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두 번째로 큰 가상자산 거래소 크라켄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주요 결제 시스템에 직접 접근하게 되었다. 이는 수천 개의 은행과 신용조합이 사용하는 동일한 지급결제 네트워크에 크립토 기업이 처음으로 등록된 사례로, 업계에서는 크립토 기업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크라켄의 금융 부문인 크라켄 파이낸셜(Kraken Financial)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으로부터 ‘연준 마스터 계정(Fed master account)’ 승인을 받았다. 크라켄 파이낸셜은 크립토 기업을 위해 설계된 와이오밍주 ‘특수목적 예금기관(SPDI)’ 인가를 보유하고 있다.
연준 마스터 계정은 연준의 결제 시스템에 직접 연결되는 경로로, 지금까지 대부분의 크립토 기업은 중개 은행을 통해서만 달러 이체 및 정산을 진행해왔다. 이번 승인으로 크라켄 파이낸셜은 대형 고객과 전문 트레이더를 대상으로 법정화폐의 입출금 거래를 더욱 신속하고 원활하게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고 WSJ는 설명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페드와이어(Fedwire)’ 접근이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페드와이어는 미국에서 하루 4조 달러(약 5936조 원)의 거래를 처리하는 대표적인 은행 간 결제망으로, 크라켄의 공동 CEO 아르준 세티(Arjun Sethi)는 WSJ에 "연준의 결제 레일에 직접 접근함으로써 디지털 자산 시장으로의 법정화폐 유입과 유출 과정에서 신뢰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라켄 파이낸셜이 은행과 동일한 '풀 서비스'를 받는 것은 아니다. WSJ는 이번 계정이 중앙은행에 예치한 준비금에 대한 이자 지급 등 일부 은행형 혜택이 제외된 '제한적' 성격을 가진다고 전했다. 이 계정의 승인 기간은 우선 1년으로 설정되었다.
이번 결정은 연준 이사회가 2025년 10월 제안한 '스키니(skinny) 마스터 계정' 구상과 연관이 있다. 이는 결제 핀테크와 크립토 기업들에게 연준 결제 레일에 접근을 허용하되 할인창구와 같은 전통적인 은행 중심 기능은 제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전통 은행들은 이러한 제한적 접근조차 금융 안정성과 지급결제 안전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하며 반발하고 있다.
은행정책연구소(BPI), 클리어링하우스협회(TCHPA), 금융서비스포럼(FSF)은 공동 서한을 통해 결제 계정 신청 전에 12개월의 대기 기간을 요구하며, "새로 면허를 받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가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전까지는 접근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미국은행협회(ABA) 또한 최근 통화감독청(OCC)에 크립토은행 인가 신청 절차를 미루라고 요청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제프 슈미드(Jeff Schmid)는 "지급결제 환경은 계속 진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결제 시스템의 무결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크라켄의 연준 마스터 계정 승인 사례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핀테크, 크립토 거래소가 제도권에 얼마나 깊게 접속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통 금융권의 반발과 감독 당국의 추가 안전장치 강화로 인해 직접 접속 모델이 업계 전반에 신속히 확산될지에 대한 논의는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크라켄, 연준의 마스터 계정 승인…페드와이어에 직접 연결 가능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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