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의 공동 창업자인 창펑 자오(Changpeng Zhao, 이하 CZ)가 FTX 파산 신탁이 제기한 약 17억 6,000만 달러 규모의 소송에 대해 각하를 요청하고 나섰다. CZ는 자신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거주하고 있으며, 해당 거래가 미국 밖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을 들어 미국 법원이 이 사건에 대해 관할권이 없다고 주장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CZ의 법률팀은 지난 5일 미국 델라웨어 파산 법원에 각하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이 소송이 델라웨어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과도 무관한 사항이며, 미국 법률이 국외에 적용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FTX 신탁 측은 2024년 11월 CZ와 바이낸스가 FTX 및 FTX US 지분을 정리하면서 수십억 달러를 불법적으로 수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거래는 2021년 7월 무렵에 이루어졌으며, 당시 바이낸스는 FTX의 국제 법인 및 미국 법인에 각각 20%와 1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소장에 따르면, 이 거래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된 알라메다 리미티드(Alameda Ltd)를 통해 진행되었다. 반면, 바이낸스 측의 거래 법인은 아일랜드, 케이맨 제도,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등록되어 있었다. CZ 측은 "이 거래는 해외 당사자 간의 거래이며, 나는 단순히 명목상 계약자(nominal counterparty)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CZ는 또한 FTX와 바이낸스 간의 관계가 오래되지 않았고, 갈등으로 인해 협업이 중단되었으며, 주고받은 지분은 암호화폐로 결제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FTX 붕괴의 책임을 부당하게 바이낸스에 전가하려는 의도를 주장하며, "해외 거주자를 상대로 미국 내 변호인을 통해 전달된 소장도 무효"라고 덧붙였다.

특히 CZ의 법률팀은 이번 소송이 미국 파산법의 적용 범위를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수준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으며, 연방법상 증권계약 사기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입장은 CZ뿐만 아니라 바이낸스 전 임원인 사무엘 웬준 림(Samuel Wenjun Lim)과 딩화 샤오(Dinghua Xiao)도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각각 자신들에 대한 기각 신청서를 제출했다.

CZ는 최근 미국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4개월의 징역형을 마친 상태이며, FTX의 창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Sam Bankman-Fried)는 사기 및 공모 혐의로 25년의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추가로, FTX는 오는 9월 30일 세 번째 채권자 환급을 시작할 예정이며, 지금까지 약 62억 달러 (한화 약 8조 6,18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반환했다고 전해졌다.