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호전자 최대주주 지분 66%대로… 같은 2년 새 반도체 테스트장비 회사까지 인수
10월 6일 성호전자(043260)는 전날보다 2.56% 오른 32,000원에 거래됐고, 거래량은 259만8,195주까지 불어났습니다. 같은 날 회사는 기업설명회(IR) 개최를 알렸고, 10월 2일 낸 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 결정 보고서의 첨부 서류를 정정했습니다.
거실의 셋톱박스, 사무실 프린터, 천장의 LED 조명 안에는 콘센트에서 들어온 전기를 기계가 쓸 수 있게 바꿔 주는 상자가 하나씩 들어 있습니다. 전원공급장치(SMPS)입니다. 성호전자는 이 상자와 그 속에 들어가는 필름콘덴서를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2026년의 성호전자를 이 상자로만 설명하면 절반도 맞지 않습니다. 2년 사이 반도체 테스트장비, 정류기, 금속구조물, 광통신 정렬장비, 부동산 개발까지 사들였고, 같은 기간 최대주주 쪽 지분은 66%대로 올라갔습니다. 이 회사는 2세 경영자 박성재가 회사를 갖는 일과 회사를 키우는 일을 같은 달력 위에서 해 온 기록입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6일
TV가 바뀌자, 콘덴서 회사의 아들은 매일 거래처 문을 두드렸습니다
출발은 콘덴서입니다. 박현남 회장은 필름콘덴서 제조사 진영전자 출신으로 전자부품 유통을 시작했고, 2000년 그 진영전자를 인수하면서 지금의 성호전자가 됐습니다. 2001년에는 코스닥에 올랐습니다.
제품만 나눠 보면 셋톱박스·프린터·LED조명용 SMPS가 매출의 73.6%, 필름콘덴서가 25.7%, 증착필름이 0.7%입니다. 남의 완제품 속에 들어가는 부품이라 소비자는 이름을 볼 일이 없습니다. 완제품이 바뀌면 같이 흔들리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흔들렸습니다. 아들 박성재는 2010년 입사해 2013년 중국법인장을 맡았고, 1년 만에 적자를 흑자로 돌렸습니다. 이듬해인 2014년 TV가 LCD에서 LED로 넘어가면서 주력인 필름콘덴서 수요가 흔들렸습니다.
그때 그가 한 일은 단순했습니다. 매일 3~4곳씩 새 고객사를 찾아다녔고, 고객 수를 5배로 늘렸습니다. 2세 경영자로서 그의 첫 이력은 발로 뛴 영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3년 매출의 30%는 14층 건물에서 나왔습니다
성호전자는 본사 자리에 지상 14층 건물 SH드림타워를 새로 지었습니다. 회사가 직접 쓰는 곳은 13·14층과 지하 일부뿐이고, 나머지 대부분은 분양했습니다.
그 분양이 2023년 별도 실적에 매출 629억원, 영업이익 271억원, 순이익 195억원으로 들어왔습니다. 2023년 연간 매출을 나눠 보면 전원공급장치 50.1%, 콘덴서 15.5%, 분양수익 30.3%, 기타 4.1%입니다. 콘덴서보다 건물이 두 배 가까이 더 벌었습니다.
부동산은 이 회사 장부에서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2024년 6월 KREMS 토지·건물을 사들였고, 2025년 9월 여수 죽림 공동주택 개발(40억원)을 결정했습니다. 2026년 2월에는 부산 해운대구 달맞이길 토지·건물을 1,500억원에 양수하기로 했습니다. 전자부품 회사 안에 부동산이라는 줄기가 하나 더 자라고 있습니다.
회사를 손에 쥐는 길은 영업이 아니라 서룡전자였습니다
박성재가 회사를 갖게 된 경로는 거래처 영업과 전혀 다른 곳에 있습니다. 그가 100% 가진 비상장회사 서룡전자입니다.
서룡전자는 2018년부터 2021년까지 여섯 번에 걸쳐 성호전자가 특정 상대에게만 새 주식을 발행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했습니다. 76억원을 내고 받은 신주가 1,940만4,797주, 상장주식의 27.36%입니다. 마지막 증자가 있던 2021년 4월, 박성재는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두 번째 장치는 전환사채(CB)였습니다. 2023년 2월 성호전자는 13회차 CB 100억원을 발행했습니다.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투자자가 나중에 정해진 값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게 한 빚입니다. 이 CB의 40%에는 회사나 회사가 정한 사람이 사채를 되사 올 수 있는 권리(콜옵션)가 붙었습니다.
2024년 8월 그 권리가 쓰였습니다. 최대주주 측이 13회차 CB 34억원어치를 사들였습니다. 이 사채는 주당 1,282원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었는데, 당시 시장 가격은 1,540원이었습니다.
그 결과 서룡전자 지분은 17.14%에서 26.54%로, 박성재의 지배지분은 22.91%에서 32.73%로 올랐습니다. 회사가 돈을 빌린 거래가 1년 반 뒤 최대주주가 시장보다 싼 값에 지분을 늘린 거래로 바뀌었습니다. 이 회사를 볼 때 이 장면을 빼면 나머지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지배력이 굳은 그해부터, 회사는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5월 성호전자는 지주회사 혜성홀딩스를 세웠습니다. 박성재가 2024년 회사 누리집 인사말에 적은 문장은 이렇습니다. “준비된 자에게 위기는 곧 기회입니다!”
사들이는 속도는 2025년에 붙었습니다. 7월 반도체 메모리 테스트장비 회사 제이케이아이를 226억원에, 8월 정류기·전기산업용기계 회사 구수중전기를 200억원에, 9월 금속구조물·창호 회사 진성산업을 10억원에 인수했습니다. 그해에만 종속회사 7곳이 새로 연결 실적에 들어왔습니다.
돈은 계속 필요했습니다. 현금은 2023년 말 464억원에서 2024년 3분기 111억원으로 줄어 있었습니다. 2025년 8월 1일 회사는 16회차 120억원, 17회차 50억원 CB를 발행했고, 이번에는 두 사채 모두 콜옵션을 100%로 설정했습니다. 2년 전 40%였던 되사 올 권리가 전부로 늘었습니다.
2025년 12월에는 발행할 수 있는 주식 수를 1억주에서 3억주로 늘리는 정관변경 안건이 올라왔습니다. 임시주총 날짜는 12월 30일이었습니다. 같은 달 회사는 이 회사 역사상 가장 큰 인수를 발표합니다.
| 시점 | 회사가 한 일 | 최대주주 쪽 지분 |
|---|---|---|
| 2018~2021 | 서룡전자 대상 제3자배정 유상증자 6회 | 신주 1,940만4,797주 확보 |
| 2023년 2월 | 13회차 CB 100억원(콜옵션 40%) | 서룡전자와 특수관계인 38.59%(2023년) |
| 2024년 5~6월 | 혜성홀딩스 설립, KREMS 토지·건물 인수 | — |
| 2024년 8월 | 최대주주 측 13회차 CB 34억원 취득 | 박성재 지배지분 22.91% → 32.73% |
| 2025년 7~9월 | 제이케이아이·구수중전기·진성산업 인수, 16·17회차 CB(콜옵션 100%) | — |
| 2025년 12월 | 에이디에스테크 인수, 주식 수 한도 3억주 안건 | — |
| 2026년 3~4월 | 어메이징홀딩스 흡수합병 결정(4월 29일) | 서룡전자와 특수관계인 64.33% → 66.07% |
2026년 4월 21일에는 서룡전자 측 주식이 444만4,701주 늘어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율이 66.07%가 됐습니다. 4월 29일에는 자회사 어메이징홀딩스를 새 주식 발행 없이 흡수합병하기로 했습니다. 회사가 사들이고 돈을 조달하는 장면과 최대주주 쪽 지분이 늘어나는 장면이, 이 회사에서는 같은 달력에 찍혀 있습니다.
가장 비싸게 산 것은 빛이 지나갈 길을 맞추는 기계였습니다
2025년 12월 성호전자는 에이디에스테크 지분 87.5%를 약 2,800억원에 사기로 했습니다. 2026년 2월 13일 자회사 편입이 끝났습니다. 현금 111억원까지 내려갔던 회사가 1년여 뒤 낸 인수 금액입니다.
에이디에스테크가 만드는 것은 광트랜시버 조립 공정의 정렬장비입니다. 광트랜시버는 전기 신호를 빛으로, 빛을 다시 전기로 바꿔 데이터센터 서버끼리 주고받게 하는 부품입니다. 엔비디아 자회사 멜라녹스에 들어가는 광트랜시버가 이 장비를 거쳐 조립됩니다.
장비가 하는 일은 길을 맞추는 일입니다. 3~4마이크로미터 굵기의 레이저빛과 9마이크로미터 광섬유, 그리고 광학엔진 칩 사이에서 빛 신호가 지나갈 경로를 미세하게 맞춥니다. 조금만 어긋나도 빛이 새고, 신호가 약해집니다.
이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 에이디에스테크와 독일 피콘텍(ficonTEC) 두 곳뿐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갈아탈 곳이 거의 없습니다. 엔비디아가 광학 부품을 칩 패키지 안으로 들이는 CPO 생태계를 넓히는 흐름에도 이 회사가 서 있습니다.
그 대가도 분명합니다. 에이디에스테크는 매출의 97%가 멜라녹스 한 고객에 몰려 있다고 보도됐습니다. 박성재는 포브스코리아 인터뷰에서 이상적인 인수 대상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술력과 성장성, 자신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이라면 가장 이상적인 인수 대상”.
2021년 대표에 오를 때 그의 말은 결이 달랐습니다. “고객과 전방산업이 균형 있게 분산돼 있으면서 전 세계적인 판매망을 갖춘 회사로 꾸준히 성장해 나가겠다”. TV 전환기에 고객을 5배로 늘려 위기를 넘긴 사람이, 5년 뒤 가장 큰돈을 고객 한 곳에 거의 전부를 기대는 회사에 걸었습니다. 이 회사의 성격이 바뀐 지점은 여기입니다.
매출 4조원을 말하는 회사 앞에 다시 사채가 놓였습니다
성호전자가 지주회사 체제로 바꾸며 내건 목표는 2030년 매출 4조원, 영업이익 1조원입니다. 제이케이아이, 구수중전기, 에이디에스테크처럼 2025년 하반기 이후 사들인 회사들의 매출이 연결 실적에 더해지면서, 그 숫자를 채울 재료는 콘덴서 공장 바깥에 있습니다.
이번에 꺼낸 신주인수권부사채(BW)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 위에 있습니다. 회사가 돈을 빌리면서, 나중에 정해진 값으로 새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를 함께 붙여 주는 채권입니다. 2023년 CB, 2025년 CB 두 건에 이어 다시 사채로 돈을 마련하는 결정을 냈고, 같은 날 기업설명회를 열겠다고 알렸습니다. 이 회사의 다음 장면은 언제나 조달 공시와 지분 공시를 함께 펴 놓을 때 보입니다.
박성재는 자기 경영을 한 단어로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한 단어로는 ‘윈윈’이다. 고객, 투자자, 직원, 파트너, 사회까지 모두가 함께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드는 것”.
2021년 그가 흩어 놓겠다고 한 것은 고객이었습니다. 5년 뒤 흩어지지 않고 한곳에 모인 것은 지분이었고, 가장 비싼 자회사의 매출이었습니다.
출처
- DART · 기업설명회(IR)개최 (2026-10-06)
- DART · [첨부정정] 주요사항보고서(신주인수권부사채권발행결정)
- 이투데이 · 성호전자, 2년 만에 '콜옵션 100%' CB 발행
- IB토마토 · 성호전자, 최대주주 CB콜옵션 취득
- 딜사이트 · 성호전자, 발행주식 3억주 확대 (2025-12-02)
- 보숲 · 성호전자, M&A와 부동산 개발로 사업 다각화
- 59초 경제상식 · 성호전자와 에이디에스테크 (2026-07-02)
- 한국M&A경제신문 · 에이디에스테크를 2,800억에 인수한 성호전자
- 딜사이트TV · 성호전자 오너2세 개인회사
- 포브스코리아 ·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인터뷰
- 비즈니스포스트 · [Who Is ?] 박성재 성호전자 대표이사
- 네이트뉴스 · 최대주주 서룡전자 지분율 66.07% (2026-04-21)
- 디지털투데이 · 부산 해운대 토지·건물 1,500억원 양수
- 네이트뉴스 · 어메이징홀딩스 흡수합병 결정 (2026-04-29)
- 증권사 기업분석 보고서 · SH드림타워 분양 실적
- 위키백과 · 성호전자
이 글은 2026년 10월 6일 기준으로 작성했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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