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ETH)의 공동 창립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과거 자신이 기부했던 인공지능(AI) 연구 단체 ‘퓨처 오브 라이프 인스티튜트(Future of Life Institute, FLI)’와의 관계를 명확히 하고, 이 단체의 방향성이 자신이 기대했던 초기 목표와는 다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근 FLI의 AI 안전 정책 접근 방식이 정치적이고 규제 중심으로 변화하여 우려를 표명했다.
부테린은 3월 13일 소셜 미디어 플랫폼 X를 통해 FLI와의 관계에 대한 사실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2021년 시바이누(SHIB) 토큰의 대규모 기부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시바이누 개발팀이 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엄청난 양의 토큰을 자신에게 송금한 뒤, 그중 일부를 공익 프로젝트에 고영향(high impact) 기부로 사용했음을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상당량이 AI 위험 연구를 주제로 하는 FLI에 전달되었다.
당시 FLI는 AI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위협 및 핵 안전 등 다양한 인류의 생존 위험을 다루기 위해 포괄적인 로드맵을 제시하며, 평화 및 과학 기반의 협력과 진실 탐색을 위한 연구에 집중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공익적 목표는 부테린의 철학과 잘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부테린은 예상보다 급증한 SHIB 기부금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FLI가 기부받은 SHIB 토큰의 일부만 현금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현금화된 규모는 약 5억 달러(약 7495억원)에 달했다. 부테린은 이 문제가 “돈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막대한 자금이 정치적이고 정책적인 활동과 결합할 경우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FLI가 채택하고 있는 생명공학 및 AI 안전 접근 방식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FLI의 전략은 AI 모델에 위험한 결과를 방지하기 위해 보호 장치를 넣는 것이지만, 부테린은 이러한 접근 방식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AI 모델이 탈옥(jailbreak)이나 추가 학습을 통해 이러한 제한을 우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정책이 확대될 경우, 결국 ‘오픈소스 AI 금지’ 또는 ‘단일 기업 중심의 글로벌 AI 독점’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부테린은 이러한 전략이 장기적으로 권위주의적이고 취약한 시스템을 초래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회 전반에 반발이 커질 가능성 또한 우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FLI가 지지한 ‘프로-휴먼 AI 선언(Pro-human AI declaration)’에 대해서는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이 선언은 AI의 권력 집중이 사회 안정, 국가 안보, 경제, 시민의 자유, 민주적 거버넌스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인간이 AI를 통제해야 하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논란은 크립토 자금이 AI 안전 연구 및 바이오 보안 분야로 급속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드러내며, 기부금 운영 방식이나 자산 매각 전략에 대한 투명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었다. 특히 SHIB와 같은 가격 변동성이 큰 자산이 대규모 기부 형태로 이동할 경우, 재단이나 기관이 토큰을 매각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시장에 대한 ‘기부 덤프(philanthropy dump)’ 우려도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결론적으로 비탈릭 부테린은 FLI와의 관계를 정립하며 AI 안전 정책의 중요한 국면에서 기술 발전과 정치적 위험 요소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자금이 AI 및 생물 안전 연구로 흘러가고 있는 현상은 크립토 세계의 지속적인 진화를 시사하는 동시에, 이러한 자금의 분배와 사용 방식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비탈릭 부테린, AI 연구 단체 FLI와의 관계 정리…“안전 정책은 오히려 권력 집중 초래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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