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8일 마감 시황 — 코스피 2.62% 하락… 삼성전자 사상 최대 실적이 나온 날이었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을 공시한 날, 코스피는 16:00 기준 2.62% 내린 6,625.93에 마감했습니다. 실적은 나왔지만 주가에는 이미 들어 있던 숫자였습니다. 외국인은 주식을 팔았는데 원화 값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투자 참고용 · 작성 2026년 10월 08일 16:00 KST · 자료 16:00 기준
오늘 아침 브리핑은 두 가지를 보자고 했습니다. 첫째는 삼성전자 잠정실적이 기대를 실제 숫자로 바꿔 주느냐였습니다. 둘째는 외국인 매도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함께 오느냐였습니다. 첫째 질문에는 반만 답이 나왔습니다. 숫자는 나왔는데 지수가 그 숫자를 반기지 않았습니다. 둘째 질문의 답은 예상과 반대였습니다. 외국인은 팔았고 환율은 오르지 않았습니다. 10월 13일 JP모간(JPMorgan) 실적과 27~28일 FOMC는 아직 날짜가 오지 않았습니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107조원이 찍힌 날, 코스피는 오후에 6,625까지 미끄러졌다
16:00 기준 코스피는 6,625.93입니다. 전 거래일보다 177.97포인트 내렸습니다. 출발은 좋았습니다. 개장 전 삼성전자(005930)가 3분기 연결 영업이익 107조4천억원을 잠정 공시했습니다. 국내 기업이 한 분기에 100조원을 넘긴 것은 처음이고, 글로벌 빅테크를 통틀어도 처음입니다. 지수는 6,808.68로 소폭 올라 출발했습니다.
상승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9시 12분에 이미 6,760대로 밀렸고, 오전 중 한때 6,731.75까지 내려갔습니다. 11시에는 6,789.28로 낙폭을 0.21%까지 줄였습니다. 그때만 해도 SK하이닉스(000660)는 2%대, LG에너지솔루션(373220)과 삼성SDI(006400)는 4%대 올라 있었습니다. 지수가 다시 오를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락은 오후에 몰렸습니다. 11시부터 마감까지만 163포인트가 빠졌습니다.
저는 이 장면을 이렇게 봅니다. 107조원은 시장이 모르던 숫자가 아니었습니다. 메모리가 모자란 물건이라는 기대는 주가에 먼저 들어가 있었고, 실적은 그 기대를 확인해 줬을 뿐 넘어서지 못했습니다. 미국 장기금리가 5%를 넘는 지금, 시장은 확실한 숫자에 돈을 냅니다. 그렇다고 이미 값을 치른 숫자에 또 돈을 내지는 않습니다. 이제 질문은 이번 분기가 아니라 2027년 이익 추정치가 얼마나 올라가느냐로 넘어갔습니다.
오늘은 하필 정리할 이유가 많이 겹친 날이기도 했습니다. 옵션 만기일이었고, ETF가 담는 종목을 조정하는 리밸런싱도 겹쳤습니다. 9일 한글날 휴장으로 서울은 다음 주 월요일까지 3일 동안 문을 닫습니다. 오후의 낙폭에는 이런 일정의 무게도 실려 있습니다. 코스닥은 결이 달랐습니다. 16:00 기준 892.27로 0.69%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오전 9시대에 1%대 빠졌다가 오히려 낙폭을 줄였으니, 코스피와는 반대로 움직인 하루였습니다.
외국인은 코스피를 팔았는데 원화는 1,339원에서 버텼다
16:00 기준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주체는 개인뿐입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팔았고, 개인이 사들인 규모가 셋 중 가장 컸습니다. 개인은 오전 11시 기준 3거래일째 매수 우위였습니다.
아침에 환율을 같이 보자고 한 이유는 이렇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을 떠나려고 판 것이라면 주식을 판 원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니 환율이 올라야 합니다. 오늘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원달러는 15시 58분 조회값 1,339.90원으로 1.10원 내렸습니다. 서울 외환시장의 공식 마감값은 아니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원화를 받친 것은 수출로 번 달러입니다. 9월 무역수지 흑자는 498억달러, 경상수지 흑자는 410억달러로 크게 불었습니다. 예전에는 흑자를 내도 기업들이 달러가 더 오를 거라 보고 달러를 바로 팔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주요 수출기업이 달러를 팔고 있고, 그 달러가 서울 외환시장으로 들어옵니다. 외국인이 주식을 팔고 바꿔 나가는 달러보다 수출기업이 내놓는 달러가 더 무거웠던 하루입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이 오히려 순매수였습니다. 이 셋을 한 화면에 놓으면 오늘 외국인 매도의 성격이 보입니다. 한국을 떠나는 돈이 아니었습니다. 코스피 대형주 안에 쌓인 기대를 덜어 낸 돈입니다. 시장이 등을 돌렸다기보다 주가에 붙은 기대의 값을 다시 매긴 쪽에 가깝습니다.
서울이 쉬는 3일, 뉴욕의 5.3% 금리 위로 실업수당과 펩시코 숫자가 먼저 나온다
서울이 문을 닫은 동안 뉴욕은 두 번 장을 엽니다. 무게는 어젯밤에 이미 올라가 있었습니다. 7일(현지시간)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5.32~5.356%까지 올라 2002년 4월 이후 가장 높았습니다. 같은 날 390억달러 규모 10년물 입찰에 응찰배수 2.77배의 강한 수요가 붙었습니다. 그 덕에 다우는 -0.66%, S&P500과 나스닥은 -0.22%로 낙폭을 줄여 마감했습니다. 8일 장 시작 전에도 10년물은 5.277%에 머물렀고, 선물 가운데 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이 -1.29%로 가장 약했습니다. 유가도 다시 올랐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의 비축유 방출 소식에 7일 1.3% 내렸던 WTI는 16:00 기준 최근 조회값(미국 중부시간 8일 01:50)이 배럴당 90.77달러로 2.82% 올라 있습니다.
뉴욕도 서울과 같은 장면입니다. S&P500이 사상 최고치를 쓰는 동안 종목의 절반 이상은 장기 추세선 아래에 있습니다. 매그니피센트7의 시가총액은 25조달러를 넘었습니다. 금리가 비싼 시장은 확실한 숫자를 가진 소수에게만 돈을 몰아줍니다. 서울은 오늘 그 소수에 드는 삼성전자의 실적마저 반기지 않았습니다. 그만큼 기대가 앞서 달리고 있었습니다.
오늘 밤 나올 숫자는 둘입니다. 미국 동부시간 8시 30분, 한국 시간 밤 9시 30분에 신규 실업수당청구 건수가 나옵니다. 예상치는 20만 건으로, 직전 19만7천 건보다 조금 많습니다. 노동시장이 식는 쪽으로 나오면 5.3%까지 오른 10년물 금리가 숨을 돌릴 틈이 생깁니다. 노동시장이 버티면 의사록이 예고한 추가 인상 한 번이 더 가까워집니다. 개장 전에는 펩시코(PepsiCo, PEP)가 3분기 실적을 냅니다. 주당순이익 예상치는 2.30달러이고, 옵션시장은 위아래로 3.75% 움직일 가능성을 가격에 넣었습니다. AI 바깥의 소비 기업이 높은 금리와 비싼 휘발유 아래에서 북미 매출을 지켰는지가 여기서 드러납니다. 기술주 쏠림이 넓어질지, 더 좁아질지를 가를 숫자입니다.
이 지표들이 날짜대로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는 지난 12개월 중 123일을 예산이 끊긴 상태로 보냈습니다. 지금 쓰는 임시예산도 12월 11일까지입니다.
107조원 실적과 6,625 사이, 월요일 외국인 매매가 답을 가른다
오늘 서울에서 어긋난 것은 두 쌍입니다. 사상 최대 실적이 나왔는데 지수는 내렸습니다. 외국인은 팔았는데 원화는 버텼습니다. 두 쌍을 겹치면 하나의 문장이 남습니다. 돈은 한국을 떠나지 않았고, 기대의 값만 다시 매겨졌습니다.
12일 월요일 서울이 다시 열리면 볼 것은 하나입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를 내년 이익을 보고 다시 사러 오느냐입니다. 원화가 이미 버티고 있으니 답은 환율보다 외국인 순매수 방향에서 먼저 나옵니다. 하루 뒤인 13일에는 JP모간(JPMorgan)이 미국 3분기 실적 시즌을 엽니다. 서울이 오늘 107조원을 낸 것은 다음 경기에 들어갈 자격을 얻은 것에 가깝습니다. 진짜 승부는 내년 숫자에서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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