이 걸려 있습니다.

이 겨울 팝업들이 파는 것은 홍태준의 얼굴이지만, 비워야 하는 것은 창고입니다. "패션은 장기재고에 죽는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이, 이제 그 말이 틀렸음을 자기 회사로 증명해야 하는 차례에 서 있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2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에스제이그룹 #306040 #에스제이그룹뭐하는회사 #캉골 #캉골가방 #캉골키즈 #헬렌카민스키 #팬암 #LCDC #성수동LCDC #이주영 #홍태준 #캉골라이선스 #패션라이선스 #재고자산

, , , , , , , ,

0 Comments
‘이슈종목’ 글은 텔레그램 앤트가드 시그널 에서도 바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텔레그램에서 보기
속보 채널 @seohakant · 자동매매 문의 @seohaktant_bot

공지사항


광고제휴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