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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인스트루먼트 주식병합이 바꾸는 건 주식 수뿐… 465억 원 매출은 그대로

서학개미기자 0 10 0
이노인스트루먼트 상장폐지 우려 안내와 5대1 주식병합 일정, 광섬유 융착접속기 사업을 함께 보여 주는 커버

2026년 10월 7일, 이노인스트루먼트(215790)에 주가 미달에 따른 상장폐지 우려 관련 안내가 공시됐습니다. 이 회사 주식은 5주를 1주로 합치는 병합 때문에 지금 거래가 멈춰 있습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이 회사 장비는 통신망 공사 현장마다 있습니다. 끊어진 광섬유 두 가닥을 전기 아크로 녹여 하나로 잇는 기계입니다. 그 기계를 팔아 매출의 90% 안팎을 해외에서 버는 회사가, 국내 증시에서는 1,000원 아래 동전주가 됐습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7일.

10월 7일 안내는 무엇을 경고했나

안내의 이유는 주가입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종가 1,000원 미만이 30거래일 이어져 2026년 8월 13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지정 사유는 이른바 동전주 요건입니다. 자본잠식 때문에 붙은 딱지가 아닙니다. 회사가 망가져서가 아니라, 한 주의 값이 너무 낮아서 시장이 경고를 보낸 것입니다.

그래서 회사는 5주를 1주로 합칩니다

회사의 답은 주식병합입니다. 이사회는 7월 31일 5대1 병합을 결의했습니다. 액면가는 500원에서 2,500원이 되고, 발행주식은 4,028만3,149주에서 805만6,629주로 줄어듭니다.

9월 10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안건은 99.9% 찬성으로 통과했습니다. 매매거래정지는 9월 23일부터 10월 13일까지이고, 새 주식은 10월 14일 다시 상장됩니다.

주주가 가진 5주는 1주가 됩니다. 회사 전체 가치가 그대로라면 한 주의 값은 계산상 5배가 됩니다. 1,000원 아래였던 주가가 그 선 위로 올라서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그 한 주 뒤에 있는 장비는 어디에 쓰일까?

광케이블을 깔거나 고칠 때 광섬유 가닥은 반드시 이어 붙여야 합니다. 이때 쓰는 것이 광섬유 융착접속기입니다. 이어 붙인 자리에서 빛이 얼마나 새는지 재는 OTDR 같은 측정기, 가닥을 자르는 절단기도 함께 만듭니다.

매출은 한 제품에 쏠려 있습니다. 2025년 3월 공시 기준 광융착접속기가 79.25%입니다. 광섬유측정기 1.92%, 절단기 1.90%, 기타 16.93%입니다.

팔리는 곳은 거의 해외입니다. 2024년 말 기준 접속기의 수출 비중은 90.26%, 측정기 99.59%, 절단기 99.92%입니다. 이 회사의 손님은 처음부터 한국 밖에 있었습니다.

현장도 그렇습니다. 2018년에는 태국 통신사 디지털인스트럼먼트와 21억 원 규모 공급계약을 맺었습니다. 2020년에는 러시아 1위 유선통신사 로스텔레콤에 약 30억 원어치 접속기를 공급했습니다. 5G와 FTTH망을 16만㎞까지 넓히는 공사에 들어갈 장비였습니다.

일본 3사의 시장에서 중국 1위가 됐습니다

이 장비 시장은 일본 후지쿠라·스미토모·후루카와 3사가 80% 이상을 쥐고 있습니다. 2007년 설립한 이노인스트루먼트는 일본 업체들이 독점하던 이 장비를 국산화하며 출발했습니다.

회사가 자리를 잡은 곳은 한국이 아니라 중국이었습니다. 2010년 중국 웨이하이에 생산·연구 법인을 세웠고, 중국 시장 점유율 약 30%로 1위에 올랐습니다. 세계 점유율은 약 5%, 유럽에서는 3~4위권입니다.

장비는 실내 설치분이 7~8년, 옥외 설치분이 3~4년마다 바뀝니다. 통신망이 깔리는 한 교체 수요가 돌아오는 물건입니다. 회사는 중국·말레이시아 생산으로 가격을 낮춰 일본 3사 틈을 파고들었습니다.

1,500억 원 목표는 465억 원에서 멈췄습니다

정점은 일찍 왔습니다. 2015년 연결매출 574억 원을 찍었고, 2017년 4월 21일 NH기업인수목적5호와 합병해 코스닥에 들어왔습니다. 그 뒤 영업손실이 2018년 49억 원, 2019년 175억 원으로 불었습니다.

2019년 생산을 말레이시아 법인으로 옮겼고, 판관비를 88억 원에서 29억 원으로 줄였습니다. 2021년에는 343억 원 유상증자로 전환사채 300억 원을 갚아 부채비율을 200%대에서 40%대로 낮췄습니다.

당시 한혁 대표는 인터뷰에서 "'와신상담'하며 흘린 직원들의 땀과 눈물을 공감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목표도 내걸었습니다. "2025년까지 연 1500억(순수 접속기 기준)을 돌파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습니다.

실제 2025년 연결매출은 465억 원이었습니다. 목표의 3분의 1에도 못 미쳤고, 영업손실은 76억 원으로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이 간극이 오늘의 주가 선을 만든 바탕입니다.

올해는 대표도 중국법인에서 왔습니다

2026년 3월 31일 대표이사가 박초영에서 GAO FEI(가오페이)로 바뀌었습니다. 그는 중국 자회사 INNO INSTRUMENT CHINA INC에서 2007~2023년 17년간 부사장을 지냈습니다. 선임 무렵 자기자금 약 1억7,417만 원으로 18만5,092주를 사들였습니다.

4월 7일 지분 공시에서 최대주주 조봉일 측 합산 지분율은 28.45%에서 28.91%가 됐습니다. 최대주주의 특별관계자 3인은 모두 중국 국적입니다.

4월 24일에는 조봉일 측이 보유주식의 3.4%인 35만1,975주, 약 8억9,000만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1분기 실적 공시를 3주쯤 앞둔 시점이었습니다.

이렇게 겹쳐 보면 이 회사를 읽는 방법이 정해집니다. 생산은 웨이하이와 말레이시아, 손님은 해외, 시장 1위는 중국, 그리고 이제 경영의 맨 앞자리도 중국법인 출신입니다. 이노인스트루먼트는 한국 증시에 상장된, 무게중심이 오래전부터 바깥에 있던 회사입니다.

10월 14일 재상장 뒤 무엇이 남나

주주가 챙길 날짜는 하나입니다. 10월 14일, 다섯 배 무거워진 주식이 다시 거래됩니다. 그날 한 주의 값은 1,000원 선 위로 올라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병합이 바꾸는 것은 주식의 개수뿐입니다. 접속기 매출 79.25%, 수출 90%, 465억 원 매출과 76억 원 손실은 그대로 새 주식 뒤에 놓입니다. 10월 7일의 안내가 가리킨 것은 주가였지만, 그 주가를 1,000원 아래로 끌어내린 것은 15년 넘게 바다 건너에서 장비를 팔아 온 이 회사의 숫자였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7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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