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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엔피, 일주일 새 상장폐지 우려 예고 두 번… 시가총액 다음은 주가요건

서학개미기자 0 8 0
에이엔피 인쇄회로기판과 자동차 시트 부품, 상장폐지 우려 예고 공시를 함께 담은 표지

에이엔피(015260)에 2026년 10월 7일 투자유의안내(주가요건 미달로 인한 상장폐지 우려 예고)가 나왔습니다. 이날 거래량은 1,099만 5,727주로 직전 20거래일 평균의 8.15배였고, 장 마감 뒤 시간외(NXT) 기준 가격은 192원, 전일보다 17.07% 높았습니다.

일주일 전인 10월 1일에는 시가총액 요건으로 같은 경고를 먼저 받았습니다. 두 번의 경고를 받은 이 회사는 자동차 부품에 들어가는 기판을 주문받아 만드는 곳입니다.

이 회사의 지난 4년은 한 문장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2022년 승계와 함께 네 갈래로 돈을 걸었고, 지금 매출표에 이름이 남은 것은 최대주주 회사가 통째로 넘긴 시트 사업뿐입니다.

투자 참고용 기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7일.

에이엔피 상장폐지 우려 예고, 두 달 사이 무엇이 쌓였나?

시작은 8월 10일입니다. 보통주 시가총액이 기준금액 300억원에 못 미쳐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10월 1일에는 관리종목 지정 뒤 시가총액이 기준금액 이상을 유지한 날이 0일이라는 이유로 상장폐지 우려 예고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10월 7일, 이번에는 주가요건이 같은 경고를 불렀습니다.

시가총액과 주가, 잣대는 둘이지만 가리키는 곳은 같습니다. 시장이 이 회사에 매기는 값이 거래소가 정한 바닥 아래에 있다는 것입니다.

에이엔피는 무엇으로 매출을 내는 회사인가?

본업은 인쇄회로기판(PCB)입니다. 전자부품을 올리고 그 사이를 구리 선으로 이어 주는 초록색 판입니다. 에이엔피는 이것을 100% 주문을 받아서만 만듭니다.

종류는 넷입니다. 두께를 최대한 줄인 THIN, 층을 하나씩 순서대로 쌓아 올리는 Build-up, 4층 이상 겹친 Multi Layer, 앞뒷면 회로를 구멍으로 꿰어 잇는 Double Side입니다.

매출의 약 79~83%가 이 PCB에서 나옵니다. 자동차 시트 부품이 약 14~15%, 남의 제품을 대신 조립해 주는 전문생산(EMS)이 약 3%입니다.

사 가는 곳은 현대모비스·현대케피코·대성엘텍·인팩일렉스·한국알프스·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 등입니다. 상위 거래처 몇 곳이 매출의 약 80%를 차지합니다. 회사는 거래처별 금액을 따로 공시하지 않습니다.

2022년 봄, 아들이 가진 회사가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2022년 4월 30일, 와이에스피가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최대주주 표기가 「전운관외」에서 「와이에스피외」로 바뀌었습니다.

와이에스피의 지분 100%는 창업주 전운관 대표의 아들 전학수가 갖고 있습니다. 회사가 새 주식을 찍어 아들의 회사에 팔고, 그 주식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것입니다. 당시 에이엔피는 6년째 적자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회사가 흑자 사업부를 통째로 넘겼습니다

한 달 뒤인 2022년 5월, 와이에스피는 자기가 갖고 있던 자동차 시트 사업부를 에이엔피에 현물출자로 넘겼습니다. 돈 대신 사업부 자체를 내놓고 그 값만큼 주식을 받는 방식입니다.

이 사업부는 머리 받침을 감싸는 헤드레스트 커버링과 등받이 뒤판인 시트 백보드를 만듭니다. 그해 상반기 매출 400억원, 영업이익 18억원을 냈다고 보도됐습니다.

이 거래는 이렇게 읽어야 합니다. 최대주주가 바뀐 일과 적자 회사에 흑자 사업이 붙은 일은 별개의 뉴스가 아니라 한 묶음이었습니다. 아들 회사는 지분을 늘렸고, 에이엔피는 이익 나는 사업부를 얻었습니다. 시트 사업은 지금 종속기업 스코아(주)가 맡고, 매출의 14~15%를 채웁니다.

같은 해, 돈은 세 군데로 더 나갔습니다

최대주주가 바뀌기 닷새 전인 4월 25일, 에이엔피는 자본금 80억원으로 콘텐츠 자회사 스튜디오2046을 세웠습니다. 드라마·예능·게임·NFT 제작을 내걸었습니다.

회사 측은 "하반기 드라마와 예능 방영을 통해 연내 실적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초록뱀미디어 등 역량있는 제작사들과 협업해 단기간에 콘텐츠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말도 붙였습니다.

6월 30일에는 실리콘 음극재 같은 2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코리아 지분 40%를 29억9,982만원에 샀습니다.

10월 19일에는 BYD·LG에너지솔루션 등에 배터리 보호소자를 공급하는 알엔투테크놀로지 주식 21.17%를 사는 계약을 맺었습니다. 양수대금 71억원에 유상증자 50억원, 모두 121억원을 넣는 계획이었습니다.

PCB 회사가 한 해에 드라마, 배터리 소재, 배터리 부품에 동시에 손을 뻗었습니다. 기판과 이어지는 것은 배터리 쪽 정도이고, 콘텐츠는 본업과 닿는 곳이 없습니다.

2년 뒤부터 하나씩 줄었습니다

2024년 8월, 네오배터리머티리얼즈가 한국 자회사 지분 20%를 에이엔피로부터 다시 사 갔습니다. 2022년에 산 40% 가운데 절반을 되판 것입니다.

알엔투테크놀로지는 2026년 지분 구조에서 에이엔피 이름이 빠졌습니다. 최대주주는 크로스1호조합입니다.

지금 에이엔피의 매출 구성에는 PCB, 자동차 구성품, EMS, 기타가 있을 뿐 콘텐츠라는 항목은 없습니다. 2022년에 뻗은 네 갈래 중 매출로 자리 잡은 것은 와이에스피가 넘긴 시트 하나입니다.

다시 기판으로, 이번에는 로봇 관절입니다

2026년 2월 19일, 에이엔피는 PCB 사업을 고사양 구조로 바꾸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자동차용 범용 기판 중심에서 벗어나 "수익성 중심의 사업 체질로 전환하기 위해 고사양·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새 적용처로 내놓은 것이 로봇 액추에이터입니다. 로봇 팔과 다리를 움직이는 관절 구동부로, 좁은 자리에 들어가야 하고 열과 진동을 견뎌야 합니다. 여기에 맞춘 작고 가벼운 기판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전동화에 대응하는 고사양 기판도 함께 내세웠고, 설비 투자와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했다고 밝혔습니다.

4년 전 회사는 드라마와 배터리에서 다음 사업을 찾았습니다. 두 번의 상장폐지 우려 예고를 받은 지금, 회사가 다시 내민 답은 창업 때부터 만들던 그 초록색 판을 더 얇고 더 촘촘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이 글은 2026년 10월 7일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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