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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에코머티리얼즈 자사주 150억원 매입… 엔진룸 플라스틱에서 반도체 불소 원료까지

서학개미기자 0 3 0
BGF에코머티리얼즈 자사주 취득·소각 결정과 자동차용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울산 무수불산 공장으로 이어진 소재 사업을 한 장에 담은 표지

BGF라는 이름은 편의점 CU로 먼저 알려져 있습니다. BGF에코머티리얼즈(126600)는 10월 7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150억원어치를 사들이고, 이미 들고 있던 자사주 84만2699주를 없애기로 했습니다. 8일 장이 열리기 전 주가는 3,28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편의점을 하지 않습니다. 자동차 엔진룸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원료를 만들던 1997년생 회사 코프라를, BGF그룹이 2021년 약 2,500억원을 들여 사 온 것입니다.

이 종목은 편의점 그룹이 유통 다음을 걸어 둔 자리입니다. 그 자리를 홍석조 회장의 차남이 맡고 있고, 자동차 플라스틱에서 출발해 반도체용 불소 원료 공장까지 와 있습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자사주는 언제, 얼마나 사고 없애나요?

회사는 자기주식 취득으로 보통주 389만6104주를 약 150억원에 사들입니다. 매입 기간은 10월 8일부터 27일까지이고, NH투자증권을 통해 사들입니다.

이와 별도로 회사 금고에 있던 자사주 84만2699주를 소각합니다. 소각 예정 금액은 약 197억7125만원, 소각 예정일은 11월 10일입니다.

회사는 목적을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권익 보호”라고 밝혔습니다. 소각에 대해서는 “기취득한 자기주식을 소각하는 것으로 자본금 감소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예전에 이익으로 사 둔 주식을 없애는 것이라, 장부의 자본금 숫자는 그대로 두고 주식 수만 줄어듭니다.

같은 이틀 사이 공시가 더 있습니다. 7일에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주식 처분과 타법인 주식 양도 결정이, 8일에는 공개매수신고서와 공개매수설명서가 올라왔습니다.

이 이름은 2022년에야 생겼습니다

코프라는 1997년 설립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회사이고, 2010년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보다 열과 충격을 더 견디게 만든 소재를 파는 곳입니다.

2022년 코프라는 그룹의 바이오 소재 계열사 BGF에코바이오와 합병하며 사명을 BGF에코머티리얼즈로 바꿨습니다. 당시 그룹 관계자의 말은 이랬습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사명 변경은 BGF그룹 소재 부문의 본격적인 출사표를 의미한다. 미래 시장에 대한 선제 조치로 신소재부터 친환경 소재까지 진출하는 합병법인의 행보를 기대해달라.”

출사표라는 단어가 이 회사의 성격을 말해 줍니다. 편의점 그룹이 이 회사를 산 것은 곁가지를 하나 붙인 일이 아니었습니다.

편의점 그룹은 왜 플라스틱 회사를 샀을까?

BGF그룹은 2021년 구주 인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전환사채를 합쳐 약 2,500억원을 코프라 인수에 넣었습니다. BGF가 2017년 지주사로 바뀐 뒤 가장 큰 투자였습니다.

돈의 크기보다 더 많은 것을 알려 주는 것은 사람입니다. 홍석조 회장의 장남 홍정국 사장은 유통인 BGF리테일을 맡고, 차남 홍정혁 사장은 이 회사 대표를 겸하며 소재 사업을 전담합니다.

CU를 아는 사람에게 이 종목은 낯선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룹 안에서 보면 두 날개 중 한쪽입니다. 편의점이 그룹의 현재라면, 이 회사는 그룹이 따로 키우는 두 번째 축입니다.

코프라가 만들던 것은 엔진룸 안에 있습니다

이 회사는 완성품을 만들지 않습니다. PA6·PA66·PP·PBT·mPPO·PC·LFT 같은 수지에 유리섬유나 탄소섬유를 섞어 작은 알갱이(칩)로 만들어 팝니다. 부품 회사는 이 칩을 녹여 금형에 부어 부품을 찍습니다.

그 부품이 어디에 들어가는지는 회사 자동차 솔루션에 나와 있습니다. 보닛을 열면 보이는 에어클리너 하우징, 냉각팬과 슈라우드, 엔진 커버에 PA66·PP·LFT가 쓰입니다.

라디에이터 슈라우드와 라디에이터 탱크에는 PP·PA66이 들어갑니다. 문 안쪽 도어 브래킷, 사이드미러 받침, 선루프 프레임, 휠 커버에도 이 회사 소재가 쓰입니다.

전기차로 넘어가도 자리는 남습니다. 배터리 모듈 조립 부품과 전기차 라디에이터 탱크에는 불에 잘 타지 않게 만든 난연 소재가 쓰입니다. 엔진이 사라져도 배터리를 감싸는 플라스틱은 필요합니다.

회사 재무 기준 최근 세 해 매출은 2,857억원, 3,643억원, 3,979억원입니다. 영업이익률은 6.02%, 3.85%, 4.36%로 한 자릿수입니다. 원료를 섞어 파는 소재 장사의 마진은 크지 않습니다.

한 번 붙은 소재는 잘 바뀌지 않습니다

마진이 얇아도 이 사업이 버티는 이유가 있습니다. 엔진룸 부품은 열과 불, 충돌을 견디는지 인증을 거쳐야 합니다. 완성차 회사는 그 인증을 통과한 소재 공급사를 쉽게 바꾸지 않습니다.

그 결속을 사 온 사례가 대원케미칼입니다. 회사는 2024년 12월 이 PP 소재 업체 지분 100%를 722억3,840만원에 사기로 했고, 2025년 10월 흡수합병을 마쳤습니다.

대원케미칼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칠하지 않아도 금속 광택이 나는 복합소재(MIC)를 개발해 2020년 IR52 장영실상을 받았습니다. 도장 공정을 빼는 소재이니, 현대차 공급망 안에 이미 자리를 잡고 들어온 회사입니다.

인수 이유도 따옴표 그대로 옮깁니다. “PP소재 기반의 제품 제조 역량이 있는 대원케미칼 인수를 통해 리사이클링 확대 가능성이 높은 PP기반 소재 시장의 적극적인 진출을 도모하고자 한다.”

재활용과 생분해는 그룹 전체의 끈이기도 합니다. 계열사 KBF의 생분해 발포 플라스틱은 매립만으로 6개월 안에 완전히 분해되고, 국내에서 유일하게 BPI·CMA·OK Compost Industrial 세 가지 국제 인증을 모두 받았습니다(KBF 인수).

그래서 다음 걸음은 불소였습니다

자동차 플라스틱만으로는 코오롱플라스틱,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 롯데 계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회사와 같은 판에서 싸워야 합니다. 롯데 쪽은 2024년 9월 3,000억원을 들여 증설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회사는 다른 길을 냈습니다. 2023년 KNW 지분 56.7%를 약 1,135억원에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고, 옛 솔베이코리아 온산사업부였던 특수가스 회사 플루오린코리아까지 확보했습니다.

그다음이 무수불산입니다. 반도체를 깎고 씻는 데, 이차전지 소재를 만드는 데 쓰이는 불소계 핵심 원료입니다. 자회사 BGF에코스페셜티는 2024년 6월 울산 온산국가산업단지에 약 1,500억원을 들여 연 5만톤 공장을 짓기로 확정했습니다.

완공되면 국내 수요의 절반가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그룹의 설명이었습니다. 그 공장이 2026년 9월 30일 완공돼 시운전에 들어갔습니다.

편의점 그룹이 엔진룸 플라스틱 회사를 사고, 5년 만에 반도체 원료 공장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1,135억원, 722억원, 1,500억원이 차례로 들어간 길입니다.

자사주를 없애는 회사는 지금 어디에 서 있나요?

이번 소각은 11월 10일, 매입은 10월 27일에 끝납니다. 같은 시기 울산 공장은 시운전 중입니다. 사들이는 돈은 150억원이고, 지난 몇 해 인수와 공장에 들어간 돈은 그 스무 배가 넘습니다.

그래서 이 회사를 읽는 순서는 정해져 있습니다. 주주에게 돌려주는 150억원보다, 엔진룸 알갱이로 번 돈을 불소 공장에 걸어 둔 3,000억원대의 선택이 이 회사의 본론입니다. CU 간판 뒤에서 형이 아닌 동생에게 맡긴 사업이, 이제 처음으로 공장 문을 열고 있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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