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7일 마감 시황 — 나스닥 신고가 다음 날 코스피 6,803.90… 7,000선에서 더 멀어졌다
뉴욕의 돈은 AI 전력과 연결 칩에 20년짜리 계약으로 묶였습니다. 같은 날 서울에는 그 돈이 들어오지 않았고, 코스피는 7,000선에서 더 멀어져 6,803.90에 마감했습니다(16:11 기준).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10월 07일 16:11 KST · 자료 16:11 기준
어제 아침 브리핑에서 보라고 한 두 곳 가운데 한 곳은 답이 나왔습니다. 연산 칩이 또 신고가를 쓴 밤에 메모리는 따라붙지 않았습니다. 나스닥은 6일(현지시간) 27,599.79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고, 마벨(Marvell, MRVL)이 5.8%, 브로드컴(Broadcom, AVGO)이 3.7%, AMD가 2.8% 오르며 앞에서 끌었습니다. 같은 밤 SK하이닉스(000660)의 미국 예탁증서(ADR)는 급락했습니다. 오늘 서울에서도 SK하이닉스는 약세로 출발했습니다. 시장은 메모리를 아직 모자란 쪽 줄로 옮기지 않았습니다. FOMC 의사록은 한국 시간 8일 새벽 3시에 나오므로 아직 답이 없습니다.
오늘 시장을 한 문장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AI에 들어가는 돈은 공급이 막힌 곳만 골라 장기 계약으로 묶이고 있고, 서울은 그 돈이 들어올 문을 아직 열지 못했습니다.
뉴욕이 신고가를 쓴 다음 날,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두 배로 키웠다
코스피는 6,864.25에 1.11% 내리며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반쯤에는 6,904선까지 낙폭을 줄였고 오후 1시 반에도 6,880선에서 버텼습니다. 무너진 것은 그 뒤입니다. 결국 137.49포인트(1.98%) 내린 6,803.90에 장을 닫았습니다(16:11 기준). 코스닥은 더 아팠습니다. 0.27% 하락으로 조용히 시작했는데 21.49포인트(2.34%) 내린 898.43으로 마감했습니다(16:11 기준). 어제 되찾은 900선을 하루 만에 다시 내줬습니다.
파는 쪽과 사는 쪽은 두 시장에서 똑같았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았고 개인만 샀습니다. 코스피에서는 외국인의 매도가 가장 컸고, 코스닥에서는 개인의 매수가 가장 컸습니다. 큰돈이 빠지는 자리를 개인 혼자 받친 하루입니다.
직접적인 이유는 내일 나오는 삼성전자(005930) 3분기 잠정실적입니다. 숫자를 보기 전에 몸을 가볍게 하려는 매도가 장 내내 이어졌습니다. 그 아래에는 더 오래된 문제가 있습니다. 코스피는 6월 22일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 9,114.55를 찍은 뒤 7월 말 5,000대까지 밀렸고, 지금은 그 고점보다 25% 가까이 낮은 7,000선 언저리를 맴돕니다. 같은 기간 나스닥은 5.48%, 대만 가권지수는 4.36% 올랐고 대만은 49,822.55로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습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같은 기간 2.31% 빠졌지만 70,683.98로 3개월여 만에 7만선을 되찾았습니다.
재료가 같은데 서울만 못 오른다면 문제는 재료가 아니라 돈입니다. 한국 증시의 유동성이 상반기보다 말랐다는 진단이 그 얘기입니다. 코스닥 쪽 신뢰도 얇아졌습니다. 지난해 미래 실적을 부풀려 상장한 코스닥 기업 35곳 가운데 25곳이 공모가 아래에 있습니다. 돈이 모자란 시장에서 약속만 있는 종목부터 버려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순서입니다.
뉴욕의 돈은 전기와 연결선이 모자란 곳으로 20년씩 묶였다
그럼 뉴욕의 돈은 어디로 갔을까요. 지난 6일 하루 동안 구글이 맺은 계약을 따라가면 길이 보입니다. 구글은 콘스텔레이션(Constellation Energy, CEG)과 20년 전력구매계약을 맺었습니다. 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뉴저지의 원자로 11기에서 터빈과 증기발생기를 바꿔 890MW를 더 뽑아내는 일입니다. 콘스텔레이션이 밝힌 신규 투자는 43억 달러가 넘습니다. 새 원전을 짓는 것보다 이미 돌아가는 원전의 출력을 올리는 쪽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미국 장이 끝난 뒤에는 블랙힐스(Black Hills, BKH)가 와이오밍 샤이엔의 구글 데이터센터에 전기를 대는 확정 계약을 공표했습니다. 만기는 2048년이고 블랙힐스는 2027~2029년 가스발전 설비에 18억 달러를 넣습니다. 공급에 드는 비용은 구글이 프로젝트 수명 동안 부담합니다. 장 마감 뒤 발표라 6일 상승의 이유는 아닙니다. 그래도 한 고객의 데이터센터가 원전과 가스발전을 동시에 붙잡고 있다는 사실은 남습니다.
칩 쪽도 같은 모양입니다. 마벨은 투자자의 날에 2028 회계연도 매출 목표를 180억 달러에서 약 200억 달러로 올렸습니다. 매트 머피 CEO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옮기는 일이 AI 인프라의 근본 제약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글과 맺은 계약은 더 노골적입니다. 구글이 마벨 맞춤형 제품을 5억 달러어치 살 때마다 마벨 지분을 살 권리가 한 구간씩 열리고, 그 구간이 240개입니다. 사는 쪽이 파는 쪽의 주주가 되는 구조입니다. 저장장치에서도 시게이트(Seagate)와 도시바가 TDK의 하드디스크 헤드 사업을 두고 인수 경쟁을 벌인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도시바는 헤드를 전량 TDK에 기대고 있습니다.
전력, 연결 칩, 헤드. 모두 모자란 물건이고, 모두 장기 계약과 지분으로 미리 묶이고 있습니다. 메모리 ADR이 같은 밤 급락한 이유도 여기서 풀립니다. 시장은 메모리를 아직 이 목록에 넣지 않았습니다. 돈이 이렇게 까다로워진 배경은 금리입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5.281%로 0.03%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5%를 한참 넘습니다. 신용등급이 가장 낮은 미국 기업의 차입비용은 이달 17%로 2020년 5월 이후 최고입니다. 돈을 빌리는 값이 이만큼 비싸면 시장은 꿈이 아니라 서명된 계약만 삽니다.
외국인은 팔았는데 원달러 환율은 1,339원에 그대로 서 있었다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가장 많이 판 날인데 원달러 환율은 0.70원 내린 1,339.30원이었습니다(16:11 기준, 16시 10분 조회값이며 서울 외환시장 마감값은 아닙니다). 주식을 판 돈이 달러로 바뀌어 나갔다면 원화가 약해졌어야 합니다. 그런 흔적이 없습니다.
저는 이 조합을 떠나는 돈이 아니라 대기하는 돈으로 봅니다. 주식 비중은 줄였지만 원화 자산을 버리지는 않았습니다. 내일 삼성전자 숫자를 보고 다시 들어올지 정하겠다는 자리입니다. 미국 금리가 소폭 내려 달러를 사들일 압박이 덜했던 것도 환율을 붙잡았습니다.
유가는 반대편에서 부담을 쌓고 있습니다. WTI는 배럴당 90.13달러로 0.77% 올랐습니다(미국 중부시간 7일 새벽 2시 기준). 중동 수출이 회복되는데도 공급 걱정이 가격을 90달러 위에 붙잡아 두고 있습니다. 미국 주가지수 선물은 보합인데 유가만 올랐습니다. 에너지를 사 오는 한국에는 기름값과 금리가 동시에 비용으로 남습니다. 오늘 환율이 버틴 것은 이 부담이 아직 터지지 않았다는 것이지 사라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새벽 3시 의사록과 아침 삼성전자 숫자가 메모리의 줄을 정한다
오늘 어긋난 것은 두 가지입니다. 같은 AI 재료에 뉴욕은 신고가, 서울은 1.98% 하락. 같은 반도체 안에서 연결 칩은 오르고 메모리는 빠졌습니다. 둘 다 같은 질문으로 모입니다. 이 물건은 모자란 쪽인가, 늘어날 쪽인가.
첫 답은 한국 시간 8일 새벽 3시에 나옵니다. 9월 15~16일 FOMC 회의 의사록입니다. 위원들이 물가 압력을 무겁게 봤다면 5%대 금리는 10월 27~28일 회의를 넘어서도 이어지고, 시장은 계약으로 묶인 병목만 사는 습관을 더 굳힙니다. 그 경우 서울처럼 약속보다 기대가 큰 시장이 가장 먼저 비용을 치릅니다.
두 번째 답은 같은 날 아침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입니다. 메모리가 공급이 모자란 물건이라는 증거가 숫자로 나오면, 어젯밤 SK하이닉스 ADR이 맞은 급락은 잘못 선 줄이었던 것이 됩니다. 오늘 쌓인 대기 자금이 들어올 명분도 그 숫자입니다. 외국인 매도가 계속되는데 환율이 1,339원 선을 떠나 오르기 시작한다면 대기는 이탈로 바뀝니다.
금리가 비싼 시대에 시장이 사는 것은 성장이 아니라 계약입니다. 서울이 내일 아침 내놓아야 할 것도 전망이 아니라 영수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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