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Ripple)이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를 출시한 주된 이유는 '확장'이 아닌 '내재화'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생태계에서 이미 상당한 역할을 해 온 리플은 그동안 처리해온 막대한 결제 흐름을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리플의 브래드 갈링하우스 CEO는 마이애미에서 열린 FII Priority 2026 행사에서 RLUSD 출시에 관한 배경을 심도 있게 설명했다. 그는 “2년 전 리플은 전체 USDC 발행량의 약 20%를 담당하고 있었다”며, 자사의 결제 네트워크가 이미 스테이블코인 시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현재 리플은 1,000억 달러(약 151조 원) 이상의 결제 흐름을 처리해온 경험을 토대로, 외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자체 발행 구조로의 전환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더불어, 시장의 불안정성도 RLUSD 출시에 영향을 미쳤다. 갈링하우스는 실리콘밸리은행(SVB) 붕괴 당시 USD코인(USDC)의 일시적인 '디페그' 현상을 언급하며 이제는 기관 투자자들이 단순한 기술보다 '재무 건전성'에 더 큰 가치를 두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리플은 약 600억~7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와 40억 달러(약 6조 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안정성과 규제 준수를 기반으로 한 '기관 중심 스테이블코인'을 구축하는 데 유리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갈링하우스는 스테이블코인의 확산 배경이 단순한 '크립토 투자'가 아니라 기업이 실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은 자금 관리, 결제, 국경 간 송금 효율화를 위해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현재 시장은 기술 자체보다는 활용 사례의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의 스테이블코인 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소수의 주요 플레이어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봤다. 주요 은행들도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검토 중이지만, 동일한 달러 기반 자산이 과하게 증가할 필요는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결국 경쟁력은 '신뢰', '라이선스', '준비금 투명성'에 달려 있다”고 강조하며 리플은 뉴욕금융서비스국(NYDFS)과 통화감독청(OCC) 라이선스 동시 취득을 통해 규제 친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규제 환경 변화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니어스 법안(Genius Act)' 통과 이후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SEC와 CFTC 간 협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갈링하우스는 “5월 말까지 추가적인 규제 진전이 있을 것”이라며 정책 명확성이 스테이블코인 수요 확대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리플의 주요 토큰인 엑스알피(XRP)는 1.36달러, 약 2,055원으로 거래되고 있다. RLUSD의 출시는 리플의 전략적 결정으로, 외부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며, 안정성을 보장하기 위한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스테이블코인이 투기 자산에서 결제 및 정산 인프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기관 중심의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흐름이 기대된다.
리플, 자체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 '내재화' 전략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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