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기요사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가 이번에도 위기 경고를 발표했다. 이번에는 이란과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며, 주식과 채권 대신 금, 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실물 자산과 대체 자산으로의 이동을 권장하고 있다. 그의 주장은 전쟁, 인플레이션, 달러 가치 하락 그리고 대체 자산의 매수라는 줄거리를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으며, 이는 그가 수 년에 걸쳐 이어온 경고 패턴으로 여겨진다.
기요사키의 발언은 겉으로는 복잡한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진단으로 비춰진다. 실제로 중동의 긴장은 국제유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는 물가 상승과 금리에 부담을 가할 수 있기에 시장의 경각심이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기요사키의 메시지를 그대로 신뢰하지 않는 시장의 태소는 분명하다. 지난 10년 동안 그는 거의 매년 주식 시장의 대폭락을 경고해왔지만, 실제 시장 현황은 그의 전망과 많은 차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증시와 자산시장 급락을 예고해 왔으나, 이 시기 여러 차례의 우려와는 달리 S&P500은 2016년 상승세를 기록했고, 2017년에 그가 걱정한 부동산 시장의 급락 또한 발생하지 않았다. 2020년 코로나19 판데믹 이후에도 그는 하락세를 예상했으나, 미국 증시와 비트코인은 오히려 강한 반등을 보였다. 또한, 2021년 “10월 대폭락”에 대한 경고, 2022년의 “에브리씽 크래시” 및 2024년의 “증시 폭락 시작” 발언 역시 시장과 실제 흐름이 일치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 시점에서 문제는 단순한 예측 실패를 넘어선다. 기요사키는 매번 위기 상황마다 유사한 서사를 반복해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중국 경기 둔화, 부동산 버블, 코로나19, 인플레이션, 연준 정책, 그리고 중동 전쟁까지 다양한 사안이 위기의 사례로 등장했지만, 그는 항상 기존 금융 시스템을 위험하다고 지적하며 금, 은, 비트코인 같은 대체 자산이 해결책이라고 주장해 왔다.
기요사키가 주목받는 이유는 그의 메시지가 복잡한 경제 현실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기 때문이다. 그가 무엇을 안전한 자산으로 여기고 어떤 자산을 매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지침을 제공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이 커질수록 사람들은 그의 결단력 있는 발언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단순화된 메시지는 항상 경계가 필요하다.
시장은 단순히 전쟁이나 유가, 중앙은행의 발언에 의해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다양한 지정학적 이슈와 경기, 통화 정책, 투자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시장 방향을 만든다. 모든 위기를 단일한 결론으로 환원하여 특정 자산 매입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투자 결정을 지나치게 단순화할 위험이 존재한다. 특히 경험이 적은 개인 투자자일수록 이러한 단정적인 메시지에 쉽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국내에서도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투자 정보의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정 인물이나 채널의 확신이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하고, 정보의 질이나 이해 상충 문제를 간과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결국, 어떤 주장이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아닌, 그 주장이 과거에 얼마나 검증되었고 현재에도 설득력을 갖는지를 신중히 따져봐야 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기요사키는 이번에도 전쟁을 언급하며 금과 비트코인을 추천했다. 그러나 지난 10년의 데이터를 통해 드러난 것은 그의 예언 보다 반복되는 위기 서사이다. 시장에서 경계해야 할 것은 중동 리스크 그 자체뿐 아니라, 위기를 이용하여 불안을 조장하고 이를 단순한 투자 해법으로 제시하는 낯익은 화법인지도 알아차려야 할 것이다.
기요사키, 중동전쟁 위기 언급하며 안전 자산 매입 권장

같은 코너에서 더 읽기
FSB 스테이블코인 경고, 규제 마친 곳은 11곳이 아니라 5곳
금융안정위원회(FSB)는 10월 12일 G20 앞 서한에서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감독·위기관리 장치가 아직 미성숙하다고 경고했다. 이 경고는 1년 전 점검과 같은 내용이다. 널리 인용되는 '11곳 규제 완료'는 가상자산 전반의 숫자이고, 스테이블코인 틀을 마무리한 곳은 2025년 8월 기준 5곳이다.
전북은행 비트코인 담보대출, 개인은 못 받고 기업만 빌린다
전북은행이 기업이 맡긴 비트코인을 담보로 원화 운영자금을 빌려주는 국내 첫 은행 대출을 실행했다. 이 상품을 가능하게 한 것은 코인 가격이 아니라 10월 1일 시행된 개정 민사집행규칙으로, 갚지 못하면 법원 명령으로 비트코인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개인은 대상이 아니고 담보도 비트코인뿐이다.
Ledger 하드웨어 월렛 피해 9290만 달러, 뚫린 곳은 동남아 리셀러였다
Ledger 하드웨어 월렛이 뚫린 곳은 암호 기술이 아니라 동남아 리셀러를 거친 유통 단계였다. 2023년 가짜 Trezor 사건과 같은 구조로, 기기를 사기 전에 이미 변조돼 있었다. 하드웨어 월렛을 쓰는 투자자에게 안전을 가르는 것은 제품명이 아니라 구매 경로다.
코인 모으기 9천729억원, 비트코인 하락장에도 매수가 늘어난 이유
비트코인이 연초보다 5.3% 내렸는데도 업비트·코인원·디지털엑스의 모으기 누적 투자액은 9천729억원으로 78.9% 늘었습니다. 다만 누적 숫자만으로는 매달 꾸준히 샀는지 알 수 없습니다. 하락장에도 매수가 이어지는 것은 투자자가 매번 결심해서가 아니라 미리 정해 둔 설정이 사기 때문이고, 그 거래가 쌓일 때마다 수수료는 거래소로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