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은 은행 예금과는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으므로, 예금보험 체계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서클의 최고전략책임자 단테 디스파르테의 발언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이 적절한 건전성 규제를 받는다면 FDIC의 패스스루 보험이 필요하지 않으며, 이는 은행의 대차대조표와 동일한 위험 구조를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견해가 그가 수년 동안 주장해온 바와 일치한다고 밝혔으며, 스테이블코인 상품 구조가 은행의 자산 및 부채 구조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보험 체계를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논의는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규제 법안인 지니어스 법(GENIUS Act) 시행 준비의 일환이다. 해당 법안은 결제형 스테이블코인 발행자에 대한 건전성 규제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FDIC는 이에 맞춰 관련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 트래비스 힐 FDIC 의장은 최근 미국은행협회(ABA) 워싱턴 서밋 연설에서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 및 금융 시스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결제형 스테이블코인이 미국 정부의 보증을 받거나 예금보험이 적용되는 상품이 아니며, 이를 그렇게 홍보하는 행위 또한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DIC는 패스스루 예금보험을 스테이블코인에 적용하지 않는 방향을 고려하고 있다. 패스스루 보험은 제3자가 은행에 예금을 맡길 때 최종 고객을 기준으로 보험을 적용하는 제도지만, 스테이블코인을 예금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지니어스 법의 취지와 상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만약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를 예금자로 간주하여 보험을 적용한다면, 이는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FDIC 보증 예금 계좌에 접근하는 수단처럼 보일 수 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예금보험 대상이 아닌 것으로 분명히 규정한 지니어스 법과 모순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한편, FDIC는 기술적으로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법적으로 은행 예금의 정의를 충족하는 경우, 토큰화 예금에 대해서는 기존 예금과 동일하게 보험 적용이 가능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힐 의장은 금융 감독 방식이 과도한 절차 중심의 규제에서 실제 위험과 소비자 피해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DIC는 감독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검사 방식도 조정하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정책과 절차 중심의 평가를 줄이고 실질적인 법률 위반 여부와 금융 리스크에 더 집중하는 방법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자본 및 유동성 규제도 주목할 만하다. 그는 경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방향으로 자본 규제를 개편하고 있으며, 바젤 규제 도입 과정에서도 미국 경제 상황에 맞는 조정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유동성 규제의 개선 또한 검토되고 있다. 2023년 은행 파산 사건은 대규모 예금 인출이 짧은 시간에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하며, 이에 따라 은행의 단기 유동성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자금세탁방지(AML) 체계에서도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FDIC는 인공지능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해 의심 거래 탐지의 정확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규제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하고 있다.

힐 의장은 디지털 금융 환경에서 규제의 목표는 단순한 규제 강화가 아니라 금융 혁신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최근의 정책 변화가 미국 은행 산업을 과거의 규제 중심 환경에서 책임 있는 경쟁과 혁신이 가능한 새로운 단계로 이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스파르테는 이러한 정책 변화가 미국 금융 시스템을 “멸종 위기 단계에서 규칙 기반 경쟁이 가능한 캄브리아기와 같은 새로운 시대”로 전환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