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내화 매출 82.8%는 쇳물을 버티는 벽 '내화물'
조선내화 주가는 10월 6일 12.40% 오른 14,410원에 거래됐습니다. 거래량은 44만4,368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약 6,298주)의 70배를 넘었고, 이날 회사는 단일판매·공급계약 체결 공시 두 건을 냈습니다.
포항제철소 용광로를 떠올리면 쇳물과 불꽃이 먼저 보입니다. 그 쇳물을 담고 버티는 벽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조선내화(462520)는 1974년부터 그 벽을 포스코에 대 온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고객의 가장 뜨거운 자리에 붙어 50년 넘게 산 회사입니다. 붙어 있는 방식이 보통 납품업체와 달랐습니다. 2007년에는 최대 고객 포스코의 주식이 조선내화 자기 몸값의 73%였습니다.
투자 참고용 기업 이야기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6일.
쇳물 옆 벽은 1,500℃를 넘겨도 버텨야 합니다
내화물은 불에 견디는 재료입니다. 제철소의 고로(용광로), 쇳물을 강철로 바꾸는 전로, 쇳물을 굳혀 판으로 뽑아내는 연속주조 설비의 안쪽이 전부 이것으로 덮여 있습니다. 1,500℃가 넘는 열이 그대로 닿는 자리입니다.
조선내화는 두 가지 모양으로 만듭니다. 벽돌처럼 구워 쌓는 정형 내화물, 반죽 상태로 가져가 바르거나 뿌려서 굳히는 부정형 내화물입니다. 쓰는 곳은 제철소만이 아닙니다. 유리·시멘트·석유화학·비철금속 공장의 고온 설비에도 들어갑니다.
조선내화 매출을 열어 보면 무게가 어디 있는지 보입니다. 2023년 연결 매출 2,793억6,700만원 가운데 82.8%인 2,314억4,000만원이 내화물이었습니다. 제품별로 나누면 부정형이 매출의 54%, 정형이 26.6%입니다. 나머지는 기계부품 제조 등입니다.
이름은 벽돌 회사 같지만, 매출의 절반 넘는 몫은 반죽 형태의 제품에서 나옵니다. 공장에서 완성돼 나가는 물건이 아니라 고객의 설비 안에서 모양이 완성되는 물건입니다.
그래서 이 회사는 물건만 팔지 않습니다. 설계·시공·감리를 함께 맡고, 시공 뒤에는 설비 상태를 진단하고 관리하는 '내화물 종합관리 시스템(TTMS)'까지 묶어서 제공합니다. 벽을 어떻게 깔지부터 언제 닳는지 지켜보는 일까지 한 회사가 쥡니다.
최광철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4월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화물은 철강, 시멘트, 비철금속과 같은 기간산업에서 단순 소모품을 넘어 산업의 그릇이자 생산의 기반이 되는 핵심 소재입니다.”
목포의 규석 공장은 1974년 포항으로 갔습니다
시작은 목포입니다. 조선내화 목포공장의 옛 건물은 1938년 일제가 해남 성산 규석광산에서 원료를 들여와 지은 공장입니다. 원료가 나는 곳 가까이에 세운 공장이었습니다.
해방 뒤 1947년, 미군정이 이 공장을 목포 상인 손용기에게 불하했습니다. 1953년에는 37세의 이훈동이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그 뒤 회사가 고른 것은 공장의 위치였습니다. 1974년과 1978년에 포항공장을, 1986년에 광양공장을 세웠습니다. 포스코 제철소가 있는 도시마다 공장을 냈고, 포스코와 내화물 장기공급계약을 처음 맺은 것도 1974년입니다.
원료 옆에서 태어난 공장이 고객 옆으로 옮겨 갔습니다. 이 이사가 이후 50년을 정했습니다. 회사는 포스코의 성장과 함께 커졌고, 1993년 4월 상호를 '조선내화주식회사'로 바꿨습니다.
목포의 옛 공장 건물은 2017년 12월 5일 국가등록문화재 제707호가 됐습니다. 1938년의 건물은 문화재로 남았고, 사업은 포항과 광양에서 이어집니다.
그래서 50년째 1년짜리 계약을 다시 씁니다
조선내화와 포스코의 계약은 1년 단위 단가계약입니다. 1974년 이후 이 계약을 해마다 다시 맺어 왔습니다. 길게 묶은 한 번의 약속이 아니라, 매년 새로 쓰는 약속이 반세기 동안 끊기지 않았습니다.
포스코가 공급사를 잘 바꾸지 않는 이유는 설비에 있습니다. 고로와 전로는 한번 멈추면 손실이 큽니다. 안쪽 벽이 얼마나 버티고 언제 갈아야 하는지가 곧 설비의 안전이고 생산량입니다.
공급사를 바꾸면 설비마다 다른 내화물 사양과 시공 노하우를 처음부터 다시 검증해야 합니다. 50년 동안 쌓인 것은 계약서가 아니라 그 검증의 기록입니다. 이 회사의 진짜 담보는 거기 있습니다.
공급 범위도 넓습니다. 조선내화는 포항·광양제철소의 노재, 제강·화성, 제선·건설, 후판 공정에 내화물을 대고, 고로·전로·연속주조 설비 안쪽을 설계하고 시공합니다.
계약 하나의 크기는 이렇습니다. 2023년 11월 8일 조선내화는 포스코와 '핵심 양소 Eco 내화물' 등 4건, 총 1,900억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전년 매출의 약 40%였습니다.
2025년 9월 24일에는 556억원 규모 계약을 맺었습니다. 매출액의 11.11%이고, 계약기간은 2025년 10월 1일부터 2026년 9월 30일까지였습니다. 이 회사의 한 해는 포스코와 쓰는 계약서에서 시작합니다.
국내 판도도 이 관계를 따라 갈려 있습니다. 조선내화는 국내 내화물 시장 점유율 1위이고 포스코에 전속에 가깝게 공급합니다. 2위권인 한국내화는 현대제철 쪽을 맡고 있습니다. 국내 1, 2위가 각자 제철소 한 곳씩을 등에 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릇을 파는 회사가 고객의 주주였습니다
2007년 10월 당시 조선내화가 들고 있던 포스코 주식은 50만주였습니다. 금액으로 3,825억원, 당시 조선내화 시가총액의 73%였습니다. 한국증권의 분석을 전한 기사 제목은 「조선내화, POSCO지분 보유 내화물업체」였습니다. 내화물보다 포스코 지분이 먼저 나오는 이름입니다.
파는 쪽이 사는 쪽의 주주라면 둘은 한 번 더 묶입니다. 포스코가 잘되면 조선내화는 두 번 법니다. 내화물이 더 팔리고, 들고 있는 주식 값이 오릅니다. 포스코가 흔들리면 두 번 맞습니다.
적어도 2007년의 조선내화는 그런 회사였습니다. 납품 관계 위에 자본 관계가 겹쳐 있었고, 회사 몸값의 4분의 3에 가까운 몫이 고객의 주가에 달려 있었습니다. 협력사라는 말로는 다 담기지 않는 거리입니다.
회사를 둘로 나누자 회장의 지분은 줄고 지배력은 커졌습니다
2023년 1월 회사는 인적분할과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발표했습니다. 7월 1일 옛 조선내화주식회사에서 내화물 사업만 떼어 지금의 조선내화(462520)가 새로 생겼고, 옛 회사는 지주회사 CR홀딩스(시알홀딩스)가 됐습니다. 새 회사는 7월 28일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습니다.
나누는 비율은 지주회사 0.7036, 사업회사 0.2963이었습니다. 지금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조선내화는 옛 회사의 30%가 채 안 되는 몫에서 출발한 사업회사입니다.
이 분할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자기 주식입니다. 분할 전 회사는 자기 주식 20%(800만주)를 들고 있었습니다. 회사가 가진 자기 주식은 주주총회에서 표를 행사하지 못합니다.
그 800만주가 분할과 함께 새 조선내화의 주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지주회사는 따로 돈을 들이지 않고 새 회사의 의결권 있는 지분 20%를 쥐게 됐습니다. 잠자던 주식이 표가 됐습니다.
다음 단계는 공개매수였습니다. 지주회사가 조선내화 주식을 사들이는 공개매수에 창업주의 손자인 이인옥 회장이 응했고, 유상증자까지 거친 뒤 그의 조선내화 개인 지분은 2023년 초 21.5%에서 10.72%로 줄었습니다.
대신 그는 지주회사 CR홀딩스 지분 23.95%를 쥐었고, CR홀딩스는 조선내화 지분 59.03%(699만7,550주, 2024년)를 갖게 됐습니다. 특수관계인 12명을 합하면 80.78%(957만6,748주)입니다.
회장이 직접 가진 주식은 절반이 됐는데, 그가 움직이는 표는 59%짜리 묶음이 됐습니다. 지배는 주식의 양이 아니라 층의 배치로 결정됩니다. 3세 승계는 2017년 무렵 일단락됐고, 2023년 분할은 그것을 구조로 굳혔습니다.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을 고른 선택이 그 구조를 가능하게 했습니다.
포스코 밖의 쇳물 통, 그리고 노즐을 가는 로봇
조선내화 사업이 포스코 안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러시아 NLMK·세베르스탈, 이탈리아 아르셀로미탈 타란토, 브라질 아르셀로미탈, 인도 JSW·부산스틸, 터키 에르데미르·이스데미르,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크라카타우스틸, 중국 샹강이 해외 고객입니다.
이들 철강사의 전기로와 전로, 쇳물을 받아 옮기는 큰 통인 래들 안쪽에 조선내화 내화물이 들어갑니다. 포스코에서 쌓은 이력이 해외 영업의 명함입니다.
최광철 사장은 2025년 3월 광양제철소 공급사 간담회에서 “포스코로부터 우수 공급사로 인정받은 것을 계기로 글로벌 철강설비 공급사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 고객에 오래 붙어 있던 것이 다른 고객을 찾아가는 근거가 됐습니다.
바깥 싸움은 녹록지 않습니다. 중국·일본 업체들이 저가와 엔저를 앞세워 쫓아오고 있고, 업계에서는 가격을 맞추려고 중국 등에 현지공장이나 합작회사를 세워 OEM으로 물건을 받는 흐름이 생겼습니다. 포스코 안에서 통하는 검증의 기록이 바깥에서는 가격과 맞붙습니다.
안에서는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2023년 12월 13일 조선내화는 포스코DX와 협약을 맺고 제철소 제선·제강·연주 공정에 산업용 로봇을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장면은 이렇습니다. 연속주조 공정에서 쇳물이 빠져나가는 노즐이 막히면, 로봇이 내화물 노즐을 갈아 끼웁니다. 두 회사는 이 자동화 시스템을 함께 개발하고 있습니다.
내화물은 한 번 깔고 끝나는 물건이 아닙니다. 막히고 닳으면 갈아야 하는 물건입니다. 조선내화가 그 교체 작업까지 제 손으로 설계하려는 것은, 파는 대상을 벽에서 벽을 갈아 끼우는 주기로 넓히는 일입니다.
그릇을 만드는 회사는 늘 누군가의 그릇 안에 있었습니다
조선내화의 역사는 붙어 있는 법의 기록입니다. 공장은 포스코 제철소 옆에 섰고, 제품은 그 고로 안쪽에 붙었고, 2007년에는 회사 몸값의 73%가 포스코 주식에 붙어 있었습니다.
2023년에는 그 회사 위에 지주회사라는 층이 하나 더 얹혔습니다. 최광철 사장이 말한 '산업의 그릇'을 50년 넘게 만들어 온 회사는, 그동안 한 번도 남의 그릇 밖에 나와 본 적이 없습니다. 안쪽에서 버티는 일이 이 회사가 가장 잘하는 일입니다.
출처
- DART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2026-10-06)
- DART 단일판매·공급계약체결 (2026-10-06)
- 조선내화 공식 홈페이지 — 국내영역
- 조선내화 공식 홈페이지 — 해외영역
- 뉴시스, 조선내화 인적분할…지주회사 체제 전환 (2023-01-10)
- 비즈워치, 조선내화가 물적분할 대신 인적분할 택한 이유 (2023-01-11)
- 더벨, 이인옥 조선내화 회장, 3세 승계 일단락 (2017-01-20)
- 이투데이, 조선내화 포스코와 총 1900억 규모 공급계약 체결 (2023-11-09)
- 디지털투데이, 조선내화 포스코와 556억 규모 공급계약 체결 (2025-09-24)
- 이투데이, 조선내화 POSCO지분 보유 내화물업체-한국증권 (2007-10-02)
- 아주경제, 포스코DX·조선내화 제철소 조업공정에 산업용 로봇 적용 (2023-12-13)
- 아주경제, 광양제철소 2025년 PHP 공급사 신년 간담회 (2025-03-03)
- 페로타임즈, 철강 품질 좌우하는 '보이지 않는 손'…조선내화 경쟁력은? (2026-04-22)
- CNews, 포스코 덕분에 무럭무럭 성장하는 조선내화 (2024-03-26)
- 위키백과, 조선내화주식회사 구 목포공장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6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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