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과 덴마크 경찰은 암호화폐 보유자를 겨냥한 납치 및 살해 사건 관련 용의자 9명을 검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건은 디지털 자산에 대한 범죄가 온라인 범죄를 넘어 실제 폭력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 큰 경각심을 주고 있다.

스페인 경찰은 범죄 조직의 활동을 추적하며 5명을 체포했으며, 덴마크 경찰은 추가로 4명을 기소했다. 양국의 공조 수사에서 확인된 바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총기로 무장하여 피해자를 납치하고 결국 그들의 암호화폐를 탈취하려 하다가 살해하기에 이르렀다. 경찰은 마드리드와 말라가에서 동시에 6건의 압수수색을 진행하며 총기와 전자기기, 범행에 사용된 의류, 혈흔 등과 같은 증거를 확보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4월, 스페인 미하스에서 발생한 피해자의 신고로 시작되었다. 한 여성이 말라가 경찰서에 범죄 사실을 보고하였고, 그녀와 남성 파트너는 3~4명의 복면 괴한의 공격을 받았다. 남성 파트너는 탈출을 시도하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두 사람은 납치되어 외딴 집으로 끌려갔다. 납치범들은 이들의 암호화폐 지갑 접근 정보를 강제로 요구하였고, 여성은 자정 무렵에 풀려났던 반면 남성은 인근 숲에서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

수사팀은 체포된 용의자 중 일부가 이전에 유사 범죄로 수감된 이력이 있으며, 심문과 증거 분석을 통해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했다. 범행에는 실제 총기 외에도 모조 품, 몽둥이, 전자 장비가 사용되었고, 유전자 감식을 통해 범행 현장의 생물학적 증거도 확보되었다.

이러한 사건은 ‘렌치 공격’으로 알려진 범죄 유형을 드러낸다. 이 공격은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피해자의 암호화폐 지갑에 접근하려는 시도를 말하며, 블록체인 분석업체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올해 이러한 폭력 기반 강탈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2025년 7월 기준, 전 세계적으로 35건의 렌치 공격이 보고되었으며, 이는 2021년 암호화폐 강세장 당시의 기록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현재까지 암호화폐 서비스에서 발생한 전체 피해액은 21억 7,000만 달러에 달하며, 그 중 약 25%인 5억 4,000만 달러는 개인 지갑을 겨냥한 공격에서 발생했다.

특히 비트코인 고액 보유자들을 표적으로 한 공격이 증가하면서 피해 규모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체 도난 사건 중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각각 두 번째, 세 번째로 많은 피해를 경험하고 있다. 일본, 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에서 개인을 향한 공격은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이번 사건은 고액 암호화폐를 보유한 개인들이 단순한 사이버 보안 솔루션 외에도 물리적인 보안 조치를 함께 고려해야 함을 시사한다. 디지털 자산 보안은 그간 피싱, 해킹, 스마트 계약의 취약점 중심의 사이버 위협으로 집중되어 있었지만, 이제 범죄 트렌드가 현실 범죄로의 확산이 두드러지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보유를 노출하지 않기 위한 조치, 최소한의 정보 노출을 강조하며, 특히 SNS에서 자산 규모의 과시는 큰 위험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