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동에서의 전면전 우려가 고조되면서 글로벌 자본이 피난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과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BTC) 모두 약세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란의 공격 이후 미국과 이스라엘 간 긴장이 계속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금 가격은 일주일 만에 약 10% 하락했고, 비트코인도 주중 고점 대비 7% 이상 하락했다.
원래 금은 인플레이션, 통화가치 하락, 그리고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지만, 비트코인은 유동성이 풍부할 때 가치를 더하는 위험자산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도 이번 중동발 충격이 두 자산에 동시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국면의 핵심 원인은 유가 급등이다.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로 인해 원유가 큰 타격을 받았고, 유가는 최근 하루 만에 배럴당 119달러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 선물 가격도 지난 7일간 8% 상승하며, 전쟁 발발 전보다 3분의 1가량 높아진 상황이다. 보통 이런 환경은 금 가격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만, 이번에는 그 흐름이 예외적이다.
암호화폐 데이터 기업 카이코의 연구원은 지정학적 긴장이 금에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금 가격 하락의 배경에는 추세적인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다. 비트코인 전문 기업 키락의 연구원은 유가의 급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를 지연시키며, 10년물 금리가 4.24%까지 상승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실질금리가 상승할 경우 금 보유의 기회비용이 커져 요구가 줄어드는 점을 언급했다.
또한 연방준비제도(Fed)의 메시지 역시 고금리가 지속될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파월 의장의 발언에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한 진전은 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해 금리를 더 오랜 기간 동안 높게 유지한다는 신호가 나와 달러 강세를 견인하고 있다. 이는 금과 비트코인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전쟁 발발 전보다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지만, 현재의 반등은 진정한 매수 압력보다는 숏 포지션을 가진 트레이더들이 단기적으로 포지션을 정리하면서 발생한 일시적 상승으로 판단된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이 7만 달러 이하로 하락할 경우 전쟁 전 수준인 6만 달러대까지 다시 테스트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현물 ETF에 연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어,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인 수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도 존재한다. 하지만 시장은 중동 리스크가 유가와 인플레이션 기대를 다시 자극하면서, 금과 비트코인 모두 쉽게 피난처 역할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결국 주요 변수인 유가와 연준의 금리 정책, 그리고 위험자산 전반의 유동성을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동 리스크로 금과 비트코인 가격 하락…안전자산 기능 위협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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