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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리 불성실공시법인 또 지정… 밥솥 인버터 회사, 4월부터 거래정지

서학개미기자 0 8 0
캐리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와 거래정지 상태, 밥솥용 IH 인버터 사업을 함께 보여 주는 표지

10월 8일 캐리(313760)의 등락률은 0.00%, 거래량은 0주였습니다. 주권 매매거래가 4월 1일부터 정지돼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날 캐리에는 공시 두 건이 붙었습니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 추가와 공시번복에 따른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입니다.

캐리는 전기압력밥솥 안에 들어가는 인버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상장폐지 문턱까지 끌고 온 것은 밥솥이 아니었습니다. 회사 밖으로 나간 돈과, 늦거나 뒤집힌 공시였습니다.

투자 참고용 정리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캐리는 10월 8일 무엇을 공시받았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는 거래소가 이 회사를 계속 상장시켜 둘지 따져 보는 절차입니다. 캐리는 이미 그 심사를 받고 있습니다. 10월 8일 공시는 심사에 올라간 사유가 하나 더 늘었다는 내용입니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의 사유는 공시번복입니다. 앞서 알린 내용을 취소하거나 뒤집었을 때 붙습니다. 캐리가 불성실공시법인이 된 것은 처음이 아닙니다. 1월 16일에는 파산신청을 늦게 알렸다는 이유로 지정돼 벌점 5점을 받았습니다.

'윌링스'라는 이름은 자회사로 갔습니다

캐리를 검색하면 태양광 회사라는 소개가 먼저 보입니다. 그 사업은 지금 상장사에 없습니다.

회사는 2003년 안강순 창업주가 전력변환장치를 만들려고 세웠고, 2019년 7월 25일 '윌링스'라는 이름으로 코스닥에 올랐습니다. 2024년 3월 상호를 캐리로 바꿨습니다.

같은 해 9월 태양광·ESS 사업을 물적분할하기로 했고, 11월 새로 세운 자회사에 윌링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이름과 태양광 사업은 자회사로 나가고, 상장사에는 캐리라는 새 이름과 나머지 사업이 남았습니다.

캐리 사업의 중심은 밥솥 바닥에 있습니다

IH 전기압력밥솥은 코일에 흐르는 전류로 솥 자체를 달굽니다. 그 전류를 만들고 밥이 익는 단계에 맞춰 세기를 조절하는 부품이 유도가열(IH) 인버터입니다.

캐리는 이 인버터를 국내 주요 전기압력밥솥 제조사에 독점 공급합니다. 회사는 온도제어 인버터 분야 시장점유율 1위라고 설명합니다. 분할 뒤 캐리가 가장 많이 기대는 수익원도 이 제품입니다.

그 밖에 선박 수처리장치용 전력변환장치, 직수정수기의 순간온도제어장치, 통신용 배터리팩, 전기차 충전기용 부품을 만듭니다. 전부 전기를 원하는 모양으로 바꿔 주는 장치입니다.

3년 사이 최대주주가 네 번 바뀌었습니다

제품 목록은 조용했지만 주인 자리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2022년 창업주가 지분을 제이스코홀딩스에 넘겼고, 2023년 드림투자조합이 제3자배정 유상증자로 경영권을 가져갔습니다.

2025년 2월에는 드래곤인베스트조합이 지분 20.64%로 최대주주가 됐습니다. 7개월 뒤인 9월 2일에는 시그니엘에셋이 1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대금을 넣었습니다. 새로 찍은 주식은 약 345만주, 기존 주식의 30.82%였습니다.

이 회사를 읽는 열쇠는 여기 있습니다. 주인이 바뀔 때마다 새 돈이 들어왔고, 같은 기간 회사 금고에서는 돈이 빠져나가고 있었습니다.

회사 돈 42억원은 어떻게 빠져나갔나

2026년 4월 15일, 캐리의 현직 사내이사가 전 회장, 부회장(CFO), 대표이사 3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회사 안의 사람이 자기 회사 경영진을 한꺼번에 고발한 것입니다.

고발 내용은 구체적입니다. 2024~2026년 회사 자금을 '단기대여금'으로 꾸며 인출하고,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특수관계사에 담보 없이 거듭 빌려줬다는 혐의입니다. 회사는 이 돈을 돌려받기 어렵다고 보고 약 42억원을 손실충당금으로 잡았습니다.

빌려준 돈은 장부에서 자산으로 남습니다. 돌려받을 길이 막히면 그만큼이 한꺼번에 손실이 됩니다. 캐리의 상장폐지 사유는 그 손실에서 시작됐습니다.

감사인은 장부를 믿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2월 25일 캐리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생겼다고 알렸습니다. 공시가 밝힌 손실률은 2024년 24.2%, 2025년 465.2%였고 자본잠식률은 9.88%였습니다.

회사가 내놓은 손실 원인은 이 문장입니다. "기타유동금융자산, 기타유동자산 손상 평가 및 유형자산 손상 차손 인식." 빌려준 돈과 받을 돈, 설비의 값을 장부에서 크게 깎았다는 말입니다.

3월 31일 외부감사인은 2025 사업연도 감사보고서에 '의견거절'을 냈습니다. 투자와 자금거래가 타당했는지 검증할 수 없고, 내부통제가 미비하며, 대여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다음 날 매매거래가 멈췄습니다.

파산·회생·가처분, 알림은 매번 늦었습니다

캐리의 문제는 사건만큼 알리는 방식에서 되풀이됐습니다. 2025년 11월 27일 지급불능을 이유로 파산신청이 들어왔는데, 공시는 12월 3일에 나왔습니다.

4월 10일 채권자가 100억원 유상증자에 대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이 사실은 약 3개월 뒤인 7월에야 공시됐습니다. 그 사이 5월 18일 수원회생법원은 채권자의 파산신청을 기각했습니다.

6월 30일 회사는 회생절차 개시 신청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를 공시하지 않아 또 공시 논란이 일었고, 경영진이 그 사실을 알리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회사 안에서 흘러나온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10월 8일의 공시번복 지정은 그 흐름의 가장 최근 장면입니다.

캐리 주주가 지금 챙길 일정은 무엇인가

거래소는 4월 21일 캐리에 개선기간을 줬습니다. 매매거래정지는 개선기간이 끝나고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될 때까지 이어집니다.

그 결정 앞에 놓인 사유는 이제 더 많아졌습니다. 감사의견 거절, 실질심사 사유, 10월 8일 추가된 사유가 함께 심사대에 오릅니다. 캐리 전망을 묻는 주주가 볼 것은 시세 화면이 아니라 거래소의 상장폐지 여부 결정 공시와 회생절차 진행 공시입니다.

밥솥 제조사 생산라인에서는 지금도 캐리의 인버터가 솥을 데우고 있습니다. 온도를 정확히 재고 조절하는 것이 이 회사의 기술이었습니다. 정작 회사 안의 돈과 정보에는 그런 장치가 없었습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이 글은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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