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원이 바이비트(Bybit)가 북한 관련 해킹으로 탈취된 15억 달러 규모 자산을 추적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승인했다. 이는 바이비트가 요청한 '신속 증거개시'(expedited discovery)를 통해 이루어졌다. 법원은 이 절차를 통해 자금 흐름을 찾기 위한 법적 수단을 바이비트에 제공하였고, 이는 앞으로의 자산 회수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법원 기록에 따르면, 바이비트는 6월 18일 북한, 정찰총국, 라자루스 그룹, 그리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피고 20명을 상대로 비공식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불법적으로 공개된 자산 이동을 추적하기 위한 것으로, 법원은 이튿날인 6월 19일 바이비트의 요청을 승인했다. 바이비트는 이 과정에서 자산의 중간 연결고리를 식별하고, 여전히 추적 가능한 자금을 회수하고자 한다.
바이비트는 소장에서 미국 내 거래소에 관련된 일부 자산이 유입되었다고 주장하며, 이와 관련해 계좌 보유자 정보, 잔고, 거래 내역 등 공개를 요구했다. 일부 거래소는 법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전했다. 법원은 특정 추적 가능 자산의 이동을 금지하는 임시 금지 명령을 의결했으며, 이후 이 명령은 몇 차례 연장되었다. 그러나 일부 증거와 기록은 여전히 봉인된 상태로 남아있다.
바이비트의 발표에 따르면, 소송이 제기된 시점 기준으로 탈취된 자산의 90.2%가 믹서, 크로스체인 브리지, 장외거래(OTC) 딜러를 통해 사실상 추적 불가능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9.8%는 식별 가능한 지갑으로 추적됐으며, 이 가운데 약 7,550만 달러에 해당하는 5.3%는 동결되거나 회수된 상태이다. 이는 1년 전 벤 저우 바이비트 CEO가 언급한 추적 가능 자산 비율인 68.57%와 비교할 때 크게 줄어든 수치이다.
이번 해킹 사건은 지난 2월 21일 세이 월렛 인프라가 침해되면서 발생했으며, 포렌식 조사에 따르면 세이의 개발자 계정 인증 정보가 유출되어 공격자들이 클라우드 내부에 악성 코드를 주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탈취 사건이 북한의 소행으로 지목하고 있다.
바이비트는 이번 소송을 통해 도난 자산의 반환뿐만 아니라 약 15억 달러의 배상금 및 징벌적 손해배상, 미국의 '범죄조직법'(RICO)에 따른 3배 배상도 청구하고 있다. 대규모 해킹 사건이 발생할수록 자금 추적의 어려움이 커지는 만큼, 이번 법원의 결정은 남은 자산 회수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중요한 키 포인트가 될 것이다.
바이비트의 구체적 반응과 법원 결정은 향후 해킹 자산 회수의 실질적인 진전을 보여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해킹 자산의 추적 실패 확률이 증가하는 만큼, 거래소의 초기 대응과 글로벌 법적 협력 확보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으며, 자금의 위치는 리스크 관리에 필수적인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바이비트, 북한 해킹 자산 추적 허용받아…미 법원 신속 증거개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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