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은행권의 양자컴퓨팅 대비 수준이 10점 만점에 2.3점으로 분석됐다. 이는 은행들이 양자 기술의 위협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으나, 실제로 대응하기 위한 계획이나 실행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절반가량의 기관들은 포스트 양자 암호화 전환을 위한 문서화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홍콩금융관리국(HKMA)은 최근 제8회 피네테크(FiNETech) 콘퍼런스에서 은행권의 양자 시대 대비 현황을 담은 백서를 발표했으며, 이 백서에는 HKMA가 처음으로 제시한 '양자 대비 지수(Quantum Preparedness Index)'가 포함되어 있다. 이 지수는 올해 초 실시한 은행 대상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양자 대비 지수는 인식, 계획 수립, 시범 사업, 실질 대비 등 네 가지 단계로 나누어 은행의 준비 상태를 측정한다. 홍콩 은행권이 받은 2.3점은 대다수의 은행이 첫 번째 단계인 '인식'에 머물러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험의 존재에 대한 인식은 있지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실제 조치들은 초기 단계에 그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은행 중 약 68%는 최소한의 인식을 가지고 있거나 계획 및 시범 사업 단계로 나아간 상태이다. 하지만 나머지 기관들은 양자 리스크에 대한 대응에 착수하지 않았으며, 절반가량이 포스트 양자 암호(PQC)로의 전환 계획을 문서화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사회에서 논의가 이루어진 은행도 절반에 불과하며, 양자 관련 기술을 검토하거나 시험한 은행은 3분의 1에 가량에 그쳤다.
양자컴퓨팅이 금융 시스템에 위협이 되는 이유는 현대 금융 인프라가 암호 기술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들은 '하베스트 나우, 디크립트 레이터(Harvest Now, Decrypt Later)'라는 공격 형태에 취약하다. 이는 공격자가 현재 암호화된 데이터를 탈취해 후에 발전된 양자 컴퓨터로 복호화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이러한 위험은 국제결제은행(BIS)의 '프로젝트 리프(Project Leap)'에서도 금융 시스템에 대한 즉각적 위협으로 분류되고 있다.
블록체인 또한 이런 위험에서 예외가 아니다.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이 의존하는 공개키 암호는 양자 컴퓨터가 보편화되면 쉽게 공격당할 수 있다. 다만, 아직까지 대규모 양자 컴퓨터는 존재하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위험이 2029년경 현실화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HKMA는 2030년까지 양자 대비 지수를 10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으며, 이를 위해 홍콩과기대(HKUST)와 협력하여 포스트 양자 암호 툴킷을 개발 중이다. 또한, 은행 실무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암호 민첩성(crypto agility)' 강화를 위한 워크숍도 계획하고 있다. '암호 민첩성'이란 기존 암호 방식을 필요할 때 신속하게 교체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또한 양자 컴퓨터 연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8년까지 과학 연구에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양자 컴퓨터를 확보하고, 연방 정부 시스템을 2030년까지 포스트 양자 암호로 전환하도록 요구하는 두 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하였다.
이번 백서는 양자 위협의 현실화 시점보다 해당 기술로의 전환에 필요한 시간이 더 큰 변수가 되리라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암호 체계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여러 해가 걸릴 수 있으며, 홍콩의 2.3점은 그만큼 지속적으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따라서 국내 금융권과 가상자산 업계에서도 유사한 암호 전환 속도가 주요한 후속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홍콩 은행, 양자 대비 지수 2.3점…2030년까지 만점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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