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지I&C 상한가… 정장 브랜드 '본'이 무신사에서 116% 더 팔렸다
2026년 10월 8일 형지I&C(011080)는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하루 등락률은 +30.00%, 거래량은 45만5,122주였습니다.
백화점 남성복 층에서 「예작」 셔츠를 본 적이 있다면 이 회사의 물건을 이미 아는 셈입니다. 같은 회사가 남성복 「본(BON)」과 여성복 「캐리스노트」도 만듭니다.
이 회사는 이렇게 읽어야 합니다. 옷은 새 손님을 찾아냈고, 옷을 가진 회사는 자본과 현금에서 버티는 중입니다. 형지I&C에서 아픈 곳은 브랜드가 아니라 회사의 몸통입니다.
투자 참고용 글입니다. 작성 기준일 2026년 10월 8일.
예작 셔츠의 뿌리는 1976년 우성어패럴입니다
형지I&C는 1976년 세워진 우성어패럴에서 시작했습니다. 우성I&C로 이름을 바꿨고, 2012년 패션그룹형지에 인수되면서 지금의 형지I&C가 됐습니다. 50년 가까이 남성 셔츠와 정장을 만들어 온 회사입니다.
지금 들고 있는 형지I&C 브랜드는 셋입니다. 셔츠 예작(YEZAC), 남성복 본(BON), 여성복 캐리스노트(Carries Note)입니다. 작년 말 세 브랜드 매장은 백화점 122개, 아웃렛 87개, 직영·대리점 14개였습니다. 합치면 223곳이고, 그중 백화점이 절반을 넘습니다.
회사를 이끄는 사람은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의 장녀 최혜원 대표입니다. 2008년 그룹에 들어와 글로벌소싱 구매팀, 전략기획실장, 캐리스노트 사업부 상무를 거쳤고, 2016년 6월 16일 대표이사가 됐습니다. 올해로 10년째입니다.
백화점 매장 수로만 보면 전형적인 백화점 남성복 회사입니다. 그런데 올해 이 회사 옷이 가장 빠르게 팔린 곳은 백화점이 아니었습니다.
정장 회사의 옷이 무신사에서 두 배로 팔렸습니다
본(BON)은 올해 상반기 무신사에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6% 더 팔았습니다. 두 배가 넘습니다. 셔츠·정장 회사의 이름이 20~30대가 옷을 고르는 화면 안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팔린 것은 「뉴 캐주얼」이라는 캐주얼 라인입니다. 7월 16일에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에 이 라인만 모은 팝업스토어를 열었습니다. 스포츠 브랜드 리복, 아이스크림 브랜드 글라쇼와 함께 만든 협업 상품도 냈습니다.
캐주얼만 오른 것도 아닙니다. 기존 수트·정장 라인도 같은 기간 20% 늘었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무신사 등 주요 플랫폼에서 '뉴 캐주얼' 라인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은 물론, 자사 채널까지 동반 성장하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복은 더 가팔랐습니다. 캐리스노트의 상반기 온라인 매출은 182% 늘었고, 구김을 살린 크링클 컬렉션은 6월 한 달 판매량이 전년보다 398% 뛰었습니다. 자사몰 「하이진닷컴」을 포함한 회사 전체 온라인 매출은 상반기에 73% 늘었습니다.
온라인 판매를 채널별로 나눠 보면 순서가 흥미롭습니다. 대리점 온라인 판매가 55%로 가장 많이 늘었고, 백화점 온라인몰 31%, 아울렛 온라인몰 21% 순이었습니다. 동네 대리점이 온라인 주문을 받는 통로가 되면서 가장 빠르게 큰 것입니다.
매장도 바꾸고 있습니다. 8월 12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이천점에 본과 캐리스노트를 한 공간에 둔 남녀 복합매장을 처음 열었습니다. 회사는 “소비자들의 변화된 쇼핑 패턴에 맞춰 남성과 여성 고객이 한 공간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쇼핑 환경을 조성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바다 건너도 두드립니다. 일본 아마존에는 2020년 11월, 미국 아마존에는 2021년 4월 들어갔습니다. 올해 5월에는 일본 종합상사 이토추와 손잡고 캐리스노트 일본 진출을 추진한다고 밝혔습니다. 이토추 파트너사 CNB네트워크의 K패션 온라인 플랫폼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일본에서 무엇을 팔 수 있다고 봤는지는 회사 관계자의 말에 있습니다. “일본 시장에서는 소재와 품질, 고급스러운 감성을 갖춘 브랜드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50년 동안 셔츠 원단을 다뤄 온 회사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소재와 품질입니다.
그 사이 회사는 주식 열 주를 한 주로 줄였습니다
옷이 팔리는 속도와 회사의 사정은 정반대로 흘렀습니다. 형지I&C는 5년 사이 매출이 반 토막 났고, 2020년부터 부분 자본잠식 상태였습니다. 쌓인 손실이 주주가 처음 넣은 돈까지 갉아먹었다는 말입니다.
2026년 2월 27일 이사회는 10대1 무상감자를 결의했고 4월에 마쳤습니다. 주주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고 주식 수만 줄이는 방식입니다. 발행주식은 4,296만2,622주에서 429만6,262주로, 자본금은 214억8,131만원에서 21억4,813만원으로 줄었습니다. 형지I&C 감자 폭은 정확히 90%였습니다.
감자 뒤에는 새 돈을 모았습니다. 신주 발행가 1,581원, 규모 약 44억원의 유상증자였습니다. 쓰임새는 정해져 있었습니다. 온라인 전용 새 남성복 브랜드 「볼디니」를 띄울 자금입니다.
볼디니는 2026년 9월 문을 여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입니다. 겨냥하는 손님은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 남성이고, 첫해 매출 25억원, 3년 안에 100억원이 목표입니다. 무신사에서 본이 확인한 손님층을 아예 새 이름으로 붙잡겠다는 계획입니다.
새 브랜드에 돈을 모으는 자리에서 최대주주는 권리를 팔았습니다
유상증자에서 기존 주주는 새 주식을 먼저 살 권리, 신주인수권을 받습니다. 최병오 회장에게 배정된 권리는 41만2,001주였습니다.
최 회장은 그중 95%인 39만1,401주어치 권리를 주당 30원에 장외에서 팔았습니다. 직접 산 신주는 2만600주, 5%입니다. 발행가 1,581원으로 계산하면 약 3,257만원입니다. 44억원짜리 증자에서 최대주주가 넣은 돈이 그만큼이었습니다.
회사를 이끄는 최혜원 대표도 배정받은 4만561주 가운데 절반만 샀습니다. 새 브랜드를 띄우겠다고 돈을 모으는 자리에서, 그 브랜드를 결정한 사람들이 청약의 상당 부분을 비워 둔 것입니다.
회사는 이유를 이렇게 댔습니다. “최대주주는 연대보증, 그룹 차원의 경영지원 등 직간접적 재무 부담을 지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 유동성 여건을 감안해 청약 참여 비율을 결정했다.”
이 말은 그대로 받아도 무겁습니다. 최대주주가 그룹 빚에 보증을 서고 있어 개인 돈에 여유가 없다는 설명이기 때문입니다. 권리를 사 간 사람이 누구든, 볼디니에 들어간 돈의 대부분은 오너가 아닌 다른 주주의 지갑에서 나왔습니다.
석 달 만에 같은 문제로 돌아왔습니다
주식 수를 열 분의 일로 줄이면 한 주의 값은 이론상 열 배가 됩니다. 그렇게 끌어올린 주가가 약 3개월 만에 다시 1,000원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형지I&C는 2026년 8월 관리종목이 됐습니다. 사유는 시가총액 200억원 미달과 주가 1,000원 미달, 두 가지가 겹쳤습니다.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형지I&C·형지엘리트·형지글로벌, 형지그룹 상장 3사가 같은 8월 나란히 관리종목으로 지정됐습니다. 최병오 회장의 두 자녀 최준호·최혜원 남매가 계열사 대표를 나눠 맡은 체제에서, 세 회사가 한꺼번에 흔들린 것입니다.
최혜원 대표는 8월 4일 홈페이지 공지에서 이렇게 밝혔습니다. “이번 관리종목 지정이 사업 운영상 중대한 부실이나 유동성 위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경영 효율화와 온라인·해외 확대로 상장 유지 기준을 맞추겠다는 입장도 함께 냈습니다.
같은 달 나온 상반기 숫자는 이 말 옆에 놓고 봐야 합니다. 상반기 말 현금성 자산은 28억1,892만원으로, 63억2,440만원에서 54% 줄었습니다.
1년 안에 갚아야 할 빚은 더 큽니다. 단기차입금 37억9,259만원에 상환 기한이 1년 안으로 다가온 장기차입금 53억3,333만원을 더하면 약 91억원입니다. 손에 쥔 현금의 세 배를 넘습니다.
대표의 말이 틀렸다고 할 근거는 재료에 없습니다. 지정 사유는 시가총액과 주가였고, 회계 부실이나 부도가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이 회사의 급소는 분명합니다. 돈이 모자라서 관리종목이 된 것은 아니지만, 관리종목에서 빠져나오는 데 쓸 돈이 넉넉하지도 않습니다.
7년 전에도 이 회사는 20~30대를 향해 옷을 고쳤습니다
볼디니가 처음 시도는 아닙니다. 2019년 8월 최혜원 대표는 흑자 전환 소식과 함께 이렇게 말했습니다. “판매채널 확대는 물론, 예작과 본을 2030트렌드에 맞게 리뉴얼한 것이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어 흑자 전환을 시작으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그때 겨냥한 손님도 20~30대였습니다. 7년이 지난 지금, 본은 실제로 무신사에서 그 손님을 만났습니다. 그 사이 회사는 부분 자본잠식에 들어갔고, 90% 감자를 했고, 관리종목이 됐습니다. 같은 방향의 처방을 두 번 쓰는 동안 옷은 젊어졌고 회사는 작아졌습니다.
토종 중견 남성복이 하이엔드·해외 브랜드에 밀리는 흐름은 이 회사만의 일이 아닙니다. 형지I&C가 다른 점은 그 흐름 속에서도 손님이 반응한 숫자를 들고 있다는 것입니다. 116%, 182%, 398%는 백화점 남성복 회사가 흔히 내는 숫자가 아닙니다.
형지I&C 주가전망보다 먼저 맞춰 볼 숫자는 볼디니의 25억원입니다
앞으로 이 회사를 가르는 기준은 회사가 직접 내놓았습니다. 하나는 상장 유지 기준입니다. 대표는 온라인과 해외로 시가총액·주가 요건을 다시 맞추겠다고 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볼디니의 첫해 매출 25억원, 3년 안 100억원이라는 목표입니다.
25억원은 회사가 증자로 모은 44억원보다 작고, 1년 안에 갚을 차입금 91억원과 비교하면 더 작습니다. 그래서 볼디니의 숫자는 매출 목표이면서 동시에 이 회사의 설명이 맞는지를 재는 자가 됩니다. 브랜드가 손님을 찾는다는 증거는 이미 무신사에 있습니다. 남은 질문은 그 손님이 낸 돈이 회사의 몸통까지 닿느냐입니다.
44억원짜리 새 브랜드에서 최대주주가 산 몫은 3,257만원어치였습니다. 볼디니가 첫해 25억원을 판다면, 그 매출의 대부분은 30원짜리 권리를 사서 1,581원을 낸 다른 주주들의 돈으로 시작한 장사가 됩니다.
출처
- 이투데이 — 5년간 매출 반 토막에 '감자' 캔 형지I&C, 온라인서 돌파구 찾는다
- 브릿지경제 — 형지I&C '본', 캐주얼 수요 타고 온라인 성장⋯ 무신사 매출 116%↑ (2026-07-28)
- 맥스무비닷컴 — 캐리스노트 크링클 컬렉션 판매량
- 아시아경제 — 형지I&C, 남녀복합매장으로 고객층 확대 (2026-08-12)
- 머니투데이 — 형지I&C, 일본 시장 공략 본격화 (2026-05-30)
- TIN뉴스 — 온라인 전용 남성복 볼디니 론칭
- 딜사이트 — 90% 감자했는데 다시 '동전주'…형지아이앤씨
- 딜사이트 — 최준호·혜원 남매가 나눠 맡았는데…상장 3사 나란히 '퇴출 카운트다운'
- 아주경제 — 형지그룹 상장 3사 관리종목 지정 (2026-08-18)
- 비즈니스포스트 — 형지I&C 유상증자 신주인수권 '대거 포기'
- 비즈니스포스트 — 형지I&C 최혜원 체제 10년 만에 코스닥 상폐 기로
- 서울신문 — 최병오 회장 장녀 최혜원씨 형지I&C 대표이사 선임 (2016-06-16)
- 이투데이 — 형지I&C, 흑자전환…형지 2세 최혜원 대표 (2019-08-14)
- FnGuide — 형지I&C(A011080)
이 글은 2026년 10월 8일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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