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주에이알티 상장폐지 실질심사 갈림길… 배임 혐의 133억, 자기자본 넘었다
한주에이알티(058450)는 10월 7일 매매거래가 정지됐습니다. 10월 8일 주가는 599원, 등락률 0.00%, 거래량 0주입니다.
샤브샤브 가맹점 '꽃마름'과 대구탕집 '대구일색'이 이 회사 브랜드입니다. 2002년 코스닥에 오를 때는 휴대폰 부품을 만들던 회사였습니다.
이 회사는 사업보다 주인이 먼저 바뀌어 온 회사입니다. 거래를 멈춰 세운 133억원 배임 혐의 고소에서도, 피고소인 10명 가운데 6명이 바로 전 주인 알에프텍 쪽 임원이었습니다.
투자 참고용 기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배임 혐의 133억원, 회사가 가진 자본보다 큽니다
회사는 10월 7일 전 경영진 등 10명을 133억원 규모 업무상배임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자사 전 등기임원 4명, 전 최대주주 알에프텍의 전 등기임원 6명입니다.
133억원은 회사 자기자본 128억2104만원의 103.73%입니다. 혐의 금액 하나가 회사 자본 전부보다 큽니다.
돈이 간 곳은 한주하이텍입니다. 회사는 이 회사가 한주에이알티와 무관하며, 돈이 담보 없이 빌려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이름 두 글자를 공유하는 남의 회사로, 자본보다 큰 돈이 맨손으로 나갔다는 혐의입니다.
같은 날 거래소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사유가 생겼다며 주권 매매거래를 정지했습니다. 회사는 시가총액 미달 등으로 관리종목·투자주의환기종목에도 지정된 상태입니다.
이 회사는 원래 무엇을 만들던 곳인가
출발은 1978년 설립된 일야산업입니다. 휴대폰 부품과 금형, 곧 플라스틱 부품을 찍어 내는 쇠틀을 만들었고 2002년 1월 코스닥에 상장했습니다.
LG전자로 가던 거래가 끊기자 공장이 일을 잃었습니다. 플라스틱 사출·금형 매출은 2022년 이후 사실상 사라졌습니다. 40년 넘게 해 온 본업이 장부에서 지워진 겁니다.
그 빈자리를 채운 것은 새 사업이 아니라 새 주인이었습니다
2023년 창업주 강재우 전 대표가 경영권을 경남제약에 넘겼습니다. 2024년 5월에는 알에프텍이 최대주주가 됐고, 2026년 1월 20일에는 피앤에이투자조합으로 다시 바뀌었습니다. 3년 동안 세 번입니다.
이름은 더 자주 바뀌었습니다. 일야산업, 일야하이텍, 알아, 엔터파트너즈를 거쳐 2024년 5월 한주에이알티가 됐습니다.
알에프텍이 들어온 2024년 5월, 회사는 업종을 콘텐츠 제작·배급업으로 바꿨습니다. 방송장비 임대 같은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외식 프랜차이즈가 이때부터 몸통이 됐습니다.
휴대폰 금형 회사가 샤브샤브 회사가 되는 데 필요했던 것은 기술 전환이 아니었습니다. 주인 교체였습니다. 이 회사에서는 사업이 주인을 따라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한주에이알티는 무엇으로 돈을 버나
사업보고서에 실린 부문별 매출 비중은 엔터부문 49.4%, 프랜차이즈부문 39.9%, 플랫폼사업부문 11.3%입니다.
엔터부문은 방송장비를 팔거나 빌려주고, 드라마·영화에 쓰이는 특수소품과 세트 인테리어를 만들어 공급합니다. 플랫폼사업부문은 조명, 그리고 휴대폰·노트북을 손봐 다시 파는 리퍼 제품을 판매합니다.
촬영장 장비와 소품, 샤브샤브 가맹점, 리퍼 노트북. 한 지붕 아래 묶일 공통점은 제품에 없습니다. 이 회사의 사업 목록은 지난 3년의 주인 목록과 겹쳐 읽어야 풀립니다.
매출이 나는 곳은 서초역 대구탕집과 수도권 샤브샤브 가게입니다
꽃마름은 2024년 12월 기준 전국 가맹점이 50여곳이었습니다. 이 프랜차이즈 사업부의 매출은 2021~2023년 연평균 72% 늘었고, 회사는 2년 안에 100호점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산본점 같은 수도권 직영점도 늘렸습니다.
윤정호 대표는 당시 “내년에도 수도권과 직영점 중심의 가맹점 확대, 신규 프랜차이즈 도입 등을 통해 매출 성장 기록을 이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그 신규 프랜차이즈가 대구일색입니다. 서울 서초역 인근 1호 직영점은 홀 손님, 배달, 포장을 한 메뉴판으로 동시에 받습니다. 이 가게는 2025년 5월 월매출 1억원을 넘겼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대구일색'은 국내 외식업계 최초의 대구탕 프랜차이즈로 전국 단위 가맹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가 내세우는 무기는 꽃마름을 굴리며 쌓은 가맹 운영 노하우를 대구일색에 그대로 옮긴다는 것입니다.
매출이 늘었는데 자본은 왜 얇아졌나
연간 매출은 2022년 56억원, 2023년 105억원, 2024년 143억원, 2025년 63억원입니다. 영업손실은 같은 기간 2023년 29억원, 2024년 65억원, 2025년 60억원이었습니다.
순손실은 2023년 32억원, 2024년 100억원, 2025년 105억원으로 커졌습니다. 회사가 쌓아 둔 잉여금이 자본금의 몇 배인지 보여 주는 유보율은 223.44%에서 42.29%로 내려왔고, 2025년 부채비율은 153.22%입니다.
올해는 다시 매출이 붙었습니다. 1분기 매출이 7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6.3% 늘었고, 상반기 매출은 137억원입니다. 반년 만에 지난해 1년치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133억원이라는 숫자가 무거운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3년 연속 손실로 자본이 얇아진 회사에서, 혐의 금액 하나가 그 자본을 넘어섰습니다.
한주에이알티 상장폐지 여부, 다음 공시에서 첫 관문이 열립니다
거래소는 10월 8일 이 회사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올릴지 정하는 기한을 공시로 안내했습니다. 대상 여부 결정이 첫 관문이고, 그 결과는 다시 공시로 나옵니다.
그때까지 주가는 599원에 묶여 있습니다. 고소된 10명에 대한 판단은 수사와 재판의 몫이고, 지금 공시에 적힌 것은 혐의입니다.
샤브샤브와 대구탕으로 매출은 반년 만에 지난해 두 배를 넘겼습니다. 이 회사가 상장사로 남느냐를 가를 장부는 그 가게들의 매출표가 아니라, 전 주인 시절 임원들이 고소당한 133억원짜리 대여 기록입니다. 주인을 따라 사업이 바뀌어 온 회사에서, 이번에는 주인이 남긴 것이 회사를 시험하고 있습니다.
출처
- DART, 기타시장안내(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결정 기한 안내), 2026.10.08
- DART, 주권매매거래정지(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사유발생)), 2026.10.07
- DART, 횡령ㆍ배임혐의발생, 2026.10.07
- EBN, 자기자본보다 큰 133억 배임 혐의…한주에이알티 거래정지, 2026.10.08
- 디지털투데이, 한주에이알티, 전 경영진 등 10명 133억원 업무상배임 혐의 고소, 2026.10.07
- 스페셜타임스, 한주에이알티 주권매매거래정지, 2026.10.07
- 딜사이트, 잦은 손바뀜에 흔들리는 한주에이알티, 정상화 '안갯속', 2026.01
- 아시아경제, 한주에이알티, 피앤에이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 변경, 2026.01.20
- 뉴스핌, 한주에이알티, 상반기 매출 137억원, 2026.08.13
- 이데일리, 대구일색 1호점 월매출 1억 넘기며 외식사업 안착, 2025.05.12
- 이데일리, 한주에이알티, 프랜차이즈 사업부 3년간 연평균 매출 72% 성장, 2024.12.26
이 글은 2026년 10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됐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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