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칩스 무상증자 거래정지… 2018년 엔지니어 80명 중 70명 떠났던 회사
10월 7일 알파칩스(117670)는 전날보다 18.72% 오른 12,240원에 거래됐고, 거래량은 14만 주를 넘겼습니다. 같은 날 회사는 보통주 1주마다 새 주식 1주를 얹어 주는 1대1 무상증자를 공시했습니다.
이름만 보면 처음부터 반도체 한길을 걸은 회사 같습니다. 그런데 2016년부터 2025년 3월까지 이 회사의 간판은 '알파홀딩스'였고, 그 간판을 처음 단 주인은 피부과·성형외과 의사들이 세운 바이오 회사였습니다.
삼성 파운드리의 첫 공식 디자인하우스가 주인이 바뀔 때마다 이름과 사람을 잃고 다시 되찾아 온 회사. 알파칩스는 그렇게 읽어야 합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7일.
무상증자로 주주 계좌에는 무엇이 늘어나나요?
보통주 666만1,742주가 1,332만3,484주로 정확히 두 배가 됩니다. 100주를 가진 주주는 100주를 더 받습니다. 결정 내용은 주요사항보고서(무상증자결정)에 담겼습니다.
새 주식 값은 주주가 내지 않습니다. 회사 장부 안에 쌓인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 주식을 찍기 때문에, 회사로 들어오는 현금도 없습니다.
주식 수가 두 배가 되는 만큼 새 주식을 받을 주주가 정해진 뒤에는 주가 기준도 그에 맞춰 낮아집니다. 회사는 새 주식을 받을 주주를 정하는 기준일 설정을 따로 공시했고, 같은 날 주권매매거래정지(무상증자) 공시도 나왔습니다.
알파칩스는 무엇으로 돈을 버는 회사인가?
칩을 설계하는 팹리스는 공장이 없고,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공장을 돌립니다. 그 사이에서 팹리스의 설계도를 삼성 공정에 맞게 다듬어 실제 칩으로 만들고, 패키지·테스트까지 끝내 주는 회사가 디자인하우스입니다.
알파칩스는 2003년 삼성전자의 1호 공식 디자인하우스로 지정됐고, 2019년 삼성의 SAFE-DSP 파트너 등급에 올랐습니다.
매출의 79.66%가 이 디자인 서비스에서 나옵니다. 직접 만든 반도체를 파는 팹리스 제품이 16.38%, 설계 용역이 3.97%입니다.
설계를 한 번 맡기면 중간에 업체를 바꾸기 어렵습니다. 설계 자산과 공정 검증을 처음부터 다시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형종 DS부문 총괄사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디자인하우스가 고객사를 확보하더라도 반도체를 개발하는 데 그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알파칩스는 35건의 프로젝트를 양산까지 완료하며, 다양한 레퍼런스를 구축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 1호 디자인하우스를 산 건 의사들이었습니다
회사는 2002년 11월 삼성전자 출신 김기환이 세웠습니다. 2014년 김기환은 경영권을 사모펀드 카무르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의 특수목적회사 알파크래프트에 넘겼습니다.
2016년 알파크래프트는 회사를 다시 팔았습니다. 산 곳은 현직 피부과·성형외과 의사들이 만든 프리미어바이오였습니다. 새 주인은 사업을 넓힌다며 이름을 알파홀딩스로 바꾸고 바이오 사업에도 돈을 넣었습니다.
반도체 설계 회사가 바이오 지주사 간판을 단 순간, 이 회사가 팔던 물건의 주인공인 엔지니어들은 회사 이름에서 사라졌습니다.
2018년, 엔지니어 80명 중 70명이 나갔습니다
2018년 새 경영진이 비용을 줄이자 엔지니어들이 반발했습니다. 80명 중 70명이 한꺼번에 회사를 떠났고, 다수가 그해 생긴 경쟁 디자인하우스로 옮겨 갔습니다. 회사는 당시 2년 연속 영업손실을 내고 있었습니다.
디자인하우스가 파는 것은 결국 엔지니어의 시간입니다. 70명이 나갔다는 건 팔 물건의 대부분이 경쟁사로 넘어갔다는 얘기입니다.
회사는 김종인 대표와 유은목 부사장을 영입하고, 2019년 반도체 회사 플러스칩을 인수해 빈자리를 메우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새 주인 윤석원, 이름을 다시 알파칩스로 돌렸습니다
2024년 11월 29일 주식 양수도 계약이 맺어졌고, 50억원 유상증자 납입이 끝난 12월 30일 최대주주가 엔스넷·포스텍으로 바뀌었습니다. 엔스넷 지분은 18.54%입니다. 엔스넷을 이끄는 윤석원 대표는 삼성전자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2025년 3월 25일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사는 이름을 알파칩스로 되돌렸습니다.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결정입니다.
윤 대표에게 상장사 인수는 처음이 아닙니다. 그가 인수한 바른전자는 2년 만에 매출이 5배가 됐고, 경봉은 인수 뒤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두 회사는 지금 테크엘로, BF랩스라는 이름으로 증시에 남아 있습니다.
2026년 3월에는 삼성전자 메모리·시스템LSI·파운드리를 두루 거친 고형종 전 부사장이 DS부문 총괄사장으로 합류했습니다.
떠난 고객 자리에 들어온 건 미국 모뎀 칩 회사였습니다
2026년 들어 오랜 고객이던 텔레칩스와 비전넥스트(현 한화비전)가 다음 물량을 가온칩스·세미파이브로 옮겼습니다.
그 자리에 4월 3일 나스닥 상장사 GCT Semiconductor가 들어왔습니다. 계약 규모는 239억3,915만원, 매출액 대비 29.09%이고 기간은 올해 12월 31일까지입니다. GCT의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아나패스(27.7%)입니다.
알파칩스가 생산을 맡은 GCT의 LTE·5G 모뎀 칩은 스마트폰, 태블릿, 휴대용 핫스팟, USB 동글, 라우터에 들어갑니다.
고형종 사장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고객사 물량과 논의 중인 AI 관련 수주 현황을 고려하면 매출은 10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이 예상된다. 오는 2030년에는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디자인하우스가 되겠다.”
알파칩스 매출은 경쟁사 사이에서 어디쯤인가?
세미파이브, 코아시아세미, 에이디테크놀로지, 가온칩스, 알파칩스 다섯 곳의 2026년 상반기 매출 합계는 약 3,49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의 70%에 이미 닿았습니다. 그중 알파칩스가 가장 작았습니다.
인력은 115명(2025년 9월)으로, 300명이 넘는 경쟁사도 있습니다. 삼성은 SAFE-DSP 파트너를 5곳에서 6곳으로 늘렸습니다.
주식 수는 이번에 두 배가 됩니다. 그러나 디자인하우스의 몫은 장부가 아니라 사람에게 있습니다. 2018년에 한 번 통째로 떠났던 그 사람들을 이번 주인이 붙잡아 두느냐가, '삼성 1호'라는 이름이 지금도 값을 갖는지를 정합니다.
무상증자가 주주 몫에 어떤 변화를 주는지 처음부터 짚고 싶다면 「무상증자 뜻」 글에서 이어 읽으시면 됩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7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출처
- 이데일리, 알파칩스 1대 1 무상증자 결정(2026-10-07)
- DART, 주요사항보고서(무상증자결정)
- DART, 주주명부폐쇄기간또는기준일설정
- DART, 주권매매거래정지(무상증자)
- 와이즈리포트, 알파칩스 기업개요
- 머니투데이, 고형종 사장 인터뷰(2026-04-18)
- 이투데이, 알파칩스 프리미어바이오로 최대주주 변경(2016)
- 디일렉, 직원 80명 중 70명 퇴사했던 알파홀딩스의 부활 스토리(2022-12-16)
- 아시아경제, 알파홀딩스 최대주주 변경(2024-12-31)
- 이데일리, 알파홀딩스 알파칩스로 상호 변경(2025-03-25)
- 탑데일리, 윤석원 알파칩스 대표의 M&A 본능(2025-04-10)
- 뉴스핌, 고형종 사장 합류(2026-03-04)
- 더벨, 주인 바뀐 알파칩스 신규 수주 확보 난항(2026-03-27)
- 네이트뉴스, 알파칩스 반도체 위탁생산 공급계약 239.4억원(2026-04-03)
- 지디넷코리아, 국내 DSP 5곳 반년 만에 작년 매출 70%(2026-08-24)
- 위키백과, 알파칩스
- 위키백과, 지씨티세미컨덕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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