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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사내대출 8개월 369억원… 지난해 1년치 넘었다

양반개미기자 0 14 0
올해 8개월 사내대출 증가액 369억원, 작년 1년치 256억원보다 44% 많음

증권사 임직원의 주택구입용 사내대출은 올해 8개월 동안 369억원 늘어, 지난해 1년 증가액 256억원보다 44% 많았다. 이 돈은 DSR에 잡히지 않아 은행 주담대 한도와 별개로 쓸 수 있다. 같은 규제를 받아도 어느 회사에 다니느냐가 집 살 돈의 크기를 가르는 구조다.

뉴스 핵심

  • 잔액 1위는 NH투자증권 288억원, 이용자 1위는 미래에셋증권 683명이다.
  • 금융위가 6월 자율관리 원칙을 냈지만 강제력이 없었고, 이후에도 증가세는 꺾이지 않았다.
  • 전체 기업 사내대출은 2019년 8009억원에서 2023년 1조3922억원으로 불어난 오래된 사각지대다.
  • 삼성전자 연 1.5%·최대 5억원 대출 이후 동탄구 집값은 올해 17.86% 올라 전국 1위다.

증권사 사내대출, 왜 하필 올해 가속이 붙었나

잔액이 늘어난 폭을 해마다 세워 보면 가속이 분명하다. 2023년 103억원, 2024년 180억원, 2025년 256억원이 늘었고, 올해는 8월까지만 369억원이다.

잔액 자체도 2022년 말의 2배가 됐다. 이용자도 늘어 8월 말 2733명이 이 대출을 쓰고 있다. 지난해 말보다 383명 많다.

증권가에서는 두 흐름이 겹쳤다고 본다. 증시 호황으로 성과급이 두둑해졌고, 마침 서울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커졌다.

여기에 은행 대출이 막혔다. 증시에서 번 돈이 사내대출을 지렛대 삼아 부동산으로 흘러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연도별 증가액 2023년 103억·2024년 180억·2025년 256억·2026년 8개월 369억원
연도별 증가액 2023년 103억·2024년 180억·2025년 256억·2026년 8개월 369억원

DSR에 안 잡히는 대출은 은행 한도와 어떻게 겹치나

금융당국은 지난해 6·27 대책과 10·15 대책으로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집값에 따라 2억~6억원으로 묶었다.

사내대출은 이 계산에 들어가지 않는다. 회사가 복지기금 같은 자기 돈으로 빌려주기 때문에 DSR과 LTV 규제 대상이 아니고, 가계부채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사내대출은 은행 한도를 깎지 않는다. 은행에서 받을 만큼 받고, 그 위에 회사 돈을 한 층 더 얹는 셈이다.

증권사들이 정한 한도는 5000만원~1억6000만원이다. 은행 문이 좁아질수록 이 한 층의 값은 커진다.

은행 주담대 상한 6억원에 사내대출 5억원이 더해져 최대 11억원까지 가능
은행 주담대 상한 6억원에 사내대출 5억원이 더해져 최대 11억원까지 가능

같은 규제 아래, 내 회사에 사내대출이 있으면 얼마가 달라지나

증권사 사내대출 금리는 원금 구간별로 0~4.6%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8월 신규 주담대 금리 4.66%보다 낮다.

가장 극단적인 예가 유진투자증권이다. 원금 2000만원까지는 이자가 없다. 같은 돈을 은행 주담대 금리로 빌리면 1년 이자가 약 93만원이다.

규모가 커지면 차이가 훨씬 벌어진다. 삼성전자는 9월부터 무주택 임직원에게 연 1.5%로 최대 5억원을 빌려준다.

5억원이면 연 이자가 1.5%로 750만원, 4.66%로는 2330만원이다. 한 해에 약 1580만원을 덜 낸다.

한도도 문제다. 은행 주담대 상한 6억원에 사내대출 5억원을 더하면 최대 11억원까지 동원할 수 있다. 같은 연봉이라도 사내대출이 없는 직장인은 이 길이 아예 없다.

잔액 1위 NH투자증권 288억원, 이어 미래에셋증권 271억·KB증권 247억·하나증권 170억·토스증권 161억원
잔액 1위 NH투자증권 288억원, 이어 미래에셋증권 271억·KB증권 247억·하나증권 170억·토스증권 161억원

금융위가 6월에 손을 썼는데 왜 안 멈췄나

당국이 손 놓고 있던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6월 23일 삼성전자의 선순위 근저당권 설정 방식을 본보기로 사내대출 5대 관리원칙을 내놨다.

근저당권 설정, 할부상환, 다주택자 제한, 고가·대형주택 제한 같은 내용이다. 다만 직접 규제가 아니라 기업에 자율관리를 당부하는 수준이었다.

결과는 8월 숫자가 말한다. 원칙이 나온 뒤에도 증권사 대출은 지난해 1년치를 이미 넘어섰다.

강제력 없는 권고로는 회사 돈의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는 것이 이번 수치에서 읽히는 결론이다.

금융위 6월 자율관리 원칙은 강제력이 없었고 이후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
금융위 6월 자율관리 원칙은 강제력이 없었고 이후에도 증가세가 꺾이지 않았다

증권사만의 일인가, 몇 년째 커진 숨은 빚인가

증권사는 큰 흐름의 한 조각이다. 전체 기업의 사내대출은 2019년 8009억원에서 2023년 1조3922억원으로 4년 새 73.8% 늘었다.

위험이 회사에만 머무는 것도 아니다. SGI서울보증이 올해 1~4월 보증한 민간기업 사내대출은 6025억원으로, 2021년 3165억원에서 불었다.

이번 발표를 낸 송언석 의원은 7월 22일 같은 틀로 공공기관 52곳을 조사했다. 22곳이 정부지침을 어기고 1034명에게 671억원을 내줬다는 내용이었다.

7월엔 공공기관, 10월엔 증권사다. 업종을 바꿔 가며 같은 질문이 되풀이되고 있고, 다음 차례가 어느 업종이든 구조는 같을 것이다.

사내대출 잔액 1위 NH투자증권, 돈은 어디로 흐르나

잔액은 NH투자증권이 288억원으로 가장 많다. 미래에셋증권 271억원, KB증권 247억원, 하나증권 170억원, 토스증권 161억원이 뒤를 잇는다.

사람 수로는 미래에셋증권이 683명으로 압도적이다. NH투자증권 332명, 토스증권 225명이 다음이다.

이 돈이 한곳에 몰리면 집값이 반응한다. 삼성전자 대출이 풀린 뒤 화성 동탄구는 올해 누적 상승률 17.86%로 전국 1위에 올랐다.

송 의원은 "어느 직장에 다니느냐에 따라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달라지는 불공정을 해소하기 위해 누구에게나 동일한 대출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출규제는 모두에게 같은 문을 닫았다. 그런데 회사가 열어 준 옆문이 있는 사람만 그 문을 지나간다. 사내대출이 없는 직장인에게 이 숫자는 남의 복지가 아니라 내가 사려는 집의 호가로 돌아온다.

양반개미 기자 · 정책·위험 분석 기자서학개미 캐릭터 기자 · AI 보조 및 편집진 검토 투자 유의사항

이 글은 증권사 사내대출 통계와 제도 구조를 설명한 것으로 특정 증권사 주식이나 부동산 매수를 권하지 않습니다. 대출 금리·한도와 규제는 회사와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주택 구입과 차입 판단 및 그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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